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완공하고도 3년째 ‘텅’…거미줄 친 383억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

문준혁 기자 2026. 8. 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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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부터 근무 중인데, 아직 뭐가 들어온다는 말은 없어요."

지난 25일 부안군 하서면 새만금 관광레저용지 1지구 내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

잼버리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관광레저용지는 매립 이후 어떤 시설도 들어서지 못한 채 거대한 공터로 남아 있었다.

잼버리의 대표 유산으로 내세웠던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는 대회가 끝난 지 3년이 다 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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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핵심시설, 이용 ‘0명’에 관리비는 매년 수억 원 ‘줄줄’
스카우트연맹도 전북교육청도…협상 줄줄이 결렬
전북도“활용 방안 논의 중”만 반복…유령시설 전락
지난 25일 새만금 관광레저용지 1지구 내의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 / 문준혁 인턴기자

“재작년부터 근무 중인데, 아직 뭐가 들어온다는 말은 없어요.”

지난 25일 부안군 하서면 새만금 관광레저용지 1지구 내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 이곳을 홀로 관리하는 현장관리자 A씨는 잡초만 무성한 들판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잼버리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관광레저용지는 매립 이후 어떤 시설도 들어서지 못한 채 거대한 공터로 남아 있었다. 그 허허벌판 위에 리더센터만이 등대처럼 홀로 솟아 이질적인 풍경을 자아냈다.

센터로 향하는 길목은 더욱 황량했다. 건물 하나 없는 도로를 5분가량 달리자 3층 규모의 본관과 넓은 주차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5일, 새만금 글로벌 리더센터 본관 옆 주차장에는 차량 대신 성인 남성의 무릎 높이까지 자란 잡초들만이 공간을 메우고 있었다. / 문준혁 인턴기자

그러나 건물엔 적막만이 감돌았다.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주차장에는 차량 대신 무릎 높이까지 자란 잡초가 가득했다. 전기차 충전기에는 먼지가 쌓였고, 굳게 닫힌 본관 출입문 주변에는 거미줄이 드리워져 있었다. 텐트를 치고 캠핑할 수 있도록 조성된 야영장 부지도 잡초밭으로 변해 있었다.

센터는 지상 3층 규모로 숙박시설과 회의실, 강당, 체험 공간 등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먼지 쌓인 건물 안내판에는 계획했던 구역들이 그대로 표기돼 있었다. 하지만 운영 동력 없이 껍데기만 남은 리더센터는 기초 설비만 갖춘 거대한 공실에 불과했다.

멀쩡한 건물은 아무에게도 활용되지 못한 채 2년 가까이 방치되며 유령 건물로 전락했다. / 문준혁 인턴기자

이 시설은 2023년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잼버리 기간에 운영본부와 의료시설 등 핵심 기반시설로 쓰기 위해 조성됐다. 건립에는 국비와 도비를 합쳐 383억 원이 투입됐다.

당초 잼버리 이전 완공이 목표였지만 대회 기간에도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결국 임시 사용승인을 받아 운영본부와 의료시설로 활용했고, 정식 완공은 폐막 약 10개월 뒤인 2024년 6월에야 이뤄졌다.

대회 이후에는 새만금과 인근 관광자원을 연계해 축제·체험 프로그램을 도입, 문화관광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야심 찬 구상도 있었다. 그러나 잼버리가 파행으로 끝나면서 이 계획도 함께 흐지부지됐다.

현장을 지키는 것은 관리원 한 명뿐이었다. A씨는 “본인을 포함해 두 명이 격일로 건물을 관리하는 구조”라며 “불법 야영이나 무단 이용 우려가 있어 도에서 관리원을 용역으로 계약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북도의 올해 예산사업명세서에 따르면 글로벌 리더센터의 유지 관리에 2억 6000만원이 투입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3억 원 가량이 유지 관리에 투입됐다. 사진은 전북도 2026년 예산사업명세서.

시설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관리 예산은 매년 편성되고 있다. 전북도 올해 예산사업명세서에 따르면 리더센터 유지관리에만 2억 6000만 원이 투입된다. 전기·소방·승강기 안전관리 대행과 공공요금에 1억 7500만 원, 시설·조경 관리 등에 8500만 원이 배정됐다. 지난해에는 약 3억 원이 들었다.

아무 용도로도 쓰이지 못한 채 유지관리에만 세금이 들어가는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운영을 주도할 주체도, 계획도 없기 때문이다.

건물을 실질적으로 관리 중인 전북특별자치도는 완공 이후 활용 방안을 찾고 있지만, 높은 운영비 부담에 협상이 잇따라 무산됐다.

도는 당초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운영을 맡길 계획이었으나, 연간 운영비 부담을 둘러싼 협의가 진전되지 못하며 무산됐다. 이후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과 손잡고 국제교육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당시 서거석 전 교육감도 시설의 취지에 공감해 교육청이 연구용역과 타당성 검토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이 역시 실제 운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지방선거 이후 교육감이 교체된 데다, 운영 예산 부담이 크다는 내부 검토 결과가 나오면서 교육청은 국제교육원 전환 방안을 철회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예산 부담이 크다는 보고가 나왔고, 이를 도청에도 통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활용 방안이 잇따라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전북도는 지금까지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운영 주체 선정 시점, 도 직접 운영 여부, 민간 위탁 가능성, 연간 운영비 조달 방안 등은 여전히 구체화되지 않았다.

잼버리의 대표 유산으로 내세웠던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는 대회가 끝난 지 3년이 다 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백억 원이 투입된 시설이 관리비만 축내는 유휴 공간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원론적 검토를 넘어 수요 검증과 재원 대책을 갖춘 활용 계획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

드넓은 새만금 들판 위에서 홀로 표류 중인 글로벌 리더센터. / 문준혁 인턴기자

문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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