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Weekly]44조 키트루다 시장 정조준…삼성·셀트리온, 허가 경쟁 돌입

두 회사 모두 키트루다의 폭넓은 적응증을 겨냥하고 있지만 허가 신청 과정에서 공개한 임상자료와 최근 개발 전략에는 차이를 보이고 있어 향후 심사와 글로벌 시장 진입 속도에 관심이 모인다.
최근 전자공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바이오시밀러 'CT-P51'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0일 식약처에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SB27'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회사는 당시 국내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처음으로 품목허가 절차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키트루다는 MSD가 개발한 PD-1 면역항암제다. 면역관문 수용체인 PD-1에 결합해 암세포의 면역 회피를 억제하고 인체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전으로 비소세포폐암과 흑색종, 두경부암 등 다양한 암종에 사용된다. 키트루다의 2025년 글로벌 매출은 317억 원 달러로 약 44조 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대규모 글로벌 임상 1상과 3상에서 확보한 동등성 결과를 허가 신청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4년부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1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했다. 임상 1상에는 글로벌 4개국 163명이 참여했으며 혈중 농도-시간 곡선 아래 면적(AUC)을 평가한 결과 SB27과 키트루다 간 약동학적 동등성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흑색종과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등 총 16개 질환에 대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신동훈 임상의학본부장 부사장은 "이번 품목허가 심사 과정을 통해 SB27의 연구개발 결과를 충실히 설명하고 관련 절차를 차질 없이 수행해 국내 환자들에게 면역항암제 치료 옵션을 조속히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번 허가 신청에서 완전 절제술을 받은 흑색종 환자 2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 결과를 주요 근거로 공개했다. 셀트리온은 흑색종을 비롯해 비소세포폐암, 악성 흉막 중피종, 두경부암, 전형적 호지킨 림프등 총 16개 적응증에 대해 허가를 신청했다.
주목할 부분은 셀트리온이 CT-P51의 허가 신청을 앞두고 글로벌 임상 3상 전략을 조정했다는 점이다.
셀트리온은 당초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606명을 대상으로 CT-P51과 키트루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하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난 7월 미국 FDA에 제출한 임상시험계획 변경안에서는 시험대상자 수를 220명으로 축소했다. 같은 달 유럽에서는 해당 3상을 조기 종료하고 시험계획을 자진 취하했다.
당시 셀트리온은 "최근 바이오시밀러 임상 관련 글로벌 규제환경 변화에 따라 임상시험 대상자 수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임상 및 허가 전략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허가 이후 사업 전략에서도 차이가 있다. 셀트리온은 이미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 등을 보유하고 있다. CT-P51을 추가해 기존 표적항암제 중심의 제품군을 면역항암제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펨브롤리주맙과 베바시주맙이 일부 암종에서 병용되는 점을 감안해 향후 CT-P51과 베그젤마 간 제품 포트폴리오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자가면역질환과 종양질환, 안과질환, 희귀질환 분야 총 11종의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으며 SB27을 포함해 7종의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가 겨냥할 시장의 향방에는 오리지널사의 방어 전략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MSD는 투여 시간을 1~2분으로 줄인 펨브롤리주맙 피하주사제 '키트루다 큐렉스'를 미국에서 허가받아 출시했으며 유럽에서도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의 허가를 확보했다.
결국 키트루다 매출이 그대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리지널사의 피하주사 제형 전환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간 경쟁, 시장 진입 이후 가격 인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국내 허가 절차에 진입하면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경쟁도 본격화됐지만 향후 시장 선점 여부는 생산 경쟁력, 글로벌 판매망, 기존 항암 포트폴리오와의 시너지 등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