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이전·반도체 산단 투트랙, 광주·전남 판도 바꾼다
1조원 플러스 알파 지원책 마련... 10월 주민투표 최대 관문
종전 부지 반도체 산단 연계... 2030년 첫 양산 목표 추진
소음·환경·재산권 우려 여전... 주민 갈등 해소가 최대 과제

주민 반발과 지자체 간 갈등으로 수차례 고비를 맞았던 사업이 구체적인 지역을 대상으로 절차를 진행하게 되면서 광주·전남 상생의 중대 분기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막대한 재정 지원과 주민투표라는 관문이 남아 있어 갈등을 얼마나 해소하느냐가 최대 과제로 꼽힌다.
국방부는 28일 광주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전남 무안군 망운면 일대를 공식 선정했다. 2014년 광주시가 군공항 이전 건의서를 제출한 지 12년 만이다. 그동안 광주 군공항 이전은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지역사회 반발과 정치권 논쟁이 이어지면서 진척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후보지 확정은 이전 대상 지역이 구체화됐다는 점에서 사업 추진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무안지역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1조원 플러스 알파 규모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후속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군공항 이전에 따른 지역 개발과 생활 기반시설 확충, 주민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해 이전에 대한 지역사회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군공항이 들어설 지역에서는 소음과 고도 제한, 재산권 행사 제약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만큼 지원책의 규모뿐 아니라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이 중요하다.
주민투표도 핵심 절차다. 정부는 오는 10월 전후 무안군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투표 결과에 따라 무안군이 군공항 유치 신청을 하게 되면 연내 최종 이전부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주민투표는 지역민의 의사를 확인하는 제도적 장치라는 의미가 있지만, 찬반 대립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군공항 소음과 안전 문제, 부동산 가치 변화, 지역 발전 효과를 둘러싼 인식 차이가 선거 과정에서 갈등으로 표출될 수 있다.
광주 군공항 이전은 광주지역의 산업구조 재편과도 연결돼 있다. 종전 군공항 부지는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돼 있으며, 정부는 군공항 이전과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군공항 이전으로 확보되는 부지를 첨단산업과 주거, 교통 기능이 결합된 공간으로 재편하면 광주뿐 아니라 호남권 전체의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는 2030년 첫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으로 사업의 성공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12년 동안 이어진 갈등의 배경에는 군공항 이전에 대한 지역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원금이 충분하더라도 주민들이 우려하는 소음과 환경, 생활권 변화에 대한 해법이 제시되지 않으면 주민투표 과정에서 반대 여론이 커질 수 있다.
광주 역시 종전 부지 개발과 반도체 산단 조성을 서두르기보다 이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과 일정 지연 가능성까지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무안군의 선택은 광주·전남의 미래 산업과 지역 균형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와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이 지원 규모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에게 사업의 이익과 부담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군공항 이전과 반도체 산단이라는 두 사업의 성패가 맞물린 만큼 주민 동의를 확보하고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소통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