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가격의 4분의 1"... 日 '스시자로' 원정 외국인 북적 [르포]

서혜진 2026. 8. 2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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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진료만 받으면 20분 안에 마운자로를 직접 수령해 돌아갈 수 있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한국인 환자가 굉장히 많아요.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나 봐요."

이날 오후 2시 40분께 병원 1층 접수대에서 외국인이며 마운자로 처방을 원한다고 하자 직원은 여권을 요청했다.

한국인이 일본에서 마운자로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일본 정부는 건강보험법에 근거한 약가제도의 '지속가능성 특례가격 조정'을 적용해 이달 1일부터 마운자로 약가를 25%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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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피부과 가보니
여권만 있으면 마운자로 처방
도쿄로 원정 처방 발길 이어져
미성년 자녀 동행도 눈에 띄어
日정부 약가 인하로 판매 불티
비만치료제 불법 반입 3.5배 쑥
일본 도쿄의 한 피부과에서 외국인에게 제공하는 영어 문진표. 사진=서혜진 특파원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의사 진료만 받으면 20분 안에 마운자로를 직접 수령해 돌아갈 수 있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한국인 환자가 굉장히 많아요.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나 봐요."

27일 오후 도쿄 시부야의 한 피부과. 상담 직원은 외국인의 마운자로 처방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예약 없이도 접수와 문진, 상담, 의사 진료를 거치면 당일 약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날 오후 2시 40분께 병원 1층 접수대에서 외국인이며 마운자로 처방을 원한다고 하자 직원은 여권을 요청했다. 일본 건강보험증이나 일본 내 주소는 요구하지 않았다. 여권을 확인한 직원은 진찰권과 영어 문진표를 건넸다. 문진표에는 이름과 생년월일, 키, 몸무게, 원하는 용량을 비롯해 질환·복용 약물·알레르기·수술 경험, 임신·수유 가능성 등을 적도록 돼 있었다.

대기 공간에는 20대부터 50대로 보이는 여성 10여명이 앉아 있었고 외국인도 여러 명 보였다. 2층 상담실로 올라가자 직원은 과거 투약 경험과 질환, 복용 약물 등을 확인했다. 그는 "주된 효과는 식욕 억제"라며 "메스꺼움과 설사, 변비가 나타날 수 있지만 점차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처음 사용하는 사람은 최저 용량인 2.5㎎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미성년자 처방 문턱도 높지 않아 보였다. "딸이 중학생인데 살이 많이 쪘다. 마운자로를 맞아도 괜찮으냐"고 묻자 직원은 "15세 이상이면 우리 병원에서는 가능하다"며 "학생들도 많이 맞는다"고 말했다.

이 피부과는 마운자로 2.5㎎ 4개를 첫 두 달간 월 9460엔(약 8만2300원)에 판매한다. 진찰료 1100엔(약 9600원)을 포함한 첫 달 비용은 1만560엔(약 9만1900원)이다. 세 번째 달부터는 4개 가격이 6930엔(약 6만원)으로 낮아진다. 홈페이지에는 영어와 중국어로 외국인 구매 절차를 안내하며 단기 체류자도 진료받을 수 있다고 소개한다.

신주쿠의 한 클리닉도 예약 없이 외국인에게 마운자로를 처방한다. 2.5㎎은 개당 3500엔(약 3만원)으로 최소 2개부터 살 수 있고 진찰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한국 4분의 1 가격…원정수요 몰려

한국인이 일본에서 마운자로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국내에서 2.5㎎ 4주분은 약 28만~35만원이지만 신주쿠의 한 피부과에서는 1만4000엔(약 12만1800원), 시부야 피부과는 9460엔(약 8만2300원)에 판매한다. 국내 가격의 4분의 1 안팎이다.

일본에서는 마운자로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건강보험에 등재돼 정부가 정한 약가를 기준으로 유통된다. 일본 정부는 건강보험법에 근거한 약가제도의 '지속가능성 특례가격 조정'을 적용해 이달 1일부터 마운자로 약가를 25% 내렸다. 보험 판매액이 급증한 고가 의약품 가격을 다시 산정해 의료보험 재정 부담을 낮추는 제도다.

마운자로의 연간 보험 판매액이 1000억~1500억엔으로 추산되면서 25% 인하 대상이 됐다. 약가 인하 이후 2.5㎎의 보험 약가는 개당 1443엔(약 1만2600원)으로 인도의 약 5800엔보다도 싸졌다. 약가 하락은 같은 유통망을 이용하는 미용 의료기관의 매입비용을 낮춰 외국인 대상 판매를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 SNS에서는 일본에서 구입한 제품을 '스시자로'라고 부르며 병원과 가격 정보를 공유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마운자로와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불법 반입 적발은 4155건으로 지난해 전체 1189건의 3.5배에 달했다.

■日 매출 3배…"마운자로 맞아" 논란

글로벌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기업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 일본 내 마운자로 판매액은 1310억엔(약 1조1397억원)으로 전년보다 3.2배 늘어 전문의약품 4위에 올랐다. 인터넷에는 '체험 1개 4400엔', '첫 약값 8000엔 할인' 등 가격을 앞세운 광고가 넘쳐나고 일부 의료기관은 문진부터 처방·결제·배송까지 스마트폰으로 처리한다.

일본 인플루언서 유이피스는 지난 5월 유튜브 방송에서 참가자에게 "마운자로 맞아"라고 권하며 자신도 5㎏을 뺐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온라인 처방 서비스 홍보대사로 내정됐던 그는 비판이 커지자 사과하고 취임을 철회했다.

마운자로는 일본에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됐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응증 외 사용'이다. 의사의 판단에 따른 비급여 처방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저혈당과 급성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건강한 사람의 장기 사용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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