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들고 307번 타 보니] 공항까지 1시간 30분, 결박 장치 없어 계속 흔들린 캐리어
출퇴근 시간에도 반입 가능
관광객 노선 존재 모르기도
긴 이동 시간 이용 ‘걸림돌’

30인치 대형 캐리어를 반입이 가능한 부산 307번 시내버스 노선은 대체로 안정적인 도로가 많았지만, 별도 결착 장치가 없어 버스가 멈추거나 방향을 틀 때 캐리어가 흔들려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또 버스가 공항까지 오가는 것을 관광객이 모르는 경우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23일 오후 6시께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입구 버스 정류장에는 307번 버스에 대형 캐리어를 들고 탑승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부산일보〉 취재진은 307번 버스에 탑승해 1시간 30여 분간 김해공항까지 이동했다.
부산시는 앞서 4월 1일부터 85번에서 전국 최초로 대형 캐리어 반입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지난 7월부터는 김해공항과 해운대를 잇는 307번 버스 13대까지 대상을 넓혔다. 기존 85번과 달리 307번은 출퇴근 시간대에도 캐리어 반입이 가능하다.
버스에 오르자 내부 창문에는 85번 버스와 동일하게 캐리어 탑승과 관련한 안내 사항이 4개 국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적혀 있었다. 휠체어 이용자를 우선하고 통로나 출입문을 막지 말 것, 주행 중에는 승객이 직접 캐리어를 잡고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버스가 해운대해변로를 달릴 때까지는 별다른 흔들림이 없었다. 하지만 정류장에 멈추거나 정지 신호를 받자 캐리어가 앞으로 굴러가려 했다. 85번 버스에는 캐리어 결착 장치가 있지만 307번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캐리어를 좌석 옆이나 구조물에 세워두고 계속 잡고 있어야만 했다.
탑승 약 15분 뒤 벡스코와 도시철도 2호선 센텀시티역 일대를 지나면서 버스 안은 붐비기 시작했다. 일반 좌석 21개가 모두 찼고 노약자석 4개와 임산부석 2개도 모두 승객이 앉았다.
휴일을 보내고 귀가하는 시민과 관광객, 학생들이 뒤섞이며 서서 가는 승객도 10여 명으로 늘었다. 캐리어를 놓치면 바로 옆에 서 있는 승객과 부딪히기 쉬운 상황이었다. 또 강서구청 인근에서 공항 방향으로 진입하기 위해 유턴과 회전 구간을 잇달아 통과할 때는 캐리어가 넘어질 듯 기울었다.
이밖에 구간에서는 버스가 직선 도로와 만덕터널 등을 지나면서 큰 흔들림 없이 이동했다. 다만 1시간 30분가량 이동하는 동안 취재진 외에 캐리어를 들고 탑승한 관광객은 없었다. 해운대 일대에서 만난 관광객들은 307번 노선을 모르거나 이동 시간이 길어 다른 교통수단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휴가를 보내기 위해 해운대를 찾은 서호준(31·경기 용인시) 씨는 “공항까지 가는 시내버스가 있다는 것을 부산에 와서야 알았다”며 “찾아보니 택시가 1시간 가까이 빨라서 시간이 많을 때가 아니면 타기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시는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버스운송사업조합을 통해 실제 이용 실적과 수입 변화 등 관광객 수요를 파악할 계획이다. 안전사고 여부 등도 조사해 운행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
시 대중교통과 하태호 버스행정팀장은 “원도심 산복도로를 오가는 노선과 공항을 지나는 평지 노선을 함께 운영해 수요를 보고 있다”며 “캐리어 반입 버스 노선을 확대한다면 승하차 편의를 위해 저상버스 위주로 노선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