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앤스로픽 손 들었다...트럼프 행정부 블랙리스트 조치 ‘위헌’ 판결

군사용 인공지능(AI) 활용 범위를 둘러싼 앤스로픽과 미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에서 법원이 앤스로픽의 손을 들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요소로 지목해 블랙리스트에 올린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2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의 리타 린 판사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 것은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린 판사는 “정부가 앤스로픽이 실제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거나 블랙리스트에 올린 각종 지침과 명령, 관련 통보를 철회하라”고 명령했다.
지난 2월 미 트럼프 행정부와 앤스로픽은 군사 분야에서 AI를 어디까지 사용할 것인가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앤스로픽은 올해 미 국방부와 계약을 논의하며 “자사 AI 모델을 완전 자율 무기나 미국 내 감시에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국방부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모든 용도에 AI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요구가 지나치게 제한적”이라고 맞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장기간의 협상이 결렬된 뒤 앤스로픽은 국방부의 집중 견제를 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그동안 앤스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다양한 군사 작전에 활용해왔다. 하지만 AI 활용 부분에서 이견을 보이자 지난 3월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고, 오는 9월 30일까지 정부 시스템 내 앤스로픽 모델 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앤스로픽은 소송을 제기하며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법원은 이 같은 정부의 조치가 앤스로픽에 대한 ‘보복’이라고 봤다. 린 판사는 판결문에서 “정부의 당시 발언과 행동을 보면, 정부가 앤스로픽이 오만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본보기 삼으려 했다는 점이 드러난다”고 했다.
또 린 판사는 “정부가 앤스로픽이 실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 국방부는 앤스로픽 AI 모델 사용을 중단했지만, 다른 미 연방기관은 앤스로픽의 AI 모델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린 판사는 “다른 부처에서 앤스로픽 AI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국가 안보 위험 기업이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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