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첫 연주인데 손 볼 데가 없어”…카바코스·김선욱 리허설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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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리허설, 긴장과 논쟁은커녕 웃음꽃이 활짝 폈다. 짧은 연주를 이어가다 카바코스가 한 마디 던진다.
레오니다스 카바코스가 예술감독을 맡은 2026 클래식 레볼루션의 3일차 공연인 체임버 뮤직 콘서트의 리허설 현장이다.
카바코스는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나 "첫 리허설인 데도 손 볼 부분이 거의 없었다"며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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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 음악의 ‘뿌리’로 분열의 시대를 엮다
“예술은 인류의 여권, 어디든 받아들여져야”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비올리스트 앙투안 타메스티,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김선욱,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의 ‘클래식 레볼루션’ 리허설 [롯데콘서트홀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8/ned/20260828170510364wraz.png)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첫 리허설, 긴장과 논쟁은커녕 웃음꽃이 활짝 폈다.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2번 3악장.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비올리스트 앙투안 타메스티,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김선욱,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까지. 저명한 네 솔리스트가 한자리에서 브람스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선율에 서로를 스펀지처럼 흡수한 네 사람. 짧은 연주를 이어가다 카바코스가 한 마디 던진다.
“루바토(Rubato)가 실제로 도움이 되는 건, 음악이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조금 느리게 가는 지점이 있다는 점이에요. 자, 73번 마디나 중간의 478번을 다시 보죠.”
아주 작은 순간, 미묘한 순간의 뉘앙스를 조율하자 젊은 거장들은 순식간에 다른 소리를 냈다. 몇 마디의 대화와 눈빛, 미소의 교환만으로 리허설은 ‘완벽한 밀도’에 다다랐다. 레오니다스 카바코스가 예술감독을 맡은 2026 클래식 레볼루션의 3일차 공연인 체임버 뮤직 콘서트의 리허설 현장이다.
카바코스는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나 “첫 리허설인 데도 손 볼 부분이 거의 없었다”며 만족했다.
올해로 2년째 ‘클래식 레볼루션’을 이끄는 카바코스 예술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페스티벌의 주제와 출연자 라인업, 프로그램을 직접 구상했다. 지난해 ‘공존’을 주제로 ‘바흐에서 쇼스타코비치까지’까지 고전과 현대적 고뇌의 대비를 보여줬다면, 올해는 ‘뿌리’로 향했다.
그가 ‘뿌리’를 주제로 삼은 것은 클래식 음악의 원천이 각 지역의 민속 음악에 닿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카바코스는 “유럽은 지리적으로 넓고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공존한다”며 “민속 음악은 그 땅의 관습과 정서에서 태어나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하이든과 모차르트, 베토벤을 거쳐 브람스와 버르토크에 이르기까지, 작곡가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민속적 어법을 음악 속에 녹여낸 과정과 방식을 탐구하는 것이 이번 페스티벌의 핵심이다. 그는 “포크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할아버지와 부친을 통해 귀에서 귀로 민속 음악을 익혔다”며 “귀로 전수되는 것은 민속 음악이 가진 강력한 훈련 방식인데, 이렇게 음악을 익힌 민속음악 연주자 특히 현악기 연주자들은 음정이 틀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브람스, 드보르작과 같은 클래식 음악가들이 자신의 음악 세계에서 민속음악의 색채를 다양하게 녹였다. 카바코스는 그것을 ‘연결’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한다. 그는 “지금은 국가 간, 정치인들 사이에 적대감과 긴장이 가득한 시기이나, 우리는 본래 하나로 뭉치기를 좋아한다”며 “뿌리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서로의 공통점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매우 강력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예술감독 [롯데콘서트홀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8/ned/20260828170510697rrld.jpg)
그는 예술감독으로서 전곡의 프로그래밍을 진두지휘했을 뿐만 아니라, 페스티벌 기간 중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무대에 오르는 강행군을 소화한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부터 바이올린 협주곡, 이중 협주곡에 이르기까지 평생을 관통해 온 ‘뿌리’의 아이디어를 연주자로서 무대에 풀어낸다.
함께 호흡을 맞출 동료 연주자들에 대한 신뢰도 두텁다. 20년 이상 호흡을 맞춰온 비올리스트 앙투안 타메스티를 비롯해 피아니스트 김선욱,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이번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연주자들은 내 연락을 마냥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 아니다. 지금 이 시대 최고의 연주자들로 운이 좋아 함께 할 수 있었다”며 “실내악은 사회의 축소판이며,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음악가들이 열린 마음으로 경청할 때 천국 같은 케미스트리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지휘자 안드레이 보레이코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키안 솔타니의 협연(8월 29일,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클래식 레볼루션’은 총 7번의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카바코스는 두 번의 체임버 콘서트와 듀오 리사이틀, 김선욱이 지휘하는 경기필과의 협연, 지휘자로 서는 무대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무대에 선다.
카바코스는 “우리가 하려는 것은 억지로 애쓰지 않으면서 음악을 하나의 목소리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기 위해 굳이 애쓰지 않고, 우리를 갈라놓는 것보다 연결하는 것이 더 많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예술은 인류를 위한 여권과 같아요. 여권이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에게나 받아들여지듯, 예술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축제엔 제가 사랑하는 곡들이 담겼어요. 음악가로서 저 역시 그 무대의 일부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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