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잡으려는 베선트, 인플레 잡으려는 워시…美재무·연준 '엇박자'

박미선 기자 2026. 8. 2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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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금리를 낮추기 위해 국채 바이백(재매입)을 확대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정책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검토하는 연준과 시장금리를 끌어내리려는 재무부의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연준의 독립성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재무부의 국채 매입이 장기금리를 낮춰 연준의 긴축 기조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재무부가 국채시장에 개입하면 장기금리에 정부 정책의 영향이 커져 시장 신호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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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무부 장기채 바이백 최소 2배 확대…연준은 금리 인상 검토
재무부 시장 개입에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
[워싱턴=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28.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금리를 낮추기 위해 국채 바이백(재매입)을 확대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정책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검토하는 연준과 시장금리를 끌어내리려는 재무부의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연준의 독립성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장기 국채금리를 낮춰 정부와 민간의 차입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문제는 재무부의 국채 매입이 장기금리를 낮춰 연준의 긴축 기조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연준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에서 현재 금리 인상을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위원 3명이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다.

존 파우스트 전 연준 고문은 재무부의 시장 개입으로 장기금리와 차입비용이 내려갈 경우 "FOMC 위원 대부분을 금리 인상 쪽으로 더욱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무부의 이번 조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채 관리 정책 변경은 통상 분기별 정례 브리핑에서 발표되지만 이번 바이백 확대는 브리핑이 끝난 지 2주 만에 발표됐다. 또 2024년 도입된 국채 바이백 프로그램은 당초 거래가 적은 과거 발행 국채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지만, 베선트 장관은 경제의 기초여건에 비해 국채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바이백 확대의 이유로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발행 규모를 축소하는 등 추가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장기물 공급을 줄이면 국채 가격이 상승하고 금리는 하락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베선트 장관이 차입비용을 낮추기 위해 정책 수단을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일본이 엔화 방어를 위해 미 국채를 매각하는 것을 막고자 연준에 해외 중앙은행의 달러 접근성 확대를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기 위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모기지담보증권(MBS) 매입 확대를 지시했다.

[워싱턴=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2026.08.28.


재무부의 잇따른 시장 개입을 두고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베선트 장관은 1년 넘게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지나치게 우려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공개적 언급을 자제해온 역대 재무장관들과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파우스트 전 고문은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통화정책이 정부의 자금 조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잭슨홀 심포지엄 직전 바이백 확대를 발표한 것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재무부 대변인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국채 관리가 재무부의 재량이었다며 "미국 납세자에게 가능한 한 가장 낮은 비용으로 연방정부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이러한 권한을 되찾고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도 국채 바이백이 연준의 통화정책에 개입하기 위한 조치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재무부의 시장 개입은 워시 의장이 추진하는 통화정책 방식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이 정책 관련 발언을 줄이고 시장가격에서 경제 신호를 읽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재무부가 국채시장에 개입하면 장기금리에 정부 정책의 영향이 커져 시장 신호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재무부와 연준의 갈등은 과거에도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 자금 조달을 위해 국채금리를 낮게 유지했던 연준은 한국전쟁을 계기로 1951년 재무부와 협정을 맺고 독립성을 확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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