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 단기납 경쟁에서 장기납·실속형 재편

이지영 기자 2026. 8. 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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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생명보험업계가 종신보험의 상품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한때 보험시장은 5년·7년의 납입기간과 130%를 웃도는 높은 환급률을 앞세운 단기납 종신보험이 시장을 주도했다.

생보사들은 한때 5년납·7년납 단기납 종신보험에 납입보험료의 130%에 달하는 높은 환급률을 적용하며 판매 경쟁을 벌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납 종신보험은 10년 시점 환급률이 130%에 육박하며 높은 관심을 끌었지만 최근 이율 메리트가 낮아지면서 수요가 분산되는 분위기다"며, "환급률 자체보다 납입기간과 보장 설계의 안정성, 장기 유지 가능성을 따지는 흐름이 강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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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강화에 환급률 경쟁 한계…유지율 중심 장기납·보장 결합 상품 진화
건강보장·상속·생활자금 등 자산관리 강화…종신보험 역할도 변화
교보다시채움건강 종신보험. 사진/교보생명

|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생명보험업계가 종신보험의 상품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한때 보험시장은 5년·7년의 납입기간과 130%를 웃도는 높은 환급률을 앞세운 단기납 종신보험이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강화되며 고환급 경쟁이 한계에 부딪혔다.

이에 생보사들은 환급률보다 보장 구조와 수익성, 계약 유지 가능성을 중시하는 장기납·실속형 상품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KDB생명·NH농협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의 대안으로 가입 후 7년 시점에 원금 수준의 해약환급률을 제공하는 이른바 '700종신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장기납 구조를 기반으로 환급률을 일정 수준 확보하면서 장기 유지 시 사망보험금을 확대하는 등 기존의 고환급 상품과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700 종신보험은 납입기간이 20년으로 단기납 종신보험보다 기간이 길기에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하다. 대신 가입 후 7년이 되는 시점에 해지환급률 100%를 보장한다. 납입기간은 회사와 상품에 따라 다르며 일부 상품은 20년납과 같은 장기납으로 판매된다. 

동양생명은 '(무)우리WON하는7년안심종신보험'과 '(무)우리WON하는7배더행복한플러스종신보험'을 잇달아 출시하며 장기납 종신보험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 보험은 사망보험금이 매년 10%씩 체증해 20년 경과 시 최초 가입금액의 611% 수준까지 확대되는 구조다. 가입 후 7년이 지나면 해약환급률 100%를 제공하며, 적립금을 중도 인출하거나 배우자·자녀로 피보험자를 변경할 수 있다. 

KDB생명도 '더!행복세븐종신보험'을 통해 사망보험금을 가입금액의 최대 700%까지 확대하고 7년 이후 100% 이상의 환급률을 보장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생보사의 이 같은 변화는 과거 단기납 종신보험을 둘러싼 고환급 경쟁과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 때문이다. 생보사들은 한때 5년납·7년납 단기납 종신보험에 납입보험료의 130%에 달하는 높은 환급률을 적용하며 판매 경쟁을 벌였다. 일부 상품의 해약환급률이 130%에 육박하면서 종신보험이 저축성 상품에 가까운 형태로 판매되는 등 고환급 경쟁이 과열되기도 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2024년 단기납 종신보험의 해지율 등 계리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며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로 고환급 경쟁에 제동이 걸리면서 생보사들은 새로운 상품 구조와 보장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상품 전략도 중·장기납과 실속형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높은 환급률을 앞세워 신계약을 늘리기보다 합리적인 보험료로 필요한 보장을 제공하고 계약의 장기 유지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변화는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달라진 보험사의 수익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신계약 CSM이 핵심 수익지표로 자리 잡으면서 보험사들은 단순한 신계약 확대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품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700종신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도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장기납 구조로 보험료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계약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장기적인 현금흐름은 물론 미래 이익을 의미하는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도 유리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700종신보험이 단기납 종신보험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고환급 상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흡수하는 보완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환급률이 높아지는 7년 전후로 해지가 집중될 경우 보험사가 예상한 유지율과 실제 유지율 간 격차가 커져 상품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700종신보험을 보유한 일부 보험사를 대상으로 해지율 가정과 상품 손익 산출 근거 등을 점검한 것도 이 같은 리스크를 살펴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과거 단기납 종신보험에서 불거진 낙관적 계리가정 논란이 새로운 환급 구조에서 재현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취지다. 

일부 보험사들은 종신보험에 건강보장을 결합해 상품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사망보장을 기본으로 암·뇌혈관·심혈관 등 주요 질환 보장을 강화하고 보험료 납입면제 기능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환급률 경쟁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보장 기능을 강화해 상품 활용도를 높이고 장기 유지율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교보생명은 4대 핵심 질환 보장을 한층 강화하고 치료비 한도를 20년마다 다시 채워주는 '교보다시채움건강종신보험 (무배당)'을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치료비 전용 계좌인 헬스어카운트를 도입한 점이다. 주계약 가입금액의 10배 수준인 헬스어카운트 한도 내에서  4대 핵심 질환 치료비를 보장 항목별로 연 1회씩 반복 보장한다.

흥국생명은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증 진단 시 사망보험금을 2배로 지급하고, 사망보험금 일부를 연금 형태로 미리 받을 수 있는 '(무)흥국생명 트리플더블종신보험'을 출시했다.

DB생명도 '(무)백년친구 700 암치료+ 종신보험'을 선보였다.  해당 보험은 사망보장을 기본으로 하면서 암 진단 시 가입 유형에 따라 보험료 납입면제와 암 등 주요 치료비를 종신토록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 규제·자본 부담에 환급률 경쟁 한계…장기유지·수익성 중심 재편

반면 고령층을 중심으로 종신보험의 역할은 이제 상속·자산관리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부동산과 같은 비유동성 자산의 비중이 높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사망보험금을 상속세 재원이나 상속인 간 자산 배분을 위한 유동성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이에 고액 자산가의 5억원·10억원 규모 종신보험 가입을 비롯해 보험금청구권 신탁, 사망보험금 연금 전환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생전 자금 활용 수요에 맞춘 상품도 늘고 있다. 사망보장에 생활자금 기능을 결합해 가입자가 생전에도 보험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령화로 노후 생활비와 자산관리 수요가 커지면서 종신보험의 기능이 생애 전반의 자산관리로 확장되는 흐름인 셈이다.

보험사들도 이에 맞춰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700종신보험 등 새로운 환급 구조와 장기납·실속형 상품을 확대하는 한편, 건강보험 등 보장 기능을 결합한 복합형 상품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환급률 경쟁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보장 수요를 충족하고 계약의 장기 유지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납 종신보험은 10년 시점 환급률이 130%에 육박하며 높은 관심을 끌었지만 최근 이율 메리트가 낮아지면서 수요가 분산되는 분위기다"며, "환급률 자체보다 납입기간과 보장 설계의 안정성, 장기 유지 가능성을 따지는 흐름이 강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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