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대한민국 제조 AI 중심으로!] (20·끝) 경남 제조AI 전망과 과제

조고운 2026. 8. 2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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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제조업 현장에서는 지금 조용하고 거대한 혁명이 일고 있다.

제조업의 생존을 위해 시작된 변화는 점차 산업현장에서 인간과 AI의 역할도 바꾸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 같은 전략이 실행될 경우 기술혁신을 통해 자율제조 원천기술을 확보해 미래 글로벌 산업 주도권을 선점하고, 제조기업의 AI 전환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고, AI 솔루션·로봇 기업을 육성해 로봇 생산·공급부터 제조 현장 적용까지 이어지는 제조AI 선순환 생태계도 고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그동안 사람에게 의존해 온 제조 현장의 암묵적 역량을 AI로 데이터화·자산화하고, 로봇·AI 기업을 지역에 모아 스스로 성장하는 생태계로 키우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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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기술, AI로 데이터화…‘로봇 생태계’ 고도화해야 경남 도내 제조업, 로봇 공정 등 AI로 ‘자율 제조’ 경남도, 2035년까지 AI공장·인재 육성 21조 투자
경남의 제조업 현장에서는 지금 조용하고 거대한 혁명이 일고 있다. 40년 경력 베테랑 숙련공이 소리와 손끝 감각만으로 불량품을 찾아내던 능력을 인공지능(AI)이 순식간에 배워 똑같이 해낸다. 고되고 위험한 노동은 사람을 닮은 로봇이 대신하고, 통합관제실에서는 전 공정의 이익과 불량률을 실시간으로 꿰뚫어 본다. 단순히 기계가 사람을 돕는 수준을 넘어, 제조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지난해 10월부터 총 19차례에 걸쳐 지역의 제조 AI 기술 현장을 조명했다. 이를 토대로 경남이 나아가야 할 ‘제조 AI 시대’의 미래를 짚어 본다.
아신유니텍 세척실 이송용 휴머노이드 로봇. /경남신문DB/

◇제조업 현장, 생존을 위한 변화= 경남 제조업의 최전선에서는 이미 기계 스스로 생산 조건을 판단해 제어하는 ‘자율 제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제조업의 생존을 위해 시작된 변화는 점차 산업현장에서 인간과 AI의 역할도 바꾸고 있다. 아신유니텍의 세척실에는 무거운 지그(Jig)를 옮기는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온’이 투입되면서, 현장 작업자들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공정을 개선하는 ‘스마트 싱커(Smart Thinker)’로 직무를 고도화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CTR 창원공장 역시 마찬가지다. 카메라로 제품의 흠집을 걸러내는 인공지능(비전 AI)이 도입되자, 작업자들은 하루 종일 돋보기를 끼고 쳐다보던 단순 반복 검사에서 해방됐다.
CTR 알루미늄 컨트롤암 조립라인의 제품 이송용 로봇. /경남신문DB/

코렌스 양산공장 MPC 쿨러 자동화 라인에서 페이스트 도포 공정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경남신문DB/

나아가 신성델타테크와 디엑스솔루션즈는 단순한 데이터 패턴 학습을 넘어 열역학 등 물리 법칙 자체를 반영한 물리정보 신경망(PINN) 기술을 현장에 실증 중이다. 코렌스는 현실 공장을 가상 공간에 똑같이 복제한 디지털 트윈 기반 통합 관제 시스템을 구축, ‘제로 다운타임’에 도전하며 24시간 자율 가동되는 ‘다크팩토리’의 가능성을 열고 있었다. 지엠비코리아와 태림산업 역시 자율이동로봇(AMR)과 양팔 로봇을 융합해 다품종 혼류 생산이 가능한 유연 공정을 실현하고 있다.

오경진 태림산업 대표는 현장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제 공장에서는 숫자가 경영의 언어가 됐습니다. 종이로 하지 못하는 일은 컴퓨터 시스템으로도 못 합니다.”
태림산업 양팔로봇이 제품의 DMC(Date matrix code, 바코드)를 스캐닝하고 조립과 검사를 동시에 처리하고 있다. /경남신문DB/

