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발에...美 정치인들, SK 팹 기공식서 “미국에 기여하라”[김창영의 실리콘밸리 룩]

웨스트라피엣=김창영 특파원 2026. 8. 2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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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 시간) SK하이닉스(000660) 어드밴스드 패키징(포장) 공장(인디애나 팹) 기공식이 열린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의 퍼듀대 캠퍼스 내 배구 경기장.

공화당 소속 마이크 브런 인디애나 주지사는 기공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미국 전역에서 확산 중인 AI 인프라 갈등과 관련해 "핵심은 소통"이라며 "지역 파트너들이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궁극적으로 인디애나에 순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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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 팹 기공식에 한국전쟁 참전 3명 참석
SK하이닉스, 전역 장병 취업 지원하며 상생 강조
인디애나 주지사 “인디애나에 순이익 돌아가야”
“관세 보조금으로 전략 물자 美 생산 축진해야”
한국전쟁 참전용사 3명이 27일(현지 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퍼듀대 캠퍼스 내 팹 기공식 행사장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창영 특파원

27일(현지 시간) SK하이닉스(000660) 어드밴스드 패키징(포장) 공장(인디애나 팹) 기공식이 열린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의 퍼듀대 캠퍼스 내 배구 경기장. 행사가 시작하기 전 휠체어에 앉은 구순 어르신들이 차례로 입장했다. 이들은 행사 무대 바로 앞줄에 나란히 자리했고 참석자들이 허리 굽혀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70여 년 전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로버트 브라운(99세), 프랜시스 R. 윌리엄슨(96세), 노먼 히튼(95세)이었다. 노병들은 군복과 정복을 차려입거나 한국 참전용사라는 글귀가 새겨진 모자를 쓴 채 환하게 화답했다.

브라운은 17세에 미국 육군에 입대한 뒤 미 해병대 소속으로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에 모두 참전했다. 장진호 전투(1950년 12월) 생존자 모임(Chosin Few) 멤버로 현재 인디애나 러시 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다. 윌리엄슨은 미 육군 소속으로 1952년부터 1953년 휴전 때까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847공병부대 소속이었던 그는 일리노이주에 거주 중이다. 미 해병대 소속으로 1953년부터 휴전 때까지 한국전쟁을 치른 히튼도 일리노이주에 살고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전우회 회장이 27일(현지 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퍼듀대 캠퍼스 내 팹 기공식 행사장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호명하자 기립박수가 터져나오고 있다. 김창영 특파원

이날 행사는 2029년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간 인디애나 팹 기공식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한국전쟁 참전용사 3명이 호명될 때였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전우회 회장(전 한미연합사령관)이 이들의 이름을 부르자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행사 중간에 무대 위 화면에서는 한국 기업과 기관의 도움으로 재취업한 주한미군 전역자들도 소개됐다. SK하이닉스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동맹재단이 운영하는 주한미군 전역 장병 취업 플랫폼에 고용 기업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한국전쟁 당시 약 14만 명의 장병을 파병한 인디애나와의 인연을 기리기 위해 나선 것이다. 이 플랫폼은 지난해 9월 대한상공회의소·한미동맹재단 간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준비돼 올 3월 공식 출범했다. 플랫폼에서 처음 채용된 주한미군 출신 진 리처즈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SK에코플랜트 지사에서 대외협력 코디네이터로 근무 중이다.

이는 SK하이닉스의 지역 상생 노력의 일환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행사 시작에 앞서 노병들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곽 사장은 “인디애나 팹은 차세대 AI 메모리 생태계를 이끄는 중심축이자 지역 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성장하는 상생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가장 신뢰받는 지역 사회의 파트너로서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브런 인디애나 주지사가 27일(현지 시간) SK하이닉스 팹 기공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창영 특파원

기공식을 찾은 미국 정관계 핵심 인사들의 메시지는 같았다. 인디애나 팹이 지역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브런 인디애나 주지사는 기공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미국 전역에서 확산 중인 AI 인프라 갈등과 관련해 “핵심은 소통”이라며 “지역 파트너들이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궁극적으로 인디애나에 순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 업계에 분명히 말씀드렸지만 이곳에 온다면 반드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자원을 과도하게 부담시키지 않아야 한다. 우리 모두 함께 성장해야 하고 모두에게 순이익이 되는 방향이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그 생각을 함께해 왔다”고 강조했다.

전기료 인상, 전력난, 물 부족 등을 우려해 미국 각 주마다 데이터센터와 같은 AI 인프라 반대 시위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웨스트라피엣에서도 주민들과 시위회가 팹이 들어서는 공장 부지 용도가 주거용에서 공업용으로 변경된 과정을 문제 삼으면서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기업들이 타 지역 갈등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도록 안내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브런 주지사는 기업들에게 지역사회를 위해 더 많이 기여하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기술 개발을 위해 전력을 사용할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들”이라며 “이들은 사용량보다 더 많은 전기를 그리드에 공급하고 가격을 낮출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드 영 연방 상원의원이 27일(현지 시간) SK하이닉스 팹 기공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창영 특파원

관세 정책과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법(칩스법)을 활용해 전략 물자를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도 강조됐다. 2022년 반도체지원법(칩스법) 의회 통과를 주도한 인물이자 인디애나주가 지역구인 토드 영 연방 상원의원(공화당)은 기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기적으로 볼 때 전략적 가치가 없는 상품에 대한 관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관세가 전략적 품목에 집중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생산을 촉진해야 한다고 분명히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와 보조금, 칩스법 프로그램과 세금 인센티브가 결합돼 미국 내 생산을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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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라피엣=김창영 특파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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