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에 무너져 내린 빙하호…‘재앙 시한폭탄’ 50여개 더 있다

김정욱 기자 2026. 8. 2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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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경과 맞닿은 네팔 중북부 히말라야 산악 지대를 덮친 대홍수로 사고 발생 이틀째인 27일(현지 시간) 인명 피해가 1700명을 훌쩍 넘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팔과 중국령 티베트에서 발생한 대홍수·산사태로 이날 기준 350여명이 숨지고 1400명 이상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는 "빙하에서 발생한 눈·바위 사태가 이번 돌발 홍수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며 "네팔 쪽 빙하에서 발생한 눈·바위 사태가 보테코시강의 지류인 렌데콜라강을 막은 뒤 갑자기 무너지면서 거대한 물살이 하류를 덮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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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홍수 이틀째 1700명 이상 인명피해]
350명 이상 사망, 1400명 이상 실종
한국인·일본인 등 10여 명 연락 두절
빙하 호수·흙이 댐 만들었다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마을 휩쓸어
규모 5.2 지진 수준 진동 발생도
1년 전에도 범람…2차 홍수 위험
26일(현지 시간) 네팔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누와코트 지역 한 마을의 주택들이 진흙에 뒤덮여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국경과 맞닿은 네팔 중북부 히말라야 산악 지대를 덮친 대홍수로 사고 발생 이틀째인 27일(현지 시간) 인명 피해가 1700명을 훌쩍 넘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팔과 중국령 티베트에서 발생한 대홍수·산사태로 이날 기준 350여명이 숨지고 1400명 이상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실종자 가운데 외국인은 7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네팔 당국은 사망자와 실종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비 나라얀 카플레 네팔 경찰 대변인은 “수색을 재개했고 더 많은 시신이 수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망자 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을 조사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대규모 빙하와 암석 붕괴가 지진과 비슷한 신호를 만들었고 뒤이은 토석류가 재앙적 피해를 냈다고 분석했다. 당초 지진이 산사태를 일으켜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빙하가 녹았기 때문으로 수정한 것이다. 피해 지역 상류에는 여전히 물길을 막은 호수들이 수백 개 남아 있어 앞으로 추가 홍수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참사는 이날 오전 네팔·중국 국경 부근에서 거대한 얼음과 암석이 무너지면서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USGS는 당시 관측된 신호를 처음에는 규모 4.4 지진으로 발표했으나 인근 관측소 자료와 장주기 지진파·위성사진을 추가 분석한 뒤 규모를 높이고 원인을 정정했다. USGS는 “규모 5.2의 지진파가 발생했지만 실제 지진은 없었다”며 “빙하 붕괴와 토석류가 지진파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네팔 지역의 장기적 온난화 현상을 꼽는다. 수십년간 계속된 온난화로 단단했던 히말라야 빙하의 녹는 정도가 심해졌고 흙과 자갈이 섞이면서 다시 얼어도 단단하게 굳지 못했다. 붕괴한 빙하와 바위·흙은 계곡 상류에 일종의 둑 역할을 하는 흙벽과 ‘빙하 호수’를 만들었지만 녹은 빙하 때문에 호수에 물이 불어나면서 둑이 터진 것이다.

둑을 터트린 빙하와 암석은 계곡 아래로 쏟아져 원래 있던 보테코시강과 트리슐리강을 따라 거대한 급류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물·진흙·바위가 뒤섞인 급류는 하류 마을과 도로, 교량, 수력발전 시설을 덮쳐 최소 19개 교량이 유실됐고 여러 마을이 진흙과 잔해에 묻혔다. 피해 지역은 카트만두와 티베트 라싸를 잇는 산악 통로이자 힌두교와 불교 신자들이 찾는 카일라스·마나사로바르 순례 길목이어서 외국인 피해도 컸다.

26일(현지 시간) 네팔에서 대홍수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지역 중 하나인 누와코트의 한 양로원에서 구조대원들이 고령 여성을 구조해 이송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네팔 당국은 헬기 등을 동원해 실종자와 사망자 시신을 찾고 있지만, 도로와 다리가 무너지고 전기와 통신마저 끊기는 현장 상황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진흙 속에 파묻힌 시신들을 주민 여러 명이 끌어내는 영상도 유포됐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는 “빙하에서 발생한 눈·바위 사태가 이번 돌발 홍수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며 “네팔 쪽 빙하에서 발생한 눈·바위 사태가 보테코시강의 지류인 렌데콜라강을 막은 뒤 갑자기 무너지면서 거대한 물살이 하류를 덮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ICIMOD는 2020년 발표한 잠재위험빙하호(PDGL) 조사에서 약 47개의 빙하호수를 위험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번 사고 지역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고온으로 티베트의 빙하호가 범람해 9명이 숨지고 네팔과 중국을 연결하는 교량 등 주요 기반시설이 파손됐다.

실종된 외국인들은 인도, 미국, 영국, 호주, 말레이시아,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등 30여개국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인 관광객도 피해를 입었다.

네팔 정부는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인도와 중국에 구조 작업 지원을 요청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와 통화하고 가능한 모든 형태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실종자 수색·구조에 모든 힘을 쏟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구조 작업은 험준한 지형과 끊긴 도로·통신망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 네팔군과 경찰 등 5000명 이상의 구조 인력이 투입됐고 헬기를 이용한 생존자 수색과 식량·텐트 등 긴급 구호품도 보급하고 있다.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도 긴급 지원에 나섰다.

중국은 피해 지역 상류인 티베트자치구 지룽현에 강물이 막히면서 형성된 호수가 남아 있어 2차 홍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추가 붕괴나 막힌 물길이 급격히 방류되면 하류 지역이 다시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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