"곰도 벅찬데 사슴까지"…日야생동물 때문에 난리 난 이유 [도쿄나우]

도쿄=최만수 2026. 8. 2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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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곰 출몰과 인명피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에서 이번에는 사슴이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지구온난화로 사슴의 서식지가 넓어지면서 고산식물을 초토화해 토석류 위험을 키우는가 하면, 사슴과 멧돼지를 따라 활동 범위를 넓힌 진드기가 치명률 30%에 가까운 감염병까지 퍼뜨리고 있어서다.

현지 조사를 진행한 도쿄농공대 연구진은 이부키산 사례를 사슴의 식해로 산의 보수력이 떨어지고 이것이 토석류 피해로 이어진 일본 최초 사례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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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월동 쉬워진 사슴 급증
고산식물 초토화·토석류 위험 키워

잇단 곰 출몰과 인명피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에서 이번에는 사슴이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지구온난화로 사슴의 서식지가 넓어지면서 고산식물을 초토화해 토석류 위험을 키우는가 하면, 사슴과 멧돼지를 따라 활동 범위를 넓힌 진드기가 치명률 30%에 가까운 감염병까지 퍼뜨리고 있어서다. 기후변화가 야생동물 문제를 단순한 농작물 피해에서 자연재해와 보건 문제로까지 확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시가현과 기후현에 걸쳐 있는 이부키산에서는 사슴이 산사태와 토석류 피해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23년 이부키산 남쪽 사면의 등산로가 붕괴한 데 이어 2024년 7월에는 산기슭인 시가현 마이바라시 이부키지구에 한 달 동안 세 차례나 토석류가 밀려들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약 10년 전부터 사슴 개체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부키산은 원래 적설량이 많은 지역으로 겨울철 사슴이 살아남기 어려웠지만, 최근 온난화로 눈이 줄면서 월동이 쉬워진 것이 개체 수 증가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늘어난 사슴은 고산식물을 빠른 속도로 먹어 치우고 있다. 잎뿐 아니라 나무껍질과 낙엽, 새싹까지 먹으면서 2020년대 들어 산 중턱부터 정상까지 식생이 사라지고 맨땅이 드러나는 곳이 늘었다. 과거 아름다운 꽃밭으로 유명했던 이부키산의 경관도 크게 훼손됐다.

식물이 사라지면서 산이 빗물을 머금는 능력도 약해졌다. 현지 조사를 진행한 도쿄농공대 연구진은 이부키산 사례를 사슴의 식해로 산의 보수력이 떨어지고 이것이 토석류 피해로 이어진 일본 최초 사례로 보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사슴 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비슷한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지자체는 사슴 개체 수 줄이기에 나섰다. 마이바라시는 2023~2025년도에 총 1064마리를 포획했고 2026년도에도 300마리 포획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호 울타리도 설치하고 있지만 한번 훼손된 식생을 되살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야생동물의 활동 영역 확대가 감염병 위험까지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사슴과 멧돼지 등이 이동하면서 이들에 붙어 사는 참진드기의 분포도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질병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다. SFTS는 참진드기가 옮기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으로 치명률이 30%에 육박한다. 과거에는 주로 서일본에서 환자가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동일본과 북쪽 지역으로 감염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5년에는 가나가와현과 기후현, 홋카이도에서도 처음으로 해당 지역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확인됐다. 시즈오카현에서는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13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3명이 숨졌다. 현지 의료진은 최근 2~3년 사이 SFTS 의심 환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곰이 민가와 도심까지 내려와 사람을 공격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야생동물 관리가 주요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사슴까지 산림 훼손과 자연재해, 감염병 확산의 원인으로 부상하면서 지방정부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로 겨울철 생존율이 높아진 야생동물의 분포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기후변화가 생태계 변화에 그치지 않고 토석류 같은 재난과 치명적인 감염병으로까지 연결되면서 일본의 새로운 기후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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