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야유 난무한 국군사관학교 공청회…'평행선' 입장차만 확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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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26일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합(국군사관학교 창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개최한 공청회는 고성과 야유로 시작돼 찬성과 반대 측의 '평행선'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끝났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은 국방부를 향해 사관학교 통합 명분 중 하나인 '국군 정체성 확립'이 현행 교육체제로는 불가능한지 물으며, 현재 생활 여건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사관학교를 통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통합 반대 패널로 나선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육사 67기·예비역 소령)은 "정상적인 정책은 문제를 진단하고 목표를 위해 대안과 비용을 검증하고 숙의를 거쳐 결정한다"면서 "국방 개혁은 미래 안보 환경이 어떻게 바뀌는지, 군사 전략과 군 구조상 필요성, 장교 수요 등을 보고 교육을 개선하는 구조로 가야 하지만 사관학교 통합을 결정해 놓고 '까라면 까'라는 식으로 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육사 2학년 생도는 "국방정책실장이 정체성 확립, 재구성을 말했는데, (사관학교 통합시 학제인) '2+2'가 국군정체성 확립을 위한 것이라면 현행 체제가 국군 정체성 확립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객관적 근거가 궁금하다"면서 "(현행 체제에서) 통합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는 왜 해결할 수 없는지도 궁금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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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 유지'·'개혁 후 통합 검토' 의견 제기…육사생도, 통합론 비판

(서울=뉴스1) 김기성 김예원 기자 = 국방부가 26일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합(국군사관학교 창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개최한 공청회는 고성과 야유로 시작돼 찬성과 반대 측의 '평행선'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끝났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은 국방부를 향해 사관학교 통합 명분 중 하나인 '국군 정체성 확립'이 현행 교육체제로는 불가능한지 물으며, 현재 생활 여건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사관학교를 통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또 경상남도의회 소속 한 의원은 경남 진해의 해군사관학교의 기능이 이전되는 것은 그간 군사시설 문제로 피해를 받아온 지역 주민들을 소외시키는 일이라며 정책 재고를 요청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를 개최하고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의 국군사관학교 창설 계획, 3대3 찬반 패널 토론, 질의응답을 거쳐 오후 6시 15분쯤 행사를 마쳤다.
총동창회 측, 공청회 시작 전부터 욕설·고성 쏟아내

3군 사관학교 총동창회 회원들은 본행사 시작 전부터 국방부와 이날 통합 찬성 측 토론 패널들을 향해 거센 욕설과 야유를 쏟아내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오상봉 예비역 대령이 공청회 개최 10분 전부터 발언대에 올라 "국방부가 준비한 자료는 이미 다 아는 내용이니 생략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늘려달라"라고 건의하자, 방청석의 예비역 단체들은 "옳소"라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국방부의 정책 설명 발표는 필요 없다는 취지로 고성을 질렀다. 사회자가 거듭 자제를 요청했으나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이를 보다 못한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기자들에게 "잘 촬영해달라"라고 말한 뒤 사회자석에 올라 "오늘 공청회는 총동창회를 위한 공청회가 아니다. 자제해달라"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예비역 대령은 또 단상에 올라 다시 고성으로 항의를 이어갔다. 이에 사관학교 통합에 반대하는 박판준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이 오히려 연단에 올라 그를 진정시키기도 했다.

한편 방청석에서는 이날 사관학교 통합 찬성 토론자로 나서는 최영진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를 향해 "이재명 앞잡이 노릇을 하냐" "그 비싼 돈 주고 그런 공부를 하냐", "최영진 웃지 마, 네가 그러고도 교수야?"라는 등 인신공격이 이어졌다.
또 육·해·공사 총동창회 회원으로 추정되는 인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규백이(안규백 국방부 장관) 오라 그래"라고 외치며 이날 불참한 안 장관의 공청회 참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방청석에서 "깡패들이 와서 난장판을 부린다"라고 비판하자 재차 "누가 깡패야 이 새X야"라는 거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장은 예정에 없이 단상에 올라 발언하겠다면서 "우리가 최대한 이성을 가지고 공청회를 진행하겠지만, 끝까지 그리 유지되리라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라는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北, 합동성 강화 사관학교 통합으로 대응" vs "'까라면 까'식 정책 추진"

