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 탄압 더해져, 미얀마 인권 여전히 최악”…유엔 보고서

윤연정 기자 2026. 8. 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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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정부군과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로힝야족 탄압이 이어지고 불법 희토류 채굴이 급증하면서, 인권 상황이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다는 유엔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엔은 "로힝야족에 대한 잔혹한 탄압이 갈수록 심해지고, 불법 희토류 채굴을 비롯한 불법 경제가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면서, 특히 소수집단의 인권 상황이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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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각)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의 한 난민촌에서 미얀마군의 탄압에 따른 대규모 피란 9주년을 맞아 열린 ‘집단학살 추모의 날’ 집회에 로힝야족 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방글라데시의 대규모 난민촌에 거주하는 로힝야족 난민 수만명은 열악한 생활환경에 항의했다. AFP 연합뉴스

미얀마에서 정부군과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로힝야족 탄압이 이어지고 불법 희토류 채굴이 급증하면서, 인권 상황이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다는 유엔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각)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지난해 6월1일부터 올해 5월31일까지 미얀마 상황을 조사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유엔은 “로힝야족에 대한 잔혹한 탄압이 갈수록 심해지고, 불법 희토류 채굴을 비롯한 불법 경제가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면서, 특히 소수집단의 인권 상황이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십만명의 로힝야족이 피란하도록 만든 2017년의 끔찍한 폭력 사태가 발생한 지 9년이 지났지만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인권침해가 이어지면서 로힝야족이 여전히 조직적인 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군과 라카인주 대부분을 장악한 소수민족 반군인 아라칸군은 로힝야족을 상대로 살해와 고문, 성폭력, 강제징집, 강제노동, 자의적 구금, 강제이주 등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인권침해를 저질렀다. 아라칸군은 라카인주 북부에서 강제 이주한 로힝야족의 귀환을 막고, 이들의 땅에 비로힝야족 주민들을 이주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위성사진에서는 약 2천에이커(약 8.1㎢)의 토지가 몰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목격자들은 여섯 살 어린이까지 노동에 동원됐다며 “한 어린아이는 학살 희생자들의 뼈와 두개골을 치우도록 강요받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유엔은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무력충돌과 군부의 폭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법 채굴과 마약·인신매매 등으로 조성된 자금이 다시 내전에 투입되는 ‘분쟁 경제’가 확대되면서 민간인의 고통이 심화됐다고도 지적했다.

미얀마군은 2021년 쿠데타 이후 공습과 방화, 구호물자 차단 등을 통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통제권을 유지해왔다. 이 과정에서 여성 1774명과 어린이 1074명을 포함해 민간인 최소 8075명이 숨졌다. 유엔은 실제 사망자 수가 이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고향을 떠난 이들은 360만명에 이르고, 1240만명이 심각한 굶주림에 직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모와 어린이 약 40만명은 급성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

치안과 법질서가 무너진 틈을 타 불법 희토류 채굴도 급증했다. 위성사진을 보면 2021년 쿠데타 이후 카친주에 희토류 채굴지 302곳이 새로 생겼다. 이는 쿠데타 이전보다 149% 증가한 수치다. 샨주의 채굴지는 쿠데타 전 12곳에서 쿠데타 이후 85곳으로 늘어났다. 희토류 교역액은 2023년 약 14억달러(1조9388억원)로 정점을 찍었고 대부분 중국 시장으로 흘러간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 채굴에 사용된 막대한 양의 화학 침출제와 유독성 폐수는 하천과 농지를 오염시켰다. 유엔은 중금속과 화학물질 노출로 유산과 임신 합병증, 만성질환이 늘었다고 밝혔다. 오염은 이웃 나라 타이(태국)로 흐르는 강까지 번졌으며, 검사 결과 비소와 납, 수은, 망간 수치가 높게 검출됐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 보고서는 미얀마 전국에서 여러 층위에 걸쳐 벌어지는 고통과 비참함, 잔혹함을 보여주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며 “모든 국가와 기업, 투자자는 자신의 행동 또는 행동하지 않은 것에 관해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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