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제명됐다?"…이진숙 의원, 아직 국회의원인 이유
재석 159명 중 찬성 157·반대 1·무효 1
실제 제명은 별도 징계안 의결 거쳐야
본회의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필요

국회가 통과시킨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이 관심이다. 결의안만 보면 '제명'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어 당장 의원직을 잃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진숙 의원의 국회의원직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이 의원을 실제로 제명하는 징계안이 아니라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이기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 26일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이진숙 제명 촉구 결의안'을 무기명으로 표결해 재석 의원 159명 가운데 찬성 157표, 반대 1표, 무효 1표로 가결했다.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이번 결의안에는 이 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하는 법적 효력이 없다. 국회가 특정 의원에 대해 제명을 촉구하는 정치적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실제 의원직 제명은 별도의 징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제명 촉구'와 '제명'은 다르다
국회의원의 징계에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사과, 출석정지, 제명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무거운 징계인 제명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징계안이 본회의에 올라가야 한다.
실제 제명에는 높은 문턱도 있다. 헌법상 국회의원 제명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재적 의원이 300명이라면 최소 200명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제명 촉구 결의안이 가결됐다는 사실만으로 이 의원의 의원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이 의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징계안이 발의된 상태다. 향후 윤리특위 심사와 본회의 의결 절차가 실제 제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설
령 제명안이 본회의에 부의되더라도 이 의원 소속 국민의힘 재적의원 수가 109명임을 감안하면 제명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무소속 의원이 전부 찬성하더라도 국민의힘에서 최소 9명의 찬성표가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헌정사상 첫 '제명 촉구 결의안'
이번 결의안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된 첫 사례라는 점이다.
과거에도 국회의원을 둘러싼 제명이나 사퇴 요구가 국회에서 의결된 사례는 있었다. 1979년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에 대한 제명안이 의결됐고, 2006년에는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최연희 의원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이 통과됐다. 현역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7표는 누구의 표였나
표결 결과도 관심거리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통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부분의 의원이 표결 직전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다만 조경태·김예지·우재준·한지아 의원 등 일부 의원은 표결에 참여했다.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157명의 찬성표를 개별 의원별로 확인할 수는 없다. 반대 1표와 무효 1표가 나온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도 일부 의원이 표결에 참여한 사실 정도만 확인된다.
▶왜 제명 촉구까지 나왔나
이번 결의안은 이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5·18 민주화운동 재조명 국회 공개포럼'을 둘러싼 논란에서 비롯됐다.
범여권은 해당 토론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하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고, 이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 의원과 국민의힘은 토론회 개최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자유를 문제 삼아 제명을 추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국회 의결은 이진숙 의원을 당장 제명한 것이 아니라, 국회가 이 의원의 제명을 요구한다는 정치적 의사를 본회의에서 확인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진숙 의원은 현재도 현역 국회의원이다. 실제 의원직을 잃게 될지는 앞으로 진행될 윤리특위 심사와 본회의 징계안 표결 결과에 달려 있다.
'제명 촉구'와 '제명' 사이에는 아직 국회 윤리특위 심사와 재적 의원 3분의 2 찬성이라는 절차가 남아 있는 셈이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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