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문학 인생 56년 만에 ‘사랑’을 쓰다⋯‘서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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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과 '아리랑', '한강'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굴곡을 소설로 기록해온 조정래 작가가 문학 인생 56년 만에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서리꽃'은 이별 끝에 다시 만난 두 남녀가 천민자본주의와 가부장주의라는 사회·경제적 모순을 견디며 사랑을 완성해가는 이야기다.
추운 밤 잠시 피었다 사라지는 서리꽃처럼 시작된 사랑이 죽음을 넘어 영원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조 작가가 평생 천착해온 인간과 삶에 대한 질문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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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56년 만에 사랑 다룬 첫 장편소설
천민자본주의·가부장주의 속 사랑 그려

‘태백산맥’과 ‘아리랑’, ‘한강’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굴곡을 소설로 기록해온 조정래 작가가 문학 인생 56년 만에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3년 만의 신작이자 장편소설로는 마지막 작품이 될 ‘서리꽃’이다.
전 2권, 원고지 약 1,690매 분량의 ‘서리꽃’은 조정래 문학의 익숙한 자리에서 한 걸음 벗어난다. 역사의 소용돌이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좇아온 작가는 이번에는 한 사람을 향한 마음에서 출발해 사랑이 무엇인지 묻는다.
이야기는 대학 시절 시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이재이와 미대생 윤소인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윤소인은 이재이의 시에 매료돼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변용한 시화를 그린다. 이재이는 자신의 시에 꼭 맞는 그림을 그려준 윤소인에게 사랑의 감정을 품지만 끝내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유학길에 오른다.
5년 뒤 귀국한 이재이는 윤소인이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족에게 남겨진 빚을 떠안고 피폐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마주한다. 이재이가 윤소인을 돕기 위해 나서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다시 이어진다.

‘서리꽃’은 이별 끝에 다시 만난 두 남녀가 천민자본주의와 가부장주의라는 사회·경제적 모순을 견디며 사랑을 완성해가는 이야기다. 평생 거대한 역사의 굴곡과 사회의 모순을 기록한 작가는 신작에서 인간의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감정인 사랑을 들여다본다.
작품을 위해 파리와 암스테르담 등을 직접 찾기도 했다. 오르세 미술관과 반 고흐 미술관, 크뢸러 뮐러 미술관 등을 답사하며 현장을 기록했다. 팔순을 넘긴 작가가 현장에서 남긴 수첩 4권 분량의 메모와 그림은 작품 속 주인공들의 여행으로 옮겨졌다.
‘서리꽃’의 사랑은 낭만에 머물지 않는다. 조 작가는 자본과 권력의 욕망이 인간의 삶을 무너뜨리는 현실 속에서 개인의 사랑과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함께 그려냈다. 추운 밤 잠시 피었다 사라지는 서리꽃처럼 시작된 사랑이 죽음을 넘어 영원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조 작가가 평생 천착해온 인간과 삶에 대한 질문이 담겼다.

조정래 작가는 지난 22일 ‘서리꽃’을 처음 공개한 ‘DMZ 문학축전’ 문학강연에서 장편소설 집필을 이어온 소회를 밝혔다.
조 작가는 “우리 민족의 삶이 아프고 고통스러운 만큼 써야 할 이야깃거리가 많다”며 “제게 100년이 더 주어진다면 앞으로 수백 권은 더 쓸 수 있을 만큼 자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이 허락하지 않아 이번에 쓴 사랑 이야기가 제 장편소설의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서리꽃’을 인생의 마지막 등불로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56년간 역사와 사회를 향했던 작가의 장편소설 여정은 ‘사랑’이라는 가장 오래된 이야기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해냄 刊, 전 2권 400쪽,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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