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철거냐 존치냐···‘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갈등 고조

박성용 기자 2026. 8. 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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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산 관광지 확대개발 앞두고 상인·시민단체 수년째 대치···730여 일째 천막농성
동두천시 “호텔·상가 조성 차질”···중앙정부 참여 속 제3의 해법 찾을지 주목
사진 왼쪽은 철거를 요구하는 소요산 상인들이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존치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이 730여일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박성용 기자

“흉물 방치 끝내자. 동두천의 미래를 위해.” “옛 성병관리소 건물을 보존하고 평화·인권공간으로 개발하라.”

지난 24일 경기 동두천시 소요산 입구. 옛 성병관리소 주변에는 양측의 천막과 현수막이 마주 서 있었다. 한쪽은 철거를 다른 한쪽은 존치를 요구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방치된 건물을 두고 지역경제와 역사·인권의 가치가 충돌하는 현장이다.

옛 성병관리소는 1972년 건립돼 1973년부터 운영되다 1996년 폐지됐다. 이후 방치돼 왔으며 전국에 남은 성병관리소 가운데 유일한 건물로 알려졌다.

철거를 요구하는 소요산 상인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발을 더 늦출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한성 소요산 상인회 사무국장은 “상인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소요산 일대 장기 개발계획이 성병관리소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곡을 복원하고 관광시설을 조성해 침체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동두천시는 소요산 관광지 확대개발을 위해 2023년 2월 신흥재단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28억8500만원에 매입했다. 호텔과 상가 등을 조성하고 복개된 계곡을 복원해 관광객이 머무는 공간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2024년 10월 철거공사에 착수하려던 계획은 반대 단체의 저지로 중단됐다. 이후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7차례 대화협의체와 두 차례 시장 면담이 진행됐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부지 매입 이후 철거를 시도했지만 반대 단체의 저지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현재는 성평등가족부 주관으로 경기도와 문화유산청, 동두천시, 공동대책위 등이 참여해 해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존치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는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강조한다.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등은 해당 건물이 국가가 기지촌 여성들에게 가했던 인권침해의 역사를 증언하는 장소라며 보존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2024년 8월 말부터 730여 일째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건물 자체를 현재 위치에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가 정책에 따라 운영된 시설인 만큼 보존 비용도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지난해 대통령 타운홀 미팅과 올해 3월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의 공식 사과에 이어, 성평등가족부 주관으로 국가 차원의 지원 및 이전·존치 방안을 논의하는 릴레이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의 양자 구도에서 벗어나 제3의 대안까지 논의의 폭이 넓어지는 추세다.

오랫동안 지역의 애물단지로 방치된 옛 성병관리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두천시의 소요산 관광지 확대개발의 차질을 최소화하면서도 역사적 가치를 살릴 수 있도록 보존·활용 방식과 국가·지방정부의 역할을 구체화하는 실질적인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동두천=박성용 기자syong32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