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코스피 떠받쳤다

두 종목의 자사주 매입 영향으로 ‘기타법인’이 7거래일 연속 1조원대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코스피 하단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대규모 매도에 나서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28일 연합뉴스가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타법인은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루 1조원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기타법인의 하루 평균 순매수 규모는 187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일을 기점으로 매수 규모가 급격히 늘었다.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기타법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액은 10조1천87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7조6천685억원, 개인은 2조7천974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 전체는 3천4억원 순매수했지만 연기금은 3천70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이 같은 수급 흐름은 더욱 뚜렷했다.
기타법인은 지난 20~28일 삼성전자를 2조4천73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1천401억원, 외국인은 9천484억원, 기관은 1조3천763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에서도 기타법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기타법인은 같은 기간 7조6천20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2조1천690억원, 외국인은 4조8천706억원, 기관은 5천739억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연기금은 삼성전자를 2천483억원 순매도했지만 SK하이닉스는 443억원 순매수했다.
기타법인의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부터 오는 11월21일까지 장내에서 15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0일부터 11월19일까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 규모를 합하면 55조원에 달한다.
이날까지 기타법인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누적 순매수액이 10조94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약 45조원 규모의 매입 여력이 남아 있는 셈이다.
권범석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현재 속도로 두 회사가 자사주 매입을 지속할 경우 앞으로 약 30거래일, 최소 한 달 반 동안 기타법인의 순매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주가 하단을 받치고 있음에도 코스피는 7,000선을 쉽게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지난 20일 이후 코스피는 6,700~6,900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전날에도 코스피는 1.5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1.72%, 2.49% 올랐다.
미국 반도체주 역시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최근 5거래일 상승률은 0.70%에 그쳤다.
미국의 과도한 국가부채와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미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점이 증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3%대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자 미 재무부는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 확대한다고 발표했지만 금리 상승세를 뚜렷하게 꺾지는 못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예정된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에도 주목하고 있다.
AI 기업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글로벌 증시의 수급 변수로 거론된다.
AI 서비스 ‘클로드’를 운영하는 앤트로픽은 이르면 9월 말에서 10월 초 IPO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내달 7일 이후 투자설명서가 공개되고 같은 달 중순께 잠재적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1조5천억달러에 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상 대형 IPO를 앞두고 청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현금 확보 수요가 커지면 기존 주도주에서 일부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지난 6월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도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유동성이 이탈하는 흐름이 나타난 바 있다.
/박선옥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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