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파업, 미국선 로봇”…현대차 ‘생산 지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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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파업 사태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올해 반복된 생산 중단은 현대차 국내 공장의 경쟁력을 둘러싼 과제를 남겼다.
현대차 국내 공장은 여전히 높은 생산 규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반복되는 파업에 따른 생산성 악화는 부담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국내 생산직 인건비가 이미 높은 상황에서 노조의 과도한 요구와 반복적인 파업이 이어지면 국내 공장의 생산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생산비 절감을 위한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마저 노조 반대로 어려워질 경우 기업들의 해외 생산 확대가 빨라지고 결국 국내 산업 공동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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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美 생산 비중…증설·자동화·부품 현지화까지 ‘가속페달’
(시사저널=박성수 시사저널e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파업 사태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올해 반복된 생산 중단은 현대차 국내 공장의 경쟁력을 둘러싼 과제를 남겼다. 자동차 산업의 생산 전략이 빠르게 현지화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보다 현지 생산의 이점이 커진 가운데 현대차 역시 미국 등 주요 해외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6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127만 대 확대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북미 생산능력 확대분은 50만 대로 한국 20만 대의 2.5배에 달한다. 여기에 미국 공장을 시작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도 본격화한다. 국내가 여전히 최대 생산기지지만 해외 생산 확대와 자동화가 맞물리면서 향후 생산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 노사는 8월25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제16차 교섭에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5월6일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월 10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과 성과금 400%+1270만원, 주식 15주, 복지포인트 50만원 등이 담겼다. 노사는 내년 하반기 200명, 2028년 300명 등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8월31일 조합원 투표를 통과하면 올해 임금협상은 마무리된다.

장시간 파업으로 생산 차질 5만 대 이상 발생
합의점을 찾았지만 파업에 따른 손실은 이미 상당하다. 노조는 7월부터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8월21일에는 울산·아산·전주 공장에서 2016년 이후 10년 만에 하루 8시간 전면파업을 벌였다. 올해 누적 파업 시간은 60시간으로 업계에서는 생산 차질이 5만5000대를 넘어섰으며 매출 차질도 2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현대차 국내 공장은 아직 글로벌 생산의 중심이다. 올 상반기 국내 생산량은 89만7929대로 인도 36만7400대, 미국 20만1000대, 체코 13만5400대 등을 크게 웃돈다. 현대차가 국내 생산기반을 축소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 국내 생산능력은 신규 울산 EV 전용공장 20만 대를 제외하고도 연간 180만 대에 달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국내 생산능력을 20만 대 추가하고 울산 EV 전용공장에는 첨단 생산기술 108개와 AI 기반 품질관리·검사, 제조 AI 에이전트 등을 도입한다. 2027년부터 울산 1·4공장 현대화에도 착수한다.
현대차 국내 공장은 여전히 높은 생산 규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반복되는 파업에 따른 생산성 악화는 부담이다. 생산능력 확대와 설비 투자가 이어지더라도 생산 중단이 잦아질 경우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무역 장벽을 높이면서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기보다 판매 지역에서 직접 생산하는 것이 유리한 시장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 역시 2030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50만 대 늘리는 등 해외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단기간에 생산 비중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해외 공장들이 증설과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상황에서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반복될 경우 국내 공장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美 생산 최대 80만 대…부품·로봇까지 현지화
해외 생산거점 가운데 변화가 가장 빠른 곳은 미국이다. 현대차는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지 생산을 늘리는 동시에 부품 공급망과 생산 자동화까지 강화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50만 대에서 2028년 70만~80만 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미국 판매 차량의 현지 생산 비중도 2024년 40%에서 2029년 8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현재 약 60% 수준인 미국 현지 부품 조달률 역시 2030년까지 80%로 확대한다. 완성차 조립뿐 아니라 공급망까지 현지화하는 전략이다.
생산 자동화도 본격화한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HMGMA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배치한 뒤 다른 생산거점으로 투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아틀라스는 초기 부품 분류 등 단순 작업을 맡고 향후 조립 등 복잡한 공정까지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 배터리 교환 방식으로 거의 24시간 가동할 수 있어 생산량 변화에 대응하고 생산라인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로봇 자체도 미국에서 생산한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미국에서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시설을 가동할 계획이다. 초도 물량 2만5000대를 확정했으며 HMGMA를 시작으로 산업·물류 분야까지 공급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인건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증권은 현대차·기아 제조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7~8% 수준으로 추산했다.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이 생산 현장에 본격 투입될 경우 인력 의존도를 낮추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2028년 이후 로봇 배치가 확대되면 매년 약 1%포인트의 원가 절감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전략적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올 2분기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은 전체 99만2000대의 26.7%를 차지하며 국가별 최대 판매시장으로 올라섰다. 미국이 관세를 앞세워 현지 생산을 유도하는 만큼 판매가 늘어날수록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던 물량 일부를 현지 생산으로 전환할 필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국내에서도 생산능력 확대와 공장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북미에서는 증설과 자동화, 부품 현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해외 생산거점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만큼 국내 공장 역시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유지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반복될 경우 국내 공장의 원가와 생산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국내 생산직 인건비가 이미 높은 상황에서 노조의 과도한 요구와 반복적인 파업이 이어지면 국내 공장의 생산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생산비 절감을 위한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마저 노조 반대로 어려워질 경우 기업들의 해외 생산 확대가 빨라지고 결국 국내 산업 공동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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