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조 장전’⋯ 삼성전자, ‘AI·주주환원·성과급’ 배분 방정식 주목

박철중 기자 2026. 8. 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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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호황으로 현금 곳간이 가득 쌓이면서 삼성전자가 확보된 자금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깊어지고 있다.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과 생산능력 확대가 시급한 가운데 대규모 주주환원과 임직원 보상 요구까지 거세지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189조9530억원이다. 지난해 말 125조8214억원에서 6개월 만에 64조1316억원 급증한 수치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2조9164억원, 단기금융상품은 97조366억원에 달했다.

최고 효자는 메모리 반도체 실적 개선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146조725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중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 영업이익이 142조8593억원으로 전체의 97.4%를 차지했다. AI 서버 수요 확대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등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가격과 판매량 급등의 영향이다.

문제는 이처럼 현금성 자산이 쌓일수록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주주환원, 임직원 보상 등 동시 다발적 자금 수요 욕구도 커진다는 점이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칫 미래 수요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론도 나온다.

결국 급증한 현금의 효율적인 배분이 최대 현안이 된 셈이다. 일단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통해 올해 주주환원 규모를 약 90조~110조원으로 예상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기존 최대였던 2020년 20조3000억원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아울러 2024~2026년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기존 정책을 이행 중이다.

더 큰 이슈는 미래를 위한 대규모 선제 투자다. 글로벌 AI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초대형 투자와 속도전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메모리 부문에서는 HBM 세대 전환과 생산능력 확대 및 시기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으로 꼽힌다.

실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공급 전망과 관련, “신규 팹이 웨이퍼 생산에 이르기까지 3년 반 이상의 리드타임이 필요해 단기간내 공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면서 “2027년에는 올해보다 공급 부족이 더 심해지고 2028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이는 삼성전자가 단기적인 주주환원 확대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반도체 투자의 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배경이다. 시장에서는 자본 배분의 우선순위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의 미래를 가를 것이란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현금 증가가 대규모 투자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지속할 수 있는 구조적인 재무여력 확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며 “투자·주주환원·보상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가 앞으로 기업가치와 반도체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 당시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빌렸던 20조원을 올해 모두 갚았다. 장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23조3991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2542억원으로 급감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도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