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IA 국장 모스크바 전격 방문…우크라이나·이란전쟁 물밑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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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사실이 공개됐다. 미국의 이란에 대한 '경제적 고립 작전'이 발표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 확전이 전망되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진 방문이어서 그 목적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시비에스(CBS)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보도를 보면, 복수의 소식통은 랫클리프 국장이 25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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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사이 많은 문제 쌓여 있어”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사실이 공개됐다. 미국의 이란에 대한 ‘경제적 고립 작전’이 발표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 확전이 전망되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진 방문이어서 그 목적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시비에스(CBS)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보도를 보면, 복수의 소식통은 랫클리프 국장이 25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정보 기관 간 접촉 목적”이라며 방문 사실을 인정하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랫클리프 국장의 러시아 방문 사실이 공개된 것은 지난해 1월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비공개로 움직이는 미 정보국 수장의 동선이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25일 모스크바 브누코보 공항에 착륙하는 미군 C-17 수송기와 공항을 빠져나오는 미 외교 차량 행렬이 영상으로 포착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이후 미 언론들의 취재가 진행됐다. 항공기 위치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보면 랫클리프 국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C-17 글로브마스터Ⅲ 수송기가 지난 23일 미 워싱턴 외곽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출발해 라트비아 리가를 거쳐 이날 오전 모스크바 러시아에 도착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모스크바에 불과 4시간가량 머문 뒤 이날 오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랫클리프 국장의 방문 목적이 무엇이고, 누구를 만났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랫클리프 국장이 러시아 고위급 인사를 만나 우크라이나전 확전 자제를 요청하거나 이란과 휴전을 논의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달 초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가까운 시일에 유럽의 발트해 연안 국가나 나토 회원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가 올해 안에 북한이 러시아 파병 군인을 5만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하는 등 러시아가 확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이 여럿 포착됐다. 가장 최근 노출된 미 중앙정보국장의 방러는 2021년 윌리엄 번스 당시 국장 방문인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만류하는 게 목적이었다.
랫클리프 국장의 방러 시점을 전후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경제 압박 작전을 발표한 점도 주목된다. 이란 전쟁의 출구를 찾지 못하는 미국이 경제 제재를 통한 이란 고사 작전으로 방향을 틀었고, 작전의 성패는 특히 중국·러시아 등 이란의 주요 교역국의 동참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던 참이었다. 베스 새너 전 미 국가정보국 차장은 “랫클리프 국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우린 당신이 무얼 하려고 하는지 알고 있다.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라는 경고를 전달했을 수 있다”며 동시에 이란에 대한 중재나 대이란 경제 제재에 참여할 것을 러시아에 요청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모스크바 소재 정보 분야 싱크탱크인 레버러토리 인텔리전스 익스프레스의 루스탐 추랴코프 사무국장은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는 많은 문제가 쌓여 있다. 우크라이나 문제만이 아니라 중남미, 이란, 중국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이날 밤 이란과 파키스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휴전은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항행을 포함한다”며 “향후 며칠 내에 공식적인 휴전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랫클리프 국장이 모스크바를 떠난 직후에 나온 보도여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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