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배제하고 싶은 유시민 작가의 레거시 미디어 담론

박재령 기자 2026. 8. 2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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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는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언론이 '기자들의 언론'이라고 규정한 적이 있다.

방송을 진행하는 장인수 기자는 "답이 그건 너무 명확하다. 돈과 자리"라며 "언론도 거기에 줄 섰다고 본다"고 말했고, 유 작가는 "그게 우리 본능"이라며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눈을 뜨는 것"이라고 답했다.

유 작가를 언론사 유튜브와 비슷한 논조로 비판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도 권력 눈치를 본 것이라 할 수 있나.

반면 유 작가가 옳다고 생각하는 주장을 언론이 잘못됐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가설은 두 프레임의 충돌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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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들의 언론'과 '권력 좇는 언론'… 미디어 해석하는 두 프레임의 충돌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2026년 8월24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

유시민 작가는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언론이 '기자들의 언론'이라고 규정한 적이 있다. 균형을 지켜야 한다는 오래된 저널리즘 규범을 기자들의 만족감을 위해 따르느라 정작 세상의 균형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민주당 기관지라는 말을 싫어한다. 그래서 국힘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최대한 중립과 균형을 지키려 했다. 조국 사태 때도 그랬다. (중략) '나는 그렇게 하는 게 좋아서 그랬다.' 어떤 한겨레 기자가 말한다면 인정하겠다. 하지만 그게 옳다고 생각해서 그랬다고 한다면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중략) '기자들의 언론'은 스스로 균형을 잡는 데 치중한다. 편향되었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세상의 균형을 이루는 일에 힘쓰지 않는다.”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지금은 유 작가가 언론이 '권력을 좇는다'고 비판한다.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에 출연해 진보 언론을 비롯한 미디어가 전당대회에서 10대1로 김민석 후보의 편을 들었다며 “정치 비평이라는 '닫힌계'의 외부에서 어떤 힘이 가해지고 있는 거다. 저는 그렇게 추측한다. 안 그러고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방송을 진행하는 장인수 기자는 “답이 그건 너무 명확하다. 돈과 자리”라며 “언론도 거기에 줄 섰다고 본다”고 말했고, 유 작가는 “그게 우리 본능”이라며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눈을 뜨는 것”이라고 답했다.

언론에 외부 힘이 가해지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는 두 가지다. 정청래 후보와 김민석 후보의 지지가 대략 5대5로 나뉘는데 언론이 10대1로 김 후보의 편을 드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이규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언론의 정치 프로그램은 다 돌았는데, 유튜브 언론의 프로그램은 별로 돌지 않았다는 주장을 근거로 들었다. 청와대 등 권력으로 추정되는 '외부의 힘'이 어떻게 언론을 김 후보의 편으로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여론조사가 반반으로 나온다고 해서, 언론이 사안을 반반으로 다뤄야 하는 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때도 주류 언론 대부분은 비판의 각을 세웠다. 부정선거를 믿는 여론조사만큼 언론이 음모론을 다뤘다면 한국은 더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이규연 수석이 언론의 정치 프로그램을 한 바퀴 돌았다는 것도 '권언유착'의 근거로는 약하다.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은 올해 각각 '매불쇼'와 '뉴스공장'에 출연한 바 있다. 최근 '친정청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재명 정부가 정부 친화적인 유튜브에 정부광고를 집행했다는 주장이 돌았는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8월 9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정청래 당 대표 후보가 강원도 횡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강원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애초에 언론의 유튜브 프로그램과 관련된 사람들은 PD·작가, 출연하는 기자·패널, 이를 총괄하는 경영진, 견제하는 노조 등 한둘이 아니다. 이들이 모두 외부의 힘 때문에 특정 후보의 편을 든다는 주장 자체가 논리의 비약이다. 유 작가를 언론사 유튜브와 비슷한 논조로 비판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도 권력 눈치를 본 것이라 할 수 있나. 유 작가의 위상과 영향력을 고려하면 주장의 중대함에 비해 근거가 부족했다는 비판은 과하지 않아 보인다.

물론 언론의 유튜브가 특정 후보의 편을 드는 것처럼 인식된 건 잘못된 일이다. 선거 기간 중 중립을 지키는 것이 언론의 규범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는 걸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비평가와 정치인의 경계가 모호한 패널들이 돌아가면서 출연한다는 점도 문제다. 특정 계파에서 활동해야 하는 정치인의 비평 행위가 객관적일 수는 없다. 유 작가를 비판하며 '고려장'을 운운하는 평론의 수준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럼에도 이것이 '언론이 김민석에 줄섰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없는 건 분명하다. 그러한 주장이 힘을 가지려면 데스킹이 강하게 작용하는 지면에서도 노골적인 편향이 드러났어야 했다. 언론의 유튜브는 대개 편집국 체계에서 벗어나 있는 게 현실이다. 언론사 유튜브의 논조는 소위 '팀정청래'로 불리는 진영의 주장을 비판하다 특정 계파로 분류되는 새로운 시청층이 생겼고 이들과 결집해야 성과를 거두는 유튜브 시장의 특성이 반영된 것에 가깝다. 실제 방송 내용을 보면 김민석 후보를 띄워주는 것보다는 유시민 작가나 정청래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 다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김 후보를 지지하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아야 하기에 편을 드는 것처럼 보이는 섬네일과 쇼츠가 생성되는 구조다. 이를 비판하는 것과 '외부의 힘이 작용했다'고 주장하는 건 다른 일이다.

유 작가가 만든 '기자들의 언론' 프레임과 '권력 좇는 언론' 프레임은 서로 충돌한다. '기자들의 언론'이라면 조국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기자들이 이재명 정부에 비판적으로 나와야 한다. 저널리즘 규범을 지키는 데 만족하는 기자들이라면 '외부의 힘' 때문에 김 후보의 편을 들 수는 없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자 언론이 갑자기 변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을지 몰라도 입증하긴 어렵다.

반면 유 작가가 옳다고 생각하는 주장을 언론이 잘못됐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가설은 두 프레임의 충돌을 설명한다. 이른바 '팀정청래'의 주장을 언론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논조를 정했을 가능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유 작가는 이러한 가능성을 상정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전제해야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그 지점이 유 작가의 비평을 거칠게 만드는 게 아닐까. 유 작가는 검찰처럼 언론을 배제하고 싶은 걸로 보인다. 그러나 기성 언론의 사실 발굴 없이는 공론장이 위태로운 게 사실이다. 유 작가의 레거시 미디어 담론이 한국의 공론장을 위해 어떤 순기능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의문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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