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추진 신규 댐 14곳 중 5개 건설 확정···일부 지역민들 “공론화 없어” 반발

오경민 기자 2026. 8. 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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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 재검토 결과 발표···“신규 수요 고려”
지천댐·아미천댐·병영천댐·회야강댐· 고현천댐
메가프로젝트 용수처 ‘지천댐’ 가장 험로 예상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규 댐 7곳에 대한 추가 검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정부가 이전 정부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계획했던 신규 댐(‘기후대응댐’) 14개 중 5개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4조7500억원으로 추산됐던 사업비는 1조67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단체와 일부 댐 건설 예정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제대로 된 공론화 절차 없이 사업을 추진한다며 반발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건설 여부를 재검토해 온 댐 7곳 중 5곳은 건설을 추진하고 나머지 2곳에 대해서는 기존 댐이나 저수지를 활용하는 등 대안 사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을 명목으로 전국 14개 지역에 신규 댐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지 2년여 만이다. 지난해 9월 기후부는 이전 정부가 신규 댐 후보지로 선정한 14곳 중 7곳에서 댐 건설을 중단하고, 나머지 7곳에 대해서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건설 여부를 확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5곳은 충남 청양·부여의 지천댐, 경기 연천의 아미천댐, 전남광주 강진의 병영천댐, 울산의 회야강댐, 경남 거제의 고현천댐이다. 경북 김천의 감천댐과 경남 의령의 가례천댐 등 2곳에 대해서는 인근 댐이나 저수지를 활용하거나 하천을 정비하는 대안 사업이 시행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7일 신규 댐 7곳의 건설 여부를 재검토한 결과, 5곳의 건설을 추진하고 2곳은 대안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김 장관은 지천댐에 대해 “2023년 집중 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해 홍수방어용 댐을 지을 것인지 말 것인지가 지역에서 논란이 됐다”며 “최근 충청권 메가프로젝트 사업 등으로 신규 용수 수요가 확대되면서 용수 공급 측면을 고려해 다목적댐을 건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천댐이 건설되면 하루 18만t의 물을 청양과 부여를 포함한 금강권역에 공급하고, 2023년 경험한 수준의 홍수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신규 용수 수요의 근거로 제시한 충청권 메가프로젝트는 구체적인 입지와 용수 수요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아미천댐은 자체 수원이 없는 연천과 파주 등 임진강 유역에 물을 대기 위해 다목적댐으로 건설한다. 기후부는 아미천댐을 건설해 하루 8만t의 물을 연천과 파주에 공급하고, 연천 시가지를 홍수로부터 방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강진 병영천에는 기존 댐 하류에 홍수조절 용량 57만t 규모의 댐을 새로 건설하고 하류 하천정비도 병행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24년 9월 발생한 규모의 홍수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 회야강댐에는 여수로에 수문을 새로 설치해 홍수조절 용량 810만t을 확보한다. 최근 극한 호우를 겪은 거제에서는 고현천댐의 높이를 높이고 수문을 설치해 홍수조절 용량 62만t을 확보할 방침이다.

김천 감천댐과 의령 가례천댐은 신규 댐을 짓지 않기로 했다. 감천댐은 인근 김천부항댐의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하천정비를 추진한다. 가례천댐은 인근 가미저수지와 연계 운영해 홍수조절 용량을 확보한다.

기후부는 사업 축소·조정으로 전체 사업비가 당초 4조7500억원에서 1조6700억원으로 약 3조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김 장관은 “최근 극한 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절감된 예산으로 전국적으로 홍수 조절 역량을 키우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발표 직후 환경단체들은 반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내고 “기후부는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기후위기와 첨단산업을 명분으로 되살렸다”라며 “개별 댐 추진 논리부터 설득력이 부족하며 홍수의 원인과 유역별 특성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고 공론화 과정에서 지역 주민 의사를 배제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구체적인 입지나 용수 수요 등이 확정되지 않은 충청권 메가프로젝트를 용수 공급의 근거로 든 지천댐을 두고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공론화위원이 누구인지,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 주민도 지방자치단체도 모르게 진행된 행위를 공론화로 인정할 수 없다”며 “환경을 파괴해 지역 발전을 가로막고 지역 소멸을 부추기는 지천댐 건설 계획을 당장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공론화 과정에서 찬반 의견을 고르게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송호석 기후부 수자원정책관은 “공론화위원회는 중립 2명, 반대 2명, 찬성 2명으로 구성해 5번 정도 회의를 심도 있게 진행해 의견을 구했다”며 “결과적으로 다수 의견을 참조해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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