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지주 사외이사 교육에 '와인 시음'?…연수 시스템 지주마다 천지 차이

강은혜 기자 2026. 8. 2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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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교육·연수 실태 분석
BNK·신한·농협 상위권· JB '최하위'
지방지주 신임 사외이사 '온보딩 프로그램' 부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사외이사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제공한 2025년 한해 교육·연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주사별로 큰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뉴스1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사외이사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제공한 교육·연수 실적이 지주사별로 큰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교육 시간 기준으로는 BNK금융과 신한금융, NH농협금융이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JB금융은 8대 지주 중 가장 적었다.

28일 머니투데이방송이 국내 8대 주요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iM·JB)의 '2025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지난해 지주사가 사외이사에게 제공한 총 연수시간은 BNK금융지주가 88시간(36회)으로 가장 많았고, JB금융지주가 44시간(23회)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주사별 연수 시간 편차도 뚜렷했다. BNK금융에 이어 신한금융이 67시간(30회), NH농협금융이 66.5시간(30회), 하나금융이 61시간(28회)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우리금융(51시간, 9회)과 KB금융(49.7시간, 17회), iM금융(46시간, 14회)이 하위권을 기록했다.

JB금융은 연간 23회에 걸쳐 교육을 실시했음에도 총 연수시간은 44시간(월 평균 3.6시간 수준)에 그쳐 8대 금융지주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교육의 '질적 측면'을 살펴보면 지주사별로 핵심 금융 현안을 반영하며 전문성 제고에 공을 들인 모습이다.

KB·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 전반에 걸쳐 사외이사들이 가장 집중적으로 이수한 교육 주제는 인공지능(AI)·디지털 금융 혁신, 지배구조 개선,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등 금융권의 핵심 현안 이슈들이었다.

반면 금융 전문성과 다소 거리가 있는 연수도 눈에 띄었다. NH농협금융은 와인 시음 관련 인문학 강좌를 연수 항목에 포함해 8월과 12월 두 차례 진행했다. 사외이사 간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자리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다른 금융지주들의 교육과 비교하면 금융 현안과의 직접적 연관성이 낮아 사외이사 전문성 제고라는 연수 취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2025 NH농협금융지주 지배구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중 사외이사 교육·연수 내용의 일부/출처:NH농협금융지주

iM금융 역시 자금세탁방지(8시간), 금융소비자보호(2시간), 윤리경영(2시간) 등 핵심 리스크 교육을 온라인 연수로 대체해 형식적 연수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개별 특성과 배경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이 눈길을 끌었다. 재일교포 출신의 김조설 사외이사(2022년 신규 선임)를 대상으로 재일한국인기념관 현장 교육('재일한국인의 역사 및 문화 등 관람 및 설명 청취', 1시간)을 진행하는 등 이사의 정체성과 배경에 맞춘 '핀셋 연수'를 제공했다.

특히 신임 사외이사 온보딩(입문) 교육의 경우 지주사별 격차가 더욱 뚜렷했다.

하나금융은 하루짜리 신임 사외이사 연수(7시간)에 더해 7주간 주 1회씩 총 14시간짜리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총 21시간)하며 가장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이어 NH농협금융이 신임 오리엔테이션(8시간)을 진행했고, KB금융은 신임 사외이사 워크숍(7.5시간)을, 우리금융은 그룹 현황 및 리스크 관련 오리엔테이션(6시간)을 각각 실시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신임이사 오리엔테이션(3.5시간)과 두 차례 추가 교육(총 1시간)을 합쳐 4.5시간에 그쳐 4대 지주 중 가장 적었다. 지방지주의 경우 온보딩 부실이 더욱 심각했다. BNK금융은 신임 사외이사 간담회가 총 1시간에 불과했고, iM금융과 JB금융은 신임 사외이사만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았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통해 신임 및 재임 사외이사 연수의 필수 이수시간과 교육 내용을 명확히 규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신임 사외이사는 1~3시간 수준의 단순 업무소개에 그치지 않고 경영진·외부감사인·감독기관 연수 등을 통해 일정 시간 이상 깊이 있는 교육을 받아야 하며, 재임 사외이사 역시 규제 변화나 사외이사 평가 결과, 교육 수요 등을 반영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회사별로 편차가 있고, 전체 교육 시간만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단편적일 수 있다"면서도 "사외이사들 마다 역량 차이도 있고 전문 분야도 다르기 때문에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이런 교육들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이뤄지고 있느냐가 중요한데 아직은 그 기준이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강은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