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협의 없는 제청 안돼"… 법원 "인사권 종속 우려"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6. 8. 2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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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신임 대법관을 새로 제청할 것을 요구하면서 대법관 임명을 놓고 벌어진 여권과 사법부 간 공방이 2라운드에 접어든 모양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며 "손 후보자 제청은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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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후보 제청 반려 파장
청와대 "절차적 완결성 부족"
대통령 거부권 명문규정 없어
조희대 대법원장 '제청 딜레마'
김민기 추천땐 靑에 인사 종속
다른 후보 내세우면 갈등 지속
대법원장, 31일 법사위 불출석
"삼권분립·사법부 독립에 반해"

28일 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신임 대법관을 새로 제청할 것을 요구하면서 대법관 임명을 놓고 벌어진 여권과 사법부 간 공방이 2라운드에 접어든 모양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며 "손 후보자 제청은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실질적인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손 후보자를 일방적으로 서면 제청했다"며 "그동안의 협의 관행은 임명권자와 제청권자 한쪽의 의사만으로 최고법원이 구성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였는데, 사법부의 독립을 지탱한 근거를 스스로 약화시켰다는 점에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재제청을 요청한 전례가 없지만 법률 검토 결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강 대변인은 "제청과 임명은 삼권분립의 원칙하에 서로 다른 헌법기관에 배분된 것"이라면서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그 자체로 완결적인 권한이 아니며 헌법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부여한 실질적 임명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행사돼야 하는 권한"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 대법원장은 퇴근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송구하다"며 "자세한 내용은 검토 중이니 다음주 중 정리가 되면 공식적으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올해 1월 노태악 대법관 후임으로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판사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4명을 추천했다. 통상 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그중 제청 후보를 정해 2주 이내에 대통령에게 제청하지만, 이번에는 7개월 가까이 제청이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와 대법원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조 대법원장은 18일 손 부장판사를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서면 제청한 것이다.

다만 대통령의 '대법관 제청 반려'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헌법 104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대법관 인사는 대법원장·국회·대통령이 모두 동의해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를 거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문 규정이 없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제청 반려가 위헌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조 대법원장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제청 반려를 받아들이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열어 후보군을 새로 추려야 하는지, 손 부장판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후보 중 한 명을 제청할지도 미지수다.

또 손 부장판사를 제외한 3명의 후보 중 1명을 새로 제청하는 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1순위'로 알려진 김민기 판사를 제외하고 윤성식·박순영 후보 중 1명을 제청할 경우 또다시 충돌이 예상된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조 대법원장이 김 후보자를 제청하면 '대법원장의 인사권이 청와대에 종속된다'는 전례를 만들게 되고, 다른 후보자를 제청했을 때 청와대가 다시 거부한다면 대법관 임명을 삼권분립에 맡긴 헌법이 형해화된다"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법원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은 "나머지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충분히 협의하고 합의해 빠른 대법관 재제청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 대법원장은 오는 31일 국회 법사위의 현안질의 출석 요구에 대해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국회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이날 법사위에 "국회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독립적 권한인 제청권 행사에 관해 증언하도록 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반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냈다.

[오수현 기자 / 채종원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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