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터 겨울잠 켜는 뇌회로 발견…우주여행 '인공휴면' 단서 될까

이병구 기자 2026. 8. 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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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가 겨울잠을 잘 때 뇌에서 켜지는 '스위치' 신경회로가 발견됐다. 동면 상태를 완전히 재현한 것은 아니지만 겨울잠을 자지 않는 포유류에서도 부분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확인돼 향후 인공 휴면 기술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겨울잠을 자지 않는 포유류인 쥐에서도 햄스터와 같은 부위의 신경세포를 활성화하자 체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체온 감소 폭은 1~2℃로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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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햄스터(학명 Mesocricetus auratus, 시리아햄스터)는 겨울잠을 자는 포유류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햄스터가 겨울잠을 잘 때 뇌에서 켜지는 '스위치' 신경회로가 발견됐다. 동면 상태를 완전히 재현한 것은 아니지만 겨울잠을 자지 않는 포유류에서도 부분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확인돼 향후 인공 휴면 기술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골든햄스터(학명 Mesocricetus auratus, 시리아햄스터)가 겨울잠에 진입할 때 작동하는 뇌회로를 찾아낸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시니샤 흐르바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생물학과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17일(현지시간) 생명과학 분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개됐다.

겨울잠은 포유류가 심박, 호흡, 대사율, 체온을 크게 낮춰 혹독한 환경을 버티는 생존 전략이다. 보통 깊은 토퍼(torpor)라는 휴면 상태가 됐다가 토퍼와 토퍼 사이에 잠깐씩 정상 체온으로 회복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어떤 신경회로가 휴면 상태로 들어가는 시작점 역할을 하는지는 그동안 불분명했다.

연구팀은 먼저 인위적인 계절 변화를 모사해 골든햄스터가 자연스럽게 겨울잠을 자도록 유도했다. 낮 길이를 줄이고 사육 온도를 4~5℃로 낮추면서 뱃속에 삽입한 원격 체온 센서로 토퍼 상태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암컷 햄스터의 69%가 깊은 토퍼에 들어갔고 이때 체온은 평균 5.5℃까지 떨어졌다. 토퍼는 한 번에 평균 60시간 지속됐다.

연구팀은 깊은 토퍼에 막 들어간 햄스터의 뇌에서 신경세포 활동량을 나타내는 표지 단백질 'FOS'를 측정했다. 시상하부를 중심으로 32개 영역을 조사한 결과 토퍼 상태에서 체온과 수면 조절에 관여하는 시상하부 앞쪽 전시각영역(aPOA)의 특정 신경세포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햄스터와 생쥐의 전시각영역 세포 지도를 비교한 결과 유전자 'Samd3'를 발현하는 '글루탐산성(Vglut2) 전시각영역 신경세포'가 햄스터의 깊은 토퍼 진입과 관련된 핵심 후보로 좁혀졌다.

Vglut2 신경세포를 억제하자 햄스터가 다시 깊은 토퍼에 들어가는 시간이 늦어졌고 6일 동안 토퍼에 재진입하지 못한 개체도 다수 나타났다.

반대로 Vglut2 신경세포를 활성화하자 햄스터 체온이 평균 13.9℃까지 빠르게 떨어지고 약 57시간 동안 낮은 체온이 유지됐다. 몸을 말고 둥지 안에서 움직임을 줄이는 동면 관련 행동도 나타났다. 

이번 실험은 최저 체온이 13.9℃에 그쳐 평균 5.5℃까지 내려가는 자연적인 겨울잠을 완전히 재현한 것은 아니다. 신경세포를 필요한 만큼 활성화하지 못했거나 완전한 동면에 다른 신경회로가 추가로 관여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겨울잠을 자지 않는 포유류인 쥐에서도 햄스터와 같은 부위의 신경세포를 활성화하자 체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체온 감소 폭은 1~2℃로 작았다. 연구팀은 포유류가 공유하는 오래된 휴면 회로와 종별로 달라진 하위 회로가 함께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사람도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안전하게 대사 수준을 낮출 수 있다면 저체온 기반 치료, 장기 보존, 근감소 예방, 우주여행을 위한 동면 기술 등으로 응용될 수 있다. 

다만 사람에게도 햄스터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신경세포가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영장류인 마모셋에서는 최근 비슷한 세포 유형이 발견돼 연구가 진행 중이다.

<참고 자료>
- doi.org/10.64898/2025.12.05.692394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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