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 DDR5, SK하이닉스와 성능 1% 차”…거세지는 ‘레드칩 어택’에 韓 메모리 누가 지켜주나 [칩칩팹팹]

박지영 2026. 8. 2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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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칩팹팹(Chip Chip Fab Fab)'​은 AI 시대를 움직이는 반도체 산업을 쉽고 깊이 있게 풀어내는 연재입니다.

중국 매체들은 "CXMT가 SK하이닉스와 직접 경쟁하는 구도를 형성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대중국 사업에서 각종 제약을 받으면서 CXMT에는 오히려 성장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최첨단 메모리 기술 개발을 해외 대형 업체들이 주도해온 기존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메모리 읽기 속도가 CXMT 제품이 초당 123.32GB, SK하이닉스 제품이 124.68GB로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하고요.

다만 "1c D램으로 이행 중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2~3세대 기술 격차가 있으며, EUV 등 장비 조달 제약으로 이 격차가 단기간에 좁혀지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중국 내부에서 D램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는데, 이 수요의 상당부분은 글로벌 공급사에 계속 의존할 수밖에 없어 CXMT와의 경쟁 심화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기회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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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DDR6·DDR5 성능 격차 빠르게 추격
YMTC “내년 말 낸드 1위 할 것” 선전포고
中 메모리 굴기, ‘물량’ 넘어 ‘기술’로
삼성 기술 빼내 성장한 CXMT
보완수사권 폐지에 기술유출 수사도 공백
<편집자주>
‘칩칩팹팹(Chip Chip Fab Fab)’​은 AI 시대를 움직이는 반도체 산업을 쉽고 깊이 있게 풀어내는 연재입니다. AI 혁명의 핵심인 ‘칩(Chip)’과 이를 만드는 ‘팹(Fab)’을 잇는 이름으로, ‘칙칙폭폭’ 달리는 기차처럼 반도체 산업의 쉼 없는 진보를 담은 표현이기도 합니다. 복잡한 기술은 쉽게, 뉴스 이면의 이야기와 산업의 흐름은 깊이 있게 전하며, AI 시대를 이끄는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를 독자들과 함께 읽어갑니다.
창신메모리(CXMT)의 LPDDR6 모델. [창신메모리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불과 2주 전에 중국의 양쯔메모리(YMTC)가 출하량에서 키옥시아와 마이크론, 샌디스크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메모리 3사에 비해 성능은 낮고 양으로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시각이 있었는데 2주만에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범용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만들고 있는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의 기술력이 상당히 올라왔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입니다.

제가 불과 한 달전에 단독으로 보도드린 기사가 하나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차세대 저전력 모바일 D램인 LPDDR(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6를 올해 하반기 양산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취재한 바로는 첫 고객사는 샤오미로,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에 탑재된다고 합니다.(▶본지 7월 28일자 <[단독]SK하이닉스, LPDDR6 하반기 양산…샤오미 첫 공급> 참고)

아무리 중국산 메모리가 저렴하다고 하지만, 한 대당 최대 200만원에 달하는 플래그십 모델에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이라도 지금까지 한국산 메모리를 사용해왔습니다. SK하이닉스가 이 중국 시장을 꽉 잡고 있었죠.

그런데 지난주에 업계를 꽤 긴장시킬 보도가 나왔습니다. 샤오미가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폴더블 모델에 CXMT가 만든 LPDDR6를 탑재한다는 내용입니다. (▶본지 8월 26일자 <中 CXMT, 샤오미에 LPDDR6 공급…SK하이닉스까지 따라 잡았다[비즈360]> 참고)

놀랄 점이 2가지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하반기에 양산하는 최신 LPDDR6를 CXMT도 같은 시기에 양산을 한다는 점이고요. 하나는 샤오미의 멀티 밴더로 SK하이닉스와 ‘경쟁’하는 관계로 올라섰다는 지점입니다.

아직 기술력은 SK하이닉스에 비해 모자랍니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기본 10.7Gbps 이상, 최대 12.8Gbps거든요. 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최대 14.4Gbps로 제덱(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규격의 최고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언론은 축포를 터뜨리고 나섰습니다. 중국 매체 신경보는 “기술 추격에서 출발해 국제적인 거대 기업들과의 동등한 경쟁으로 핵심적인 도약을 이뤘다”며 “중국이 첨단 저전력 메모리 경쟁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선제 우위를 점한 사례”라고 극찬을 했죠.

중국 매체들은 “CXMT가 SK하이닉스와 직접 경쟁하는 구도를 형성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대중국 사업에서 각종 제약을 받으면서 CXMT에는 오히려 성장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최첨단 메모리 기술 개발을 해외 대형 업체들이 주도해온 기존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도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대중 제재가 중국의 기술 발전을 막는 듯 보였지만, 오히려 기회를 만들어주면서 CXMT가 내수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했다는 거죠.

‘싸구려 중국산’은 옛말
SK하이닉스와 성능차 1% 내
CXMT, 범용 D램도 턱밑 추격
CXMT의 DDR5 제품. [CXMT 홈페이지 캡처]

어제는 간담을 더욱 서늘하게 할 보도도 나왔습니다. SK하이닉스와 범용 D램에서는 성능격차가 1%안으로 좁혀졌다는 내용입니다.

