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단지마다 3억~7억 부담 … 특약거래 확산땐 집값 자극 우려

박재영 기자(jyp8909@mk.co.kr),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박소은 기자(park.soeun@mk.co.kr) 2026. 8. 2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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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7억~8억원 정도로 예상합니다. 이 매물은 그 금액이 포함된 가격이에요."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 단지에는 이런 '재건축부담금 반영 매물'이 여럿 등록돼 있다.

이 단지의 재건축부담금은 금액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완납한 곳은 중랑구 정풍연립과 우성연립, 송파구 이화연립 등 3곳으로 모두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이 수십만~수백만 원인 소규모 연립 재건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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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자에 전가되는 재초환 부담금
준공 5개월 내 부담금 부과
이달 입주 반포 트리니원 등
서울 46개 단지 부과 임박
조합원 1.8만명 평균 1.2억씩
정부 "부담금 특약, 사적 계약"
매수자에 떠넘겨도 나몰라라
서초 래미안 트리니원. 매경DB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7억~8억원 정도로 예상합니다. 이 매물은 그 금액이 포함된 가격이에요."

이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래미안 트리니원(옛 반포주공3주구 재건축) 전용면적 84㎡ 매물을 65억원대 중반에 등록한 복수의 공인중개사무소에 매수 문의를 하자 공통으로 돌아온 답변이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 단지에는 이런 '재건축부담금 반영 매물'이 여럿 등록돼 있다. 실제 매물 소개란에서도 '재초환 포함' 또는 '재초세 포함'이라는 설명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 단지의 재건축부담금은 금액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거래 때는 향후 부담금 처리 방식을 계약서 특약으로 정한다. 예상액을 반영해 계약한 뒤 실제 부담금이 확정되면 차액을 정산하는 조항을 두는 식이다.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계약서에 특약으로 명확하게 정하기 때문에 이미 이런 방식으로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얻은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환수하는 제도다. 사업 종료 시점 주택가격에서 사업 개시 시점 가격과 정상 주택가격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제외해 초과이익을 산정한다.

래미안 트리니원은 지난달 23일 준공인가를 받으면서 부담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사업 종료 시점이 확정됐다. 서초구도 최근 조합에 부담금 산정을 위한 자료 제출을 안내했다. 현행법상 부담금은 준공인가일로부터 원칙적으로 5개월 안에 결정·부과된다.

이 단지는 2020년 관리처분인가 당시 조합원 1인당 예정 부담금이 4억200만원으로 통보됐지만 정비업계에서는 이후 반포 집값 상승 등을 반영하면 7억~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매도자들이 호가에 얹기 시작한 것도 이 예상액이다.

◆ 113곳 재건축 추진…대상 더 늘듯

이런 움직임은 다른 재건축 단지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부담금 부과 예상 단지는 2024년 31곳에서 지난해 37곳, 올해 7월 46곳으로 늘었다. 46개 단지 조합원 1만7816명의 예상 부담금은 총 2조1690억원으로, 1인당 평균 1억2100만원이다.

부과 대상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사업시행계획인가 전 단계에 있는 서울 민간 재건축 사업지는 113곳이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 재건축부담금 예정액 산정 절차에 들어간다. 일부 단지의 예상 부담금은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에 육박한다. 정비업계가 추산한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은 A단지 7억2200만원, B단지 4억1400만원, C단지 3억7600만원, D단지 3억4700만원, E단지 2억9200만원에 달한다.

재초환은 강남 3구만의 문제도 아니다. 지난해 서울 재초환 부담금 부과 예상 단지 37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19곳이 영등포·강서·구로 등 비강남권에 위치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급은 부족하고 대기 수요는 많아 재초환 부담금이 얹힌 매물도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부담금이 실거래가에 반영되면 후속 매물 호가까지 끌어올려 주택가격 안정이라는 제도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권에서는 장기간 재건축을 기다려야 하는 구축보다 부담금을 내더라도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신축을 선택하는 수요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는 재건축부담금의 법적 부담 주체는 매매 과정에서 조합원 지위를 누가 승계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향후 재건축부담금은 매수인이 부담한다'는 특약은 당사자 간 사적 계약으로 보고 별도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업시행인가 이후 통보되는 예정 부담금도 향후 부담 규모를 가늠하기 위한 예상 정보다. 실제 부담 의무는 최종 부담금이 확정·통보된 뒤 발생한다. 국토부는 현재 이 같은 특약 거래와 관련한 별도 표준특약이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은 없으며 향후 국회 논의 등에 따라 후속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 서울서 5곳은 이미 부과

부담금을 실제 산정·부과해야 하는 일선 구청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재초환은 2006년 도입됐지만 서울에서 실제 부담금이 부과된 사업지는 5곳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완납한 곳은 중랑구 정풍연립과 우성연립, 송파구 이화연립 등 3곳으로 모두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이 수십만~수백만 원인 소규모 연립 재건축이다.

제도는 시행과 유예, 완화를 반복했다. 2012년 말부터 2017년 말까지 부과가 유예됐고 2024년에는 면제 기준을 조합원 1인당 초과이익 3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높였다. 윤석열 정부는 폐지를 추진했지만 현재 정치권에서는 유지와 유예, 폐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조합에 산정 자료 제출과 협조를 계속 요청하고 있다"며 "제도 운용 방향이 분명하지 않은 데다 향후 주민 반발과 행정소송 가능성도 있어 최종 부과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재영 기자 / 임영신 기자 / 박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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