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PD 담합 결론 임박…공정위 전원회의 오늘 시작
입찰금액 기준 산정 놓고 업계 소명 총력
수익금 기준 주장 수용 여부 주목
3분기 실적 부담에 행정소송 가능성도

국고채PD(전문딜러) 담합 혐의를 둘러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절차가 27일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막바지에 접어든다.
공정위가 국고채 입찰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할 경우 증권업계에서만 9조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투자업계가 전원회의를 앞두고 소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부터 15개 국고채PD 사업자의 담합 혐의에 대한 전원회의를 진행한다. 증권업계는 27일과 29일, 9월2일 등 세 차례 전원회의 최후진술을 통해 각 업권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대상은 10개 증권사인 교보·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투자·키움·한국투자·KB·NH투자증권과 5개 은행인 국민·하나·농협·기업·산업은행이다.
공정위가 국고채 담합에 대한 결론을 내리면서 핵심 쟁점은 과징금 산정 기준이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입찰 담합의 경우 낙찰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보고 과징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PD사들은 실제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증권사 9조원대 과징금 전망…실적 부담 커져
증권·은행권에서는 공정위가 과징금을 증권사 9조원대, 은행 2조원대로 산정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체 담합 규모는 76조2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증권사의 담합 규모가 약 62조원으로 은행의 4.5배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징금 규모가 예상대로 확정될 경우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과징금은 부과되는 즉시 납부하고 해당 분기 회계에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분기 영업외비용이 늘어나면서 당기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국고채PD 업무에서 실제로 얻은 수익보다 과도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징금 산정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국고채 시장의 특수성과 PD 업무의 수익 구조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PD사들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수익금 기반의 과징금 산정 방식을 재차 주장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공정위의 제재 기조 등을 고려하면 해당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 공정위 판단 따라 행정소송 가능성
과징금 규모가 확정될 경우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정위의 과징금 산정 결과에 따라 과징금 감면을 위한 행정소송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 업계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원의 판단을 통해 다시 다퉈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공정위의 금융권 제재 사례에서도 업계가 핵심 쟁점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경우가 이어졌다. 올 초 4대 시중은행의 LTV(담보인정비율) 담합 사건에서도 은행권의 핵심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이후 법원 판단을 거쳐 일부가 환급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업계의 문제의식 가운데 하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공정위의 과징금 환급액은 약 106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환급액 698억원보다 52.5% 많았다.
최근 10년간 공정위가 행정소송과 직권취소 등의 이유로 기업에 돌려준 과징금은 약 71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행정소송에 따른 환급액이 554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제재 수위를 높이는 과정에서 업종별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 역시 업계의 의견을 공정위에 전달하고 있지만 정부 부처 간 이견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의견 개진에는 신중한 분위기다.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업계의 소명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질지, 특히 과징금 산정 기준이 어떻게 결정될지가 향후 금융투자업계의 실적과 법적 대응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