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없이 30분 만에 '마운자로' 득템…日 '스시자로' 현장 가보니[르포]

서혜진 2026. 8. 2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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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진료만 받으면 20분 안에 마운자로를 직접 수령해 돌아갈 수 있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한국인 환자가 굉장히 많아요.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나 봐요."

이날 오후 2시 40분께 병원 1층 접수대에서 외국인이며 마운자로 처방을 원한다고 하자 직원은 여권을 요청했다.

이 피부과는 마운자로 2.5㎎ 4개를 첫 두 달간 월 9460엔(약 8만2300원)에 판매한다.

의사의 판단에 따른 비급여 처방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저혈당과 급성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건강한 사람의 장기 사용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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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4주분 8만원대…한국 가격의 4분의 1
"15세 이상이면 처방 가능"…외국인·미성년자까지 낮은 문턱
日 판매액 1년 새 3.2배…불법 반입도 3.5배 급증
27일 일본 도쿄 시부야구 모습. 시부야 근처 피부과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처방·판매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외국인도 여권만 있으면 마운자로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사진=서혜진 특파원
일본 도쿄의 한 피부과에서 외국인에게 제공하는 영어 문진표. 사진=서혜진 도쿄특파원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의사 진료만 받으면 20분 안에 마운자로를 직접 수령해 돌아갈 수 있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한국인 환자가 굉장히 많아요.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나 봐요."
27일 오후 도쿄 시부야의 한 피부과. 상담 직원은 외국인의 마운자로 처방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예약 없이도 접수와 문진, 상담, 의사 진료를 거치면 당일 약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날 오후 2시 40분께 병원 1층 접수대에서 외국인이며 마운자로 처방을 원한다고 하자 직원은 여권을 요청했다. 일본 건강보험증이나 일본 내 주소는 요구하지 않았다. 여권을 확인한 직원은 진찰권과 영어 문진표를 건넸다. 문진표에는 이름과 생년월일, 키, 몸무게, 원하는 용량을 비롯해 질환·복용 약물·알레르기·수술 경험, 임신·수유 가능성 등을 적도록 돼 있었다.

대기 공간에는 20대부터 50대로 보이는 여성 10여명이 앉아 있었고 외국인도 여러 명 눈에 띄었다. 2층 상담실로 올라가자 직원은 과거 투약 경험과 질환, 복용 약물 등을 확인했다. 그는 "주된 효과는 식욕 억제"라며 "메스꺼움과 설사, 변비가 나타날 수 있지만 점차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처음 사용하는 사람은 최저 용량인 2.5㎎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미성년자 처방 문턱도 높지 않아 보였다. "딸이 중학생인데 살이 많이 쪘다. 마운자로를 맞아도 괜찮으냐"고 묻자 직원은 "15세 이상이면 우리 병원에서는 가능하다"며 "학생들도 많이 맞는다"고 말했다.

이 피부과는 마운자로 2.5㎎ 4개를 첫 두 달간 월 9460엔(약 8만2300원)에 판매한다. 진찰료 1100엔(약 9600원)을 포함한 첫 달 비용은 1만560엔(약 9만1900원)이다. 세 번째 달부터는 4개 가격이 6930엔(약 6만원)으로 낮아진다. 홈페이지에는 영어와 중국어로 외국인 구매 절차를 안내하며 단기 체류자도 진료받을 수 있다고 소개한다.

신주쿠의 한 클리닉도 예약 없이 외국인에게 마운자로를 처방한다. 2.5㎎은 개당 3500엔(약 3만원)으로 최소 2개부터 살 수 있고 진찰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한국의 4분의 1 가격…원정수요 몰려
한국인이 일본에서 마운자로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국내에서 2.5㎎ 4주분은 약 28만~35만원이지만 신주쿠의 한 피부과에서는 1만4000엔(약 12만1800원), 시부야 피부과는 9460엔(약 8만2300원)에 판매한다. 국내 가격의 4분의 1 안팎이다.

일본에서는 마운자로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건강보험에 등재돼 정부가 정한 약가를 기준으로 유통된다. 일본 정부는 건강보험법에 근거한 약가제도의 '지속가능성 특례가격 조정'을 적용해 이달 1일부터 마운자로 약가를 25% 내렸다. 보험 판매액이 급증한 고가 의약품 가격을 다시 산정해 의료보험 재정 부담을 낮추는 제도다.

마운자로의 연간 보험 판매액이 1000억~1500억엔으로 추산되면서 25% 인하 대상이 됐다. 약가 인하 이후 2.5㎎의 보험 약가는 개당 1443엔(약 1만2600원)으로 인도의 약 5800엔보다도 싸졌다. 약가 하락은 같은 유통망을 이용하는 미용 의료기관의 매입비용을 낮춰 외국인 대상 판매를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 SNS에서는 국내 제품을 '김치자로', 일본에서 구입한 제품을 '스시자로'라고 부르며 병원과 가격 정보를 공유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마운자로와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불법 반입 적발은 4155건으로 지난해 전체 1189건의 3.5배에 달했다.

■日 매출 3배…"마운자로 맞아" 논란
싼 가격과 낮은 처방 문턱을 타고 마운자로 사용이 확산하면서 일본에서는 미용 목적 처방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기업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 일본 내 마운자로 판매액은 1310억엔(약 1조1397억원)으로 전년보다 3.2배 늘어 전문의약품 4위에 올랐다. 인터넷에는 '체험 1개 4400엔', '첫 약값 8000엔 할인' 등 가격을 앞세운 광고가 넘쳐나고 일부 의료기관은 문진부터 처방·결제·배송까지 스마트폰으로 처리한다.

일본 인플루언서 유이피스는 지난 5월 유튜브 방송에서 참가자에게 "마운자로 맞아"라고 권하며 자신도 5㎏을 뺐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온라인 처방 서비스 홍보대사로 내정됐던 그는 비판이 커지자 사과하고 취임을 철회했다.

마운자로는 일본에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됐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응증 외 사용'이다. 의사의 판단에 따른 비급여 처방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저혈당과 급성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건강한 사람의 장기 사용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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