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절반이 DB형인데 임금상승률 밑도는 수익률…과태료 부과 시작

서대웅 기자 2026. 8. 2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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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사용자(기업)가 운용을 책임지는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이 임금상승률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B형이 전체 퇴직연금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정부는 임금체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간 유예해온 과태료 부과를 하반기부터 집행할 계획이다.

26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간 DB형 퇴직연금의 누적 수익률은 15.9%로 임금상승률(18.9%)보다 3%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DB형 퇴직연금은 기업이 퇴직연금 사업자(금융회사)와 계약을 맺고 연금자산 운용을 책임지는 형태다. 가입자가 노동자인 확정기여(DC)형과 달리, DB형은 기업이 매년 외부(금융회사)에 퇴직급여를 쌓아뒀다가 노동자가 퇴직할 때 지급한다. 지급 급여보다 수익이 많으면 기업에 귀속되지만, 적으면 기업이 부족분을 채워야 한다.

문제는 DB형 수익률이 임금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동자 퇴직 시 기업이 부족분을 채우지 않으면 임금 체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16조와 하위법령을 보면, 기업은 소속 노동자들이 일시에 퇴직해도 퇴직급여를 온전히 지급할 수 있게 ‘최소적립금’을 쌓아둬야 한다. 노동자의 임금 인상분만큼은 최소한 적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선 수익률이 임금상승률을 웃돌아야 하지만 밑돌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7년차에 월급이 30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인상된 노동자가 퇴직하면 퇴직급여액은 2310만원(330만원×7년)이다. 기업이 이 노동자의 6년차까지의 적립금 1800만원(300만원×6년)에서 7년차 임금인상률(10%)에 못 미치는 5% 수익(90만원)을 냈다면,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액에서 90만원이 모자라게 된다.

DB형을 도입한 기업이라면 평소 자산운용에 신경써야 하지만, 실상은 원리금보장형 위주로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DB형 적립 자산의 91.9%가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되고 있다. 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이 비중이 각각 67.0%, 44.3%인 점과 대비된다. DB형 적립금은 228조9000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501조4000억원)의 45.7%를 차지하며 비중이 가장 크다.

정부는 기업 대상의 DB형 운용 자문을 확대하는 한편, 기업들이 퇴직급여 최소적립금을 제대로 쌓고 있는지 감독을 강화하고 과태료 부과 집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2024년부터 최소적립금을 지키지 않는 기업에 과태료 부과(최대 1000만원)가 가능해졌지만 일부 공공기관을 제외하고 민간 기업엔 부과를 유예해왔다.

정부 관계자는 “퇴직연금사업자(금융회사)엔 퇴직연금 운용 서비스 제공 의무가 있어 기업이 요청하면 자문을 받을 수 있다”며 “사업자들이 적극적인 자문 역할을 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대웅 기자 sdw61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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