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연 감독·한국화가 5인, '인간다운 예술'을 펼치다

황희정 기자 2026. 8. 2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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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와 인공지능(AI)이 공동 창작을 이루는 시대에 과연 인간 고유의 예술다움이란 무엇일까요."

이번 전시는 정교한 이미지를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창작의 경계가 흐려진 시대에, 인간 예술만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되짚기 위해 마련됐다.

황 예술감독은 "참여 작가들의 작품에는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적 질문, 삶을 관조하는 해학과 유머, 시대를 바라보는 중용의 사유, 그리고 인간만의 무한한 상상력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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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찬연 예술 감독, AI 공동창작 시대 '인간다운 예술'에 질문
김선두·유근택·이세현부터 채효진·허주혜까지 세대 잇는 한국화
기억·감각·시대정신을 '은유'로…회화·가변설치 40여 점 선봬
'은유의 시학' 기획전에 참여한 (왼쪽부터)허주혜·김선두·채효진 작가가 27일 대전복합터미널 DTC아트센터 전시장에서 작품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희정 기자

"예술가와 인공지능(AI)이 공동 창작을 이루는 시대에 과연 인간 고유의 예술다움이란 무엇일까요."

황찬연 DTC아트센터 예술감독이 27일 개막한 기획전 '은유의 시학-이미지, 사유, 신체'를 통해 던진 질문이다.

이번 전시는 정교한 이미지를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창작의 경계가 흐려진 시대에, 인간 예술만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되짚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 한국화단을 대표하는 김선두·유근택·이세현 작가와 차세대 인물로 꼽히는 채효진·허주혜 작가가 참여해 회화와 가변설치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황 예술감독은 인간 예술을 구별하는 핵심으로 '은유'를 꼽았다. 작가가 오랜 시간 삶에서 축적한 기억과 감각, 시대를 바라보는 사유가 이미지로 전환되는 과정은 단순히 대상을 모방하거나 조합하는 것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는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가 수천 년 동안 끊임없이 재해석되며 사랑받는 이유로 '작품에 담긴 인간 역사의 지혜와 인간다움'을 들었다. 시대를 초월한 인간다움이 다채로운 은유적 표현을 통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참여 작가들은 저마다 다른 회화적 언어로 익숙한 세계의 이면을 드러낸다.

DTC아트센터 기획전 '은유의 시학-이미지, 사유, 신체' 포스터. DTC아트센터 제공

전통 장지 기법을 현대적으로 계승해 온 김선두 작가는 현실에서 쉽게 보이지 않는 존재와 가치를 화면 위로 불러낸다. 그의 '낮별'은 별이 낮에도 존재하듯 익숙한 인식에 가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삶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유근택 작가는 평범한 일상에 잠재된 낯섦과 불안을 포착한다. 거실을 가득 채운 나뭇가지를 그린 '자라는 실내' 연작 등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 평온함과 위협이 공존하는 현실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붉은 산수'로 잘 알려진 이세현 작가는 같은 풍경을 붉은빛과 푸른빛으로 달리 표현한다. 하나의 사실도 어떤 시선과 매개를 거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작품에 담았다.

채효진 작가는 몸에 축적된 기억과 감각을 바탕으로 풍경을 재구성한다. 먹의 스밈과 반복되는 붓질을 통해 같은 장소에서도 다르게 느껴지는 기억과 정서의 흔적을 드러낸다.

허주혜 작가는 도시에서 발견한 오래된 건축물과 석상, 석탑, 토기 등을 한 화면에 연결한다. 서로 다른 도시와 시대의 대상을 겹쳐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속에 남아 있는 시간의 흔적을 보여준다.

황 예술감독은 "참여 작가들의 작품에는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적 질문, 삶을 관조하는 해학과 유머, 시대를 바라보는 중용의 사유, 그리고 인간만의 무한한 상상력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은유의 시학' 기획전을 기획한 황찬연 DTC아트센터 예술감독이 27일 대전복합터미널 DTC아트센터 전시장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황희정 기자

이어 "한국화의 거장들과 청년작가들의 실험적 시도를 통해 이 시대 인간 예술이 지닌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오는 11월 15일까지 대전복합터미널 동관 DTC아트센터 d1·d2 전시장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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