◇도, 21조 원 투입… ‘실물 AI’ 거점 도약 박차= 경남도는 이러한 현장의 변화를 돕기 위해 최근 ‘경남 피지컬 AI(직접 움직이는 로봇 AI), 글로벌 1강 선도 전략’을 내놨다. 기계, 조선, 방산 등 한국 최고의 제조 역량이 모인 경남을 최첨단 인공지능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인 ‘실물 AI(피지컬 AI)’에 발맞춰 기계, 조선, 자동차, 방산 등 대한민국 최고의 제조 역량이 모인 경남을 최첨단 인공지능이 실현되는 국가적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목표는 뚜렷하다. 2035년까지 국비와 도비, 민간 투자를 합쳐 총 21조164억 원을 투자해 무인 인공지능 공장 500곳을 짓고, 매년 3000명의 전문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것이다. 도는 이를 위해 제조 피지컬AI 개발·실증 등 기술개발·실증체계 구축으로 자율제조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고, △‘제조 AI·로보틱스 밸리’ 조성 등으로 AX 확산과 로봇산업 생태계를 고도화하며, △AI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를 갖춰 ‘경남 AI 고속도로’를 완성하고,△ 매년 3000명 이상의 AI 산업융합 인재를 키운다는 4가지 전략을 밝혔다.

도 관계자는 “이 같은 전략이 실행될 경우 기술혁신을 통해 자율제조 원천기술을 확보해 미래 글로벌 산업 주도권을 선점하고, 제조기업의 AI 전환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고, AI 솔루션·로봇 기업을 육성해 로봇 생산·공급부터 제조 현장 적용까지 이어지는 제조AI 선순환 생태계도 고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실증지원센터 등 인프라를 유치·조성해 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산업 규모가 커지는 만큼 AI 설비·로봇을 다룰 인재도 기업 수요에 맞춰 양성한다는 목표다.
지엠비코리아 창원2공장에서 자율이동로봇(AMR)이 스테이터 부품 트레이를 싣고 조립 공정 사이를 오가고 있다. /경남신문DB/

◇AX확산과 로봇 생태계 고도화 우선 과제= 경남이 피지컬 AI 산업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AX(디지털 전환) 확산과 로봇 생태계 고도화가 우선 과제로 꼽힌다. 수요기업과 AI 솔루션 공급기업, 로봇기업을 묶어 지역 안에서 자생적으로 순환하는 AX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는 이를 위해 숙련공의 땀과 경험, 즉 수치화하기 힘든 장인의 감각(제조 암묵지)을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로 바꾸는 ‘실증지원센터 구축’ 사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로봇을 시제작·실증할 수 있는 인프라와, 로봇·AI 솔루션 공급기업이 모여 성장할 수 있는 입주공간·지원체계를 한곳에 갖춰 창업기업부터 앵커기업까지 집적화하는 로봇·AI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숙련공의 경험과 직관, 판단처럼 데이터로 남기 어려운 ‘제조 암묵지’를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로 전환하는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고령화와 숙련 인력 은퇴로 끊길 위기에 놓인 현장의 기술과 노하우를 AI 모델로 만들어 검증하고, 이를 현장에 확산하는 실증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그동안 사람에게 의존해 온 제조 현장의 암묵적 역량을 AI로 데이터화·자산화하고, 로봇·AI 기업을 지역에 모아 스스로 성장하는 생태계로 키우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AI 산업 대전환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제조AI 전환 시대를 넘어 모든 산업 생태계의 AI 전환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기존 산업 생태계의 붕괴에 대비해 AI산업 자체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성현 창원대학교 인공지능공학과 교수는 “기존 공장을 고도화하는 것을 넘어 로봇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진 청년 창업가들이 직접 공장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발상이 전환돼야 한다”며 “행정에서도, AI 스타트업 업체가 저렴하게 공장을 임대해 다품종 소량 생산의 정밀 제조에 직접 뛰어들 수 있도록 지역에 판을 깔아줘야 진정한 다크팩토리가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오규 한국전기연구원 공학박사도 “현재의 자율 제조가 공정 자체를 자동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향후에는 새로운 소재나 공정 원리를 개발하는 ‘연구개발(R&D)’ 영역까지 스스로 수행하는 ‘자율 실험실’ 개념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획일화된 정부 지원의 완급 조절, 데이터 공유를 가로막는 규제와 기술적 한계 극복, 노동자 재교육 등도 주요 과제다. 더불어 AI 인재 확보를 위해 지자체와 기업이 연계해 매력적인 정주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경남도 관계자는 “AI 산업의 경쟁은 이제 개별 기술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국내 최고의 제조 경쟁력과 풍부한 산업 데이터를 갖춘 경남이 피지컬 AI 시대를 가장 먼저 실현할 최적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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