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고 학생들, AI를 4단계로 쪼개서 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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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해상도 사진을 크게 확대하면 픽셀과 픽셀 사이에 빈칸이 생긴다.
학생들은 먼저 AI의 도움 없이 글을 쓴다.
교사는 완성된 결과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처음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AI의 제안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거나 버렸는지까지 평가한다. 박 교사는 "AI가 고쳐준 문장을 그대로 옮기는 데서 끝나면 학생의 실력은 늘지 않는다"며 "AI가 왜 고쳤는지 이해하고 수정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판단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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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스스로 아이디어 작성후
② 챗봇이 내용수정 해주면
③ 뭘 고쳤는지 셀프 분석
④ 수정안 반영할지 판단
스마트폰은 '집중력 도둑'
전원 끄고 눈앞서 치워야
몰입, 불안감 완화도 중요

저해상도 사진을 크게 확대하면 픽셀과 픽셀 사이에 빈칸이 생긴다. 영상 업스케일링 기술은 주변 픽셀의 평균값을 계산해 이 빈칸을 채운다. 흐릿했던 사진이 선명해지지만 새로 만들어진 부분은 어디까지나 주변값의 평균치일 뿐이다. 박영민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사는 이 원리에서 착안해 최근 펴낸 책에 '업스케일링 사고법'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박 교사는 "사람의 생각은 주변의 평균값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과 사고로 빈칸을 채워야 한다"며 "인공지능(AI)이 대신 답해주는 시대일수록 '나'라는 원본이 가진 판단력과 감각, 맥락을 읽는 힘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기술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왔다. 교육공학 박사 과정에서는 기술을 활용한 언어 교육을 연구했고 현재는 영재학교 학생을 가르치면서 AI가 학생들의 사고 과정과 문제 해결 능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살펴보고 있다. 그가 학교 수업에서 강조하는 것은 AI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사용하는 순서다. 학생들은 먼저 AI의 도움 없이 글을 쓴다. 이후 챗봇을 이용해 문법과 표현을 수정하고 챗봇이 어느 부분을 왜 고쳤는지 살펴본다. 수정안을 받아들일지 버릴지도 학생이 직접 결정한다.
교사는 완성된 결과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처음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AI의 제안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거나 버렸는지까지 평가한다. 박 교사는 "AI가 고쳐준 문장을 그대로 옮기는 데서 끝나면 학생의 실력은 늘지 않는다"며 "AI가 왜 고쳤는지 이해하고 수정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판단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AI 활용법에 따라 학습 격차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학생들의 학습 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제출한 과제만 보면 직접 해결한 학생과 AI를 이용한 학생의 결과가 비슷할 수 있다. 하지만 시험을 치르거나 처음 보는 문제를 풀 때는 차이가 나타난다. 그는 "수학·과학 등에서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직접 고민하지 않으면 기르기 어렵다"며 "AI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학생 가운데 오히려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이 줄었다고 토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공부가 지식을 하나씩 올리는 '벽돌 쌓기'가 아니라 정보 사이의 관계를 연결하는 '실뜨기'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혼자 콘텐츠를 읽고 암기할 때보다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면서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발견할 때 배움이 더 잘 일어난다는 것이다.
책이나 강의 내용이 익숙하게 느껴지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이를 피하려면 개념 사이의 관계를 직접 정리하거나 배운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설명해봐야 한다.
박 교사는 "지식의 해상도를 높인다는 것은 정보를 더 많이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정보 사이의 관계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라며 "대충 알겠다고 넘어가지 않고 자신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과 물리적 거리 둬야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공부하는 환경도 중요하다. 박 교사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하면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책상 위에 뒀을 때와 주머니·가방에 넣었을 때, 다른 장소에 보관했을 때의 인지능력을 비교한 2017년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에서는 스마트폰이 멀리 있을수록 인지 과제를 수행하는 데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사는 "스마트폰이 꺼져 있어도 눈앞에 있으면 집중력의 일부를 뺏길 수 있다"며 "뇌가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일부를 빼앗기면 남은 자원으로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불안도 휴대폰처럼 뇌의 용량 일부를 빼앗아간다. 불안한 상태에서는 문제를 풀거나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 데 사용할 인지적 여력이 줄어든다. 박 교사가 학습의 첫 번째 조건으로 불안도가 낮은 교실을 꼽는 이유다. 그는 "학생이 교실에 들어섰을 때 '어서 와' 하고 맞아주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며 "학생이 어떤 일을 겪고 학교에 왔는지 교사가 모두 알 수는 없지만 불안도를 낮춰줘야 수업과 공부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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