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 회장 3인 압축 'D-1'…양종희 연임 경쟁력 주목

유혜린 기자 2026. 8. 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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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후보 6인 심사…숏리스트 3인 압축
양종희, 역대 최대 실적·주주환원 무장
지배구조 개선안 지연…회추위 검증 관건
KB금융그룹 신사옥 외경. 사진=KB금융그룹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군이 오는 27일 6명에서 3명으로 압축된다. 역대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를 이끈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양 회장은 재임 기간 실적과 주주환원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면서 연임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7일 양 회장을 비롯해 이재근 KB금융 글로벌·자산관리(WM)·중소기업금융(SME) 부문장, 이창권 KB금융 미래전략부문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등 내부 후보와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외부 후보 1명 등 총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와 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고 다음달 11일 2차 심층 인터뷰 등을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인선의 또 다른 변수였던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은 발표가 지연되면서 직접적인 적용 가능성이 낮아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새 제도보다는 회추위가 기존 승계 절차에 따라 후보들을 얼마나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평가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역대 최대 실적·주주환원…양종희, 연임 경쟁력 부각

현직인 양 회장의 최대 강점은 재임 기간 나타난 경영 성과다.

양 회장은 2023년 11월 취임 이후 수익성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에 집중해 오며 그룹의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 회장 취임 전인 2022년 4조1130억원 수준이던 연간 순이익은 지난해 5조8430억원까지 늘며 42.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3조88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2분기 순이익도 1조9922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과 비은행의 고른 성장도 눈에 띈다. KB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9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KB국민카드도 21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7% 늘었다. 비은행 계열사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상반기 기준 44%로 전년 동기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기조도 양 회장의 연임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KB금융은 6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13.74%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하반기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총 주주환원 규모는 약 3조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2022년 1조1490억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양종희 KB금융 회장. 사진=KB금융그룹

◆ 내·외부 후보 5인, 각기 다른 경력과 강점으로 도전장

양 회장과 경쟁하는 내부 후보 3명의 이력과 강점도 주목된다.

먼저 이재근 부문장은 3년간(2022~2024년) 국민은행을 이끈 '은행통'으로, 리테일 및 영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함께 현재 맡고 있는 글로벌·WM·SME 부문에서의 전문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창권 부문장은 그룹 전략과 인수합병(M&A), 비은행 계열사 경영을 두루 경험한 '전략통'으로 평가된다. 현대증권과 푸르덴셜생명 인수 과정에 관여했으며 KB국민카드 대표를 지내 비은행 부문에 대한 이해도도 갖췄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은행과 보험을 두루 경험한 경력이 돋보인다.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거쳐 KB라이프생명의 초대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지난해부터 KB국민은행장을 맡고 있다. 재무·보험·은행을 아우르는 경력을 갖춘 만큼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역량이 주요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내부 출신 후보들에 맞서는 외부 후보들의 면면도 눈길을 끌고 있다.

외부 후보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은 우리금융지주에서 전략·인사 업무를 비롯해 우리은행의 IB와 해외 IR 등을 경험한 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우리은행장을 이끌었다.

과거 DLF·라임펀드 사태 당시에는 조직을 안정화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시켰다는 평가다. KB 내부 출신과 달리 외부 인사로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거론된다.

나머지 외부 후보 1명은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 지배구조 개선안 변수 약화…회추위 판단에 눈길

당초 양 회장의 연임을 둘러싼 제도적 변수로 거론됐던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은 발표가 계속 미뤄지면서 이번 인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올해 1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과 경영승계 절차, 이사회 독립성 등을 개선하는 제도 마련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구체적인 발표 일정이 늦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당정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으로 연임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에서는 획일적인 연임 제한보다는 경영 성과와 주주 평가, 이사회의 견제 기능 등을 함께 반영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연임을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 이사회와 주주가 경영 성과와 지배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회장 연임 제한이 장기 집권에 따른 지배구조 고착화 우려를 줄인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며 "다만 일률적으로 연임 횟수를 제한하기보다는 경영 성과와 주주 평가, 이사회의 견제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3연임 금지 법제화를 둘러싸고 여권 내에서 위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데다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논의 방향이 수정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련 제도가 현재 진행 중인 KB금융 인선에 곧바로 적용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번 인선에서는 제도 변화 자체보다 회추위의 판단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양 회장은 재임 기간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등 경영 성과를 쌓아온 만큼, 회추위가 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다른 후보들과 어떤 기준으로 비교할지가 관건이다.

KB금융은 이번 선임 과정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승계 절차를 기존보다 앞당겨 시작하고 후보 검증 기간도 약 3개월로 확대한 바 있다. 외부 후보의 경쟁 여건을 보완하기 위해 인터뷰 준비 기간을 충분히 제공하고 회추위원과의 사전 간담회도 마련하는 등 절차적 보완에도 나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 회장의 경우 실적 등 객관적인 성과가 있는 만큼 연임 여부를 판단할 때 이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후보들과의 비교 역시 같은 기준에서 이뤄져야 하는 만큼 회추위가 얼마나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평가하느냐가 최종 결과의 설득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