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삼나무·대나무가 골퍼에게 주는 교훈

방민준 2026. 8. 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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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는 일본이 원산지이지만 나무의 뛰어난 효용가치로 세계 곳곳으로 퍼졌다.

삼나무의 곧음은 고집이 아니라 관계의 결과다.

삼나무처럼 '깊게 박아 서로 붙잡는' 방식이 아니라, 지표 가까이에서 넓게 퍼지며 연결되는 방식이다.

삼나무가 깊이 엮어 서로 기대는 곧음이라면, 대나무는 넓게 퍼져 서로 살리는 곧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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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칼럼과 관련 없는 참고 이미지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삼나무는 일본이 원산지이지만 나무의 뛰어난 효용가치로 세계 곳곳으로 퍼졌다. 목재가 가볍고 결이 아름다워 가구·건축용으로 널리 쓰인다. 피톤치드가 풍부해 우리나라에서도 녹화와 목재자원 확보를 위해 널리 보급됐다.



 



삼나무는 거센 바람에도 휘지 않는다. 이유는 뿌리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서로 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나무의 곧음은 고집이 아니라 관계의 결과다. 삼나무는 옆 삼나무의 뿌리와 얽혀 태풍을 견딘다. 



골퍼도 혼자 연습하지만 사실은 축적된 루틴들, 스승의 말, 동반자의 시선, 코스의 기억과 얽혀 있다. 혼자 친 샷 같지만 결코 혼자 만든 샷이 아니다. 



 



삼나무는 휘어 자라지 않는다. 억지로 곧게 서는 게 아니라, 곧게 설 수밖에 없는 조건을 먼저 만든다. 좋은 스윙도 마찬가지다. 힘으로 바로잡지 않고, 조건이 정직하면 결과도 곧아진다.



삼나무가 오래 가는 이유는 화려함이 아니라 부패하지 않는 성질 때문이다. 골프에서도 썩지 않는 것은 유행하는 스윙이 아니라 균형·리듬·타이밍 같은 기본의 성질이다.



 



삼나무 숲은 한 그루의 성공이 아니라 집단의 번성이다. 이 지점에서 가족과 종족의 은유를 동반자 골프로 확장하면 교훈이 보인다. 혼자 잘 치는 골퍼보다 함께 라운드를 망치지 않는 골퍼가 더 오래, 더 멀리 간다. 삼나무는 옆 나무를 밀어내지 않는다. 서로 기대며 높아질 뿐이다.



곧게 서는 법은 혼자 서는 법이 아니다. 골프는 개인 경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관계적인 스포츠다. 삼나무가 혼자였다면 이미 쓰러졌을 것이다. 골퍼도 마찬가지다. 오래 치고 싶다면, 먼저 동반자와 얽혀야 한다. 곧은 스윙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삼나무처럼 치는 골퍼는 오래 간다. 골프의 뿌리는 보이지 않는 관계에 있다.



 



절개(節槪)를 상징하는 대나무도 뿌리가 서로 얽혀 있다. 삼나무처럼 '깊게 박아 서로 붙잡는' 방식이 아니라, 지표 가까이에서 넓게 퍼지며 연결되는 방식이다. 



대나무의 뿌리는 지하경(地下莖)이라 불리는 줄기다. 이 지하경이 옆으로 길게 뻗으며 서로 연결되어 대나무숲 전체를 하나의 생명체처럼 만든다. 한 대나무가 쓰러져도 다른 대나무들과 뿌리로 에너지를 나눈다. 그래서 태풍에 흔들려도 '뿌리째 뽑히기'보다는 휘었다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나무는 절제와 독립, 연결과 공존을 상징한다. 삼나무가 깊이 엮어 서로 기대는 곧음이라면, 대나무는 넓게 퍼져 서로 살리는 곧음이다.



 



대나무가 바람에 부러지지 않는 이유는 강해서가 아니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곧음은 혼자의 미덕이 아니라 주변과 얽히는 뿌리의 윤리다. 스윙은 혼자서 하지만 그 곧음은 오랜 루틴·동반자·자연과의 관계에서 길러진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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