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돌발 홍수 왜? 기후변화에 600m 거대 빙하 한번에 붕괴, 재앙 키웠다

신혜정 2026. 8. 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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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중북부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순식간에 집어삼킨 대홍수는 거대한 빙하가 붕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진호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빙하와 적설이 빠르게 감소하면 단순히 홍수 위험이 증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수와 농업용수 확보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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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다배출 중국·인도에 낀 네팔 직격탄
빙하 홍수 식수난으로도 이어질 우려
대홍수 발생 이틀째인 27일 네팔 누와코트 트리슐리의 한 마을이 토사로 덮여 있다. 트리슐리=로이터 연합뉴스

네팔 중북부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순식간에 집어삼킨 대홍수는 거대한 빙하가 붕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후변화에 단순히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는 것을 넘어, 단숨에 16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직접적인 재난으로 이어진 것이다. 중국과 인도라는 양대 탄소 다배출 국가 사이에 낀 네팔 히말라야 산맥이 직격탄을 맞았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팔 국가재난위험감축관리청(NDRRMA)은 이날 네팔과 중국의 국경을 통과하는 지점에서 북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인해 렌데(Lhende) 강에서 빙하를 동반한 홍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초 홍수의 원인은 지진으로 추정됐으나, 정밀 측정 결과 빙하가 분리되며 대규모 지진급 충격이 가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당초 이날 오전 고사인쿤다에서 북쪽으로 약 47㎞ 떨어진 티베트 지역에서 규모 4.4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규모 5.2의 빙하 붕괴 사태로 정정했다.

위성 관측에도 빙하 붕괴가 포착됐다. 대니얼 슈커 캐나다 캘거리대 지질학과 교수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대홍수 직전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약 64km 떨어진 곳에서 600m에 달하는 얼음 덩어리가 빙하에서 깔끔하게 떨어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얼음 덩어리가 “약 5,200m 고도에서 떨어져 나와 거의 1,200m 아래로 추락했다”며 “재난 발생 전 약 24시간 동안 막대한 양의 눈이 녹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는 지구온난화로 빠르게 녹는 중이다. 유엔(UN)은 2023년 보고서에서 최근 30년간 네팔 설산 빙하의 약 3분의 1이 소실됐다고 밝혔다. 특히 국가별 탄소배출량 순위 1위인 중국과 3위인 인도 사이에 위치한 네팔의 빙하는 지난 10년간 녹는 속도가 이전 10년보다 65% 더 빨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빙하 홍수 역시 잦아지고 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빙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지만 기후위기가 이 ‘임시 댐’의 재료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며 “빙하 홍수는 2000년대만 해도 5~10년에 한 번 발생하는 이례적 현상이었지만 최근엔 한 해에도 여러 차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빙하 소실에 식수 부족 등 장기적인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고산 빙하는 물을 고체 상태로 저장해 두었다가 녹은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 세계 인구 약 6분의 1이 이 같은 물에 의존하고 있으며, 히말라야 산맥 주변이 대표적이다. 안진호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빙하와 적설이 빠르게 감소하면 단순히 홍수 위험이 증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수와 농업용수 확보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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