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순이 : 이름이 된 직업

목격자들 2026. 8. 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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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은 다큐멘터리 창작자들과 뉴스타파, 뉴스타파함께재단이 함께 만드는 협업 프로그램입니다.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이름 대신 '공순이'로  불리던 시간 속에서, 공순이라는 이름을 가진 우리 엄마는 과연 어떤 시간을 지나왔을까.

'공순이'라는 말은 그렇게 수많은 여성의 이름을 하나의 '직업'처럼 만들어버렸다.

이 작품을 본 뒤 한때 '공순이'라는 호칭 뒤에 가려져 있었던 수많은 여성들의 고유한 이름들이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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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8월 13일부터 3주 동안 독립감독들이 만든 세 편의 다큐멘터리를 협업 프로그램 ‘목격자들’을 통해 공개합니다. 8월 13일 이원식 감독의 <1945, 돈즈루보>를 시작으로, 8월 18일, 오재형 감독의 <우리의 연애>, 8월 28일, 유소영 감독의 <공순이, 이름이 된 직업>을 차례로 선보입니다. 이중 <공순이: 이름이 된 직업>은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에 초청받기도 했습니다. 

‘목격자들’은 다큐멘터리 창작자들과 뉴스타파, 뉴스타파함께재단이 함께 만드는 협업 프로그램입니다. 뉴스타파와 함께재단은 독립감독들의 좋은 작품이 더 많은 시민과 만날 수 있도록 연대와 협업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 편집자주

엄마의 이름은 ‘공순’

‘공순이’는 한때 공장에서 일하는 어린 여성 노동자를 낮춰 부르던 말이었다. 공교롭게도 우리 엄마의 이름도 ‘공순이’, 김공순이다. 엄마 또한 그 시절 가난했던 또래 여성들처럼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공장에서 일했다. 이름 그대로 ‘진짜 공순이’가 된 것이다.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이름 대신 ‘공순이’로  불리던 시간 속에서, 공순이라는 이름을 가진 우리 엄마는 과연 어떤 시간을 지나왔을까. 이름이자 곧 직업이 된  우리 엄마 ‘김공순’ 씨의 삶을 영화로 기록하기로 했다. 

영화의 주인공이자, 감독의 어머니인 도배 노동자 김공순 씨

고생한 엄마가 아닌 '노동자 김공순'

새벽이면 엄마는 현장으로 나간다. 낡은 벽지를 뜯어내고, 도배 풀을 바르고, 장판을 나른다. 일이 몰리는 날이면 한 집을 끝내고 서둘러 또 다른 집으로 향한다. 고된 일인데도, 엄마를 촬영하다 보면 웃게 된다. 엄마는 일하다 노래를 부르고, 농담을 던지고, 처음 만난 사람과도 금세 친해진다. 

엄마는 힘들다고 투덜거리다가도 어느새 다시 몸을 움직인다. 내가 찍고 있는 사람은 단지 ‘고생한 엄마’가 아니었다. 자기 손으로 돈을 벌고, 가족을 먹여 살리고, 때로는 화를 내고, 많이 웃고, 자기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온 노동자 김공순이었다. 

노동 중인 김공순 씨

이름이 된 직업

엄마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엄마와 비슷한 시간을 살아온 여성들이 보인다.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공장 노동자로 일했던 여성들. 결혼과 출산으로 일을 그만두었다가 다시 일터로 돌아온 여성들. 누군가의 딸, 아내, 누나, 엄마로 살아가며 자신의 이름 대신, ‘공순이’로 더 많이 불렸던 사람들. 그들의 노동은 시대 곳곳에 남아 있지만, 이름은 좀처럼 기록되지 않았다. ‘공순이’라는 말은 그렇게 수많은 여성의 이름을 하나의 ‘직업’처럼 만들어버렸다. 

<공순이: 이름이 된 직업>은 3년 동안 엄마를 따라다니며 알게 된 엄마의 노동과 삶에 대한 딸의 기록이다. 이 다큐는 감독의 엄마인 ‘김공순’ 씨 개인의 이야기이자, 우리나라 수많은 ‘공순이들’에 대한 영화다. 이 작품을 본 뒤 한때 ‘공순이’라는 호칭 뒤에 가려져 있었던 수많은 여성들의 고유한 이름들이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목격자들’ 20분 버전으로 편집돼 공개되는 이 작품은 90분 분량의 장편 극장용으로도 제작됐다. 

<목격자들> 다큐멘터리 더 보기

우리의 연애  https://www.newstapa.org/article/4qJBq
1945, 돈즈루보https://www.newstapa.org/article/Hr6IB
열무야 열무야   https://www.newstapa.org/article/3JPva

뉴스타파 목격자들 witness@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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