중국 매체 디지타임즈가 전한 내용인데요. CXMT D램이 탑재된 렉사(Lexar) DDR5와 SK하이닉스 D램이 들어간 광웨이(Gloway) DDR5를 비교하기 위해 초당 전송 횟수를 8000MT/s까지 끌어올린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메모리 읽기 속도가 CXMT 제품이 초당 123.32GB, SK하이닉스 제품이 124.68GB로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하고요. 종합 성능을 측정하는 긱벤치6 점수도 각각 2만4576점과 2만4790점으로 격차가 0.86%에 그쳤다고 합니다.

다만 세부 성능에서는 SK하이닉스 제품이 앞섰다. 데이터 요청부터 실제 처리까지 걸리는 지연시간은 SK하이닉스 제품이 72.2ns(나노초)로 CXMT 제품(76.1ns)보다 짧았고, 메모리 타이밍 역시 SK하이닉스가 더 우수했다고 합니다. 벤치마크 점수는 크게 좁혀졌지만, D램 자체의 기술력이 동등해졌다는 의미로 과도하게 해석하기는 어렵죠.

다만 이번 테스트에 사용된 SK하이닉스의 DDR5는 1a(10나노급 4세대) 공정 기반 제품인데 반해, CXMT의 DDR5는 1z(10나노급 3세대) 공정으로 추정됩니다. 최신 공정 순서대로 나열하면 1x → 1y → 1z → 1a → 1b → 1c인데요, SK하이닉스보다 한 세대 전 공정으로 거의 비슷한 성능을 구현했다는 점은 충격적입니다.

CXMT의 17나노 DDR5 수율이 90%를 넘어섰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중국 IT매체 콰이커지는 “이는 동일 세대 제품의 삼성 수율인 92~93%보다 불과 2%포인트 낮은 수치로, 기술 지표상 세계 최고 수준에 진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대만 PC 업체인 에이서와 에이수스 제품 일부는 CXMT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미국 HP는 중국 판매 제품에 CXMT 제품을 쓰고 있습니다.

2028년 中 D램 절반 공급 예측
CXMT, 삼성 맞먹는 ‘60만장 체제’ 구축

기술력도 올라오고 있는데 생산량은 더 빠르게 확충하고 있습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 반도체 연구 보고서를 내고 CXMT가 2028년까지 중국 내 D램 수요의 50%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HBM 수요도 2028년까지 40%를 충족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D램 공급량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비 2025년 28%/35%에서 2028년 41%/50%에 이를 전망”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1c D램으로 이행 중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2~3세대 기술 격차가 있으며, EUV 등 장비 조달 제약으로 이 격차가 단기간에 좁혀지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중국 내부에서 D램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는데, 이 수요의 상당부분은 글로벌 공급사에 계속 의존할 수밖에 없어 CXMT와의 경쟁 심화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기회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직 기술격차는 2~3년 가량 난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 판이 언제 바뀔지 모릅니다. CXMT는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와 상하이에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베이징 동남부 이좡 지역에도 또 공장을 신설하려고 합니다. 로이터는 해당 설비 증설 계획이 실현되면 CXMT의 월 생산 능력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60만장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월 약 65만~7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데요, 삼성전자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죠.

게다가 애플도 메모리 가격이 너무 올랐다며 CXMT와 YMTC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는 이를 막으려고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월 미국을 방문한 이후 허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CXMT 캐파(생산능력)가 2027년까지 다 차서 CXMT가 거절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2026년 2분기 낸드 출하량 시장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낸드를 만드는 중국 YMTC의 자신감도 대단합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 등에 따르면 YMTC는 최근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내년 말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고 선전포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YMTC는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에서 일본 키옥시아를 제치고 점유율 14%를 기록하며 3위로 올라섰습니다. 5년 만에 점유율이 3배로 뛴겁니다. 최근에는 우리 기업이 YMTC의 기술을 돈주고 사올 정도로 낸드에서 기술력을 올리고 있습니다. (▶8월 16일자 <CXMT보다 더 무서운 것이 온다…中 YMTC, 낸드 3위 찍고 ‘한국 턱밑’까지 [칩칩팹팹]> 참고)

618단계 ‘D램 레시피’까지 통째로 유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누가 韓 반도체 지키나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무섭습니다만, 이걸 기업 혼자서 대응할 수 있을까요. 최근 법원에서는 삼성전자 직원이 18나노 D램 공정을 CXMT로 빼돌린 기술유출 사건 재판이 한창 중입니다. CXMT 창립 멤버였던 삼성전자에 28년간 근무한 전모씨는 충격적인 증언을 했습니다. “CXMT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처음부터 삼성전자의 정보를 탈취해 D램을 개발하려고 했다”고 말한 겁니다.

그냥 자료가 아닙니다. D램 생산에 필요한 618단계의 제조 레시피인 PRP(Process Recipe Plan)를 빼낸겁니다. 이 댓가로 전씨는 CXMT에서 6년간 계약 인센티브와 스톡옵션 등을 포함해 약 29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기소된 전씨는 지난 4월 1심에서 고작 징역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기술유출 수사의 공백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첨단기업이 밀집한 지역을 관할하는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에는 현재 평검사 2명만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1명은 방위사업 사건을 전담하고 있어 산업기술 유출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는 사실상 1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중국을 비롯한 ‘레드 테크’의 기술 추격과 인재·기술 탈취 시도가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은 과연 누가 지켜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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