김홍철 정책실장은 이날 정책 발표에서 사관학교 통합이 필요한 이유로 △각 군 사관학교 병립에 따른 자원 비효율성 △인구절벽 속 우수 인재 유치 △전장 다영역화에 따른 합동성 기반 미래전 대응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를 위한 대비를 제시했다.
이어지는 찬반 토론에서 통합 찬성 측에서는 최근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전 파병을 통해 제한적이나마 다영역 연합합동작전 실전 경험을 축적하며 통합성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사관학교 통합과 합동성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울러 사관학교 통합이 '효율적 교육'을 위한 교육의 개혁 차원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반대 측에서는 정부가 '사관학교 통합'이란 답을 정해 놓고 막무가내식으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사관학교 통합이 '정치적' 결정이라면서 이러한 방식이 이재명 정부의 문제라는 총체적인 비판도 나왔다.
통합 찬성 토론자로 나선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북한이 러·우전 참전 이후 영역 연결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반면, 현행 사관학교 교육체제는 각 군 자율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합동성을 배양·발휘하기에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두 센터장은 "북한군은 2024년 러시아 파병으로 제한된 수준이지만 연합합동작전의 실전경험을 축적하고 있고 가용한 연합합동자산을 동원해 수용, 집결, 전방 이동, 통합작전 등 비선형·비접촉 작전을 체득하며 합동성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군은 군령권과 군정권의 이원화 이후 각 군 자율성이 상대적으로 확대돼 합동성 발휘에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3군 사관학교, 육군3사관학교 재학 중 소정의 합동교육과 협력 과정, 초군반과 고군반 합동 정규 및 단기 과정을 통해 합동성 관련 지식을 갖추고 있지만 교육의 기간과 기회가 부족하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10월 국군사관학교 창설 세부계획 발표의 완결성을 보장하기 위해 계층별 간담회와 공청회, 정책수요자인 입시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적극 개최해 정책의 투명성과 수용성을 전향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면서 "민간, 군무원, 현역 교수의 처우 개선, 생도들의 휴가 확대 등을 통한 사회화 기회 부여, 군사전문성과 전략 사고 배양 기회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두 센터장은 그러면서도 "육사 출신이 군사 쿠데타와 정치에 개입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그 책임을 육사라는 교육기관의 책임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안 된다"면서 "국군사관학교 창설의 본질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불변의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교육 개혁뿐만 아니라 장교 양성 과정의 전반을 재설계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합 반대 패널로 나선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육사 67기·예비역 소령)은 "정상적인 정책은 문제를 진단하고 목표를 위해 대안과 비용을 검증하고 숙의를 거쳐 결정한다"면서 "국방 개혁은 미래 안보 환경이 어떻게 바뀌는지, 군사 전략과 군 구조상 필요성, 장교 수요 등을 보고 교육을 개선하는 구조로 가야 하지만 사관학교 통합을 결정해 놓고 '까라면 까'라는 식으로 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도 때부터 합동교육을 하면 합동성이 강화된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합동성은 합동 보직과 영관장교 보직에서 합동군사대학교 교육을 통해 양성된다"면서 "미군의 군사교리도 육·해·공군과 해병대는 '고유 역량'을 연결하는 것이 합동성이라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향악단도 각자 역량을 갖추고 모여서 '오케스트라'가 되는 것이다. 지금 정부가 하려는 것은 무조건적 반죽"이라며 "정부는 결론을 내놓고 듣는 척만 하고 있다. 소통을 말하는 이들이 정작 소통한다는 착각에 빠진 채 일방적으로 행동한다"라고 비판했다.
현역 생도 "국군 정체성, 학교 통합 아닌 '통합교육 강화'로 안 되나"

패널 토론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사관학교 통합의 근거로 제시된 주장들이 현행 사관학교 병립 체제를 유지하면서 개혁을 추진해도 충분히 해소가 가능한 만큼 '선 개혁 후 통합 검토'를 고려해달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기식 전 병무청장(해사 35기)은 "개혁해야 할 내용들로 제시된 것들을 현 체제에서 할 수 없는 것인가? 그동안 국방예산에서 제일 후순위가 교육예산이란 점을 고려할 때 개혁할 수 있다"면서 "개혁의 내용으로 제시된 핵심문제를 국방부가 관심을 가지고 예산과 노력을 기울여 현 체제 안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했으면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어 "현재 논의의 문제는 개혁해야 하는 것들의 모든 종착역이 '사관학교 통합'으로 간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각종 군사시설 규제로 인해 사관학교에 의존하고 각종 보상에 의존했던 지역사회가 사관학교 통합에 따라 소외되고 소멸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경남도의회 소속의 A 의원은 "진해는 육지의 50%가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있고 바다는 잠수함과 해군 함정이 지나야 해 그간 진해 주민들은 바다와 육지에서 제한을 받았다"면서 "해사가 떠나는 것은 진해의 입장에서는 심장이 뜯겨나가는 것과 같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육사 2학년 생도는 "국방정책실장이 정체성 확립, 재구성을 말했는데, (사관학교 통합시 학제인) '2+2'가 국군정체성 확립을 위한 것이라면 현행 체제가 국군 정체성 확립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객관적 근거가 궁금하다"면서 "(현행 체제에서) 통합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는 왜 해결할 수 없는지도 궁금하다"라고 지적했다.
또 한 육사 1학년 생도는 "육사 시설이 노후화된 것은 맞지만 생도들은 최정예 장교가 되기 위해 모였고,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고 잠자리가 불편할지라도 최선을 다해 훈련받기 위해 온 사람들이지 가벼운 마음으로 모인 것이 아니다"라며 "학교시설 노후화, 낙후로 학교에 다니기 싫기 때문에 학교를 통합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홍철 실장은 "학령인구 감소, 군 구조 개편, 미래전 현상, 전작권 전환 등을 다 고려해서 사관학교 통합이란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군 생활을 하면서 소·중령을 만났을 때 자군과 타군을 구분하는 개념이 너무 강했다. 합동성을 강화해야 하는데 어느 시기부터 할까 자문했을 때, 사관학교 시절부터 국군이라는 하나의 정체성으로 출발하는 것이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도 여러분들에게 정체성이 없다고 부인한 적 없고, 여러분은 현시대 가장 뛰어난 생도고 미래가 촉망되는 장교라고 본다"면서 "약속드리는데 여러분에게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책 방안을 수립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생도 학부모들은 김 실장이 '피해 최소화'를 거론하자 "최소화라니"라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이어 "2019년 한 자료를 보면 사관학교가 '밀리터리 쿠'(군사 쿠데타)에 영향이 있다지만 딕테이터(독재)나 권위주의 국가에서나 그렇지 민주주의국가에선 그렇지 않다. 충암파나 특별한 파벌, 인사권을 장악한 사람들이 쿠(데타)를 일으킨다는 것"이라며 "육사 졸업자가 다 그렇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방청석에서는 "그 이야기가 아이들한테 할 소리냐"는 등 거센 항의가 빗발치는 가운데 공청회는 마무리됐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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