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잇단 제동에 … 기업들 CB발행 '러시'

오귀환 기자(oh.gwuihwan@mk.co.kr) 2026. 8. 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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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발행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유상증자 대안 자금 조달 방법인 CB 발행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업들 사이에서 CB보다 흔했던 교환사채(EB) 발행은 올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모 회사채시장 접근성이 양호한 기업들도 대규모 CB 발행을 택하며 자금 마련 수단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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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B발행 7.5조…35%↑
금감원 유증 심사 강화하자
CB발행 통한 자금조달 급증
삼성SDS·현대건설 등
대기업들도 활용 잇따라

올해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발행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전반적인 주가 수준이 올라온 상황에서 가장 유리한 자금 마련 수단인 유상증자의 심사 문턱도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유상증자 대안 자금 조달 방법인 CB 발행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CB시장에 우량 대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CB 발행액은 7조4980억원(281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발행액(5조5411억원·414건)을 벌써 35% 웃도는 규모다. 건수는 작년보다 줄었으나 금액은 늘었다. 지난해엔 CB를 발행하지 않았다가 올해 실행한 기업만 157곳, 합계 5조8975억원에 달한다. CB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향후 주가 수준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채권이다. 발행 기업은 낮은 이자만 지급해도 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리금을 보장받음과 동시에 주가가 상승할 때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희석된다.

지난해 기업들 사이에서 CB보다 흔했던 교환사채(EB) 발행은 올해 크게 줄었다. 지난 6월 말부터 자기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이 금지된 여파다. 이에 이달 26일까지 EB 발행액은 9597억원으로 작년(4조7783억원)의 20.1%에 그쳤다.

또한 정공법인 유상증자마저 원활하지 않다. 통상 유상증자는 지분 희석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로 주주 반발이 심하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일반주주의 권익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유상증자에 잇달아 정정요구를 하고 있다. 지난달 2조4000억원으로 계획했던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규모가 정정공시 삼수 끝에 1조7000억원으로 줄어든 게 대표적이다.

회사채 조달 비용마저 금리 상승으로 올라가고 있다. 주가 상승 수혜를 누리면서 자금 확보가 비교적 수월한 CB로 기업들이 눈을 돌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세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메자닌(주식연계채권)을 통한 조달 매력도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메자닌시장은 회사채시장 접근성이 낮은 중소형 성장 기업의 대체 자금 조달 방법으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모 회사채시장 접근성이 양호한 기업들도 대규모 CB 발행을 택하며 자금 마련 수단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SDS(1조2200억원)와 현대건설(5000억원), 한국항공우주(5000억원)가 대표 사례다.

한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불과 1~2년 전만 해도 대기업에 CB 발행을 제안하면 '우리를 코스닥 잡주로 취급하냐'는 반응이 돌아왔다"며 "지분 희석 우려가 있는 CB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작은 기업들이나 쓰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산업별로는 주가 강세와 높은 회사채 조달 비용, 자금 수요가 동시에 맞물리는 반도체, 방산, 조선, 전력기기 업계를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오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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