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장품 수입액 첫 2000억원 돌파 SNS 마케팅 앞세워 국내외 공략 "K뷰티, 색조 경쟁력 키워 포트폴리오 다변화해야"
무신사 앱 갈무리.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가운데 중국 화장품인 'C뷰티'가 틈새를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탄탄한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린 C뷰티는 색조화장품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2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화장품 수입액은 1억4638만달러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한화 약 2100억원 규모로, 연간 수입액이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업계도 관련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C뷰티의 성장 방식은 K뷰티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 과정과 닮아 있다.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제품 출시 주기를 단축하고,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메이크업 영상을 확산시켜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온라인에서 반응을 확인한 뒤 팝업스토어와 현지 유통망으로 판매 채널을 넓히는 전략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시장에서는 플라워노즈, 주디돌, 인투유 등 중국 브랜드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과거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C커머스를 통한 직구가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시코르와 무신사 등 국내 온·오프라인 플랫폼에 정식 입점하며 소비자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C뷰티는 K뷰티의 성장 공식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지만 주력 상품군에서는 차이가 뚜렷하다. 기능성과 성분을 강조한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성장한 K뷰티와 달리, C뷰티는 강한 발색과 다양한 색상, 화려한 용기 디자인을 내세운 색조화장품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짧은 영상에서도 제품의 색감과 사용 전후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만큼 SNS를 통한 확산에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K뷰티의 수출 구조는 여전히 기초화장품에 무게가 실려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 114억달러 가운데 기초화장품은 85억4300만달러로 전체의 74.7%를 차지했다. 색조화장품 수출액은 15억600만달러로 비중은 13.2%였다.
C뷰티의 추격은 K뷰티가 강세를 보여온 아시아 일부 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일본 화장품 수출은 올해 5월과 6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3.5%, 5.9% 감소하며 두 달 연속 역성장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일본의 중국산 메이크업·기초화장품 수입액은 증가하면서 중국의 수입국 순위가 지난해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태국 시장에서도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태국의 메이크업·기초화장품 수입국 1위였던 한국은 올해 1~5월 중국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같은 기간 태국의 한국산 제품 수입액은 10.1% 증가했지만 중국산 제품 수입액은 43.5%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C뷰티의 성장만으로 K뷰티의 위기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K뷰티가 스킨케어에 집중된 상품 구성을 다변화하고 색조 제품의 개발 속도와 현지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국가별 피부색과 화장법, 기후를 반영한 제품군을 개발하고 K뷰티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확보한 스킨케어 경쟁력이 당장 흔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색조는 유행 변화가 빠르고 제품 교체 주기도 짧은 시장"이라며 "C뷰티의 성장 속도를 고려해 스킨케어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