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디바’ 양수경 “그래도 노래가 하고 싶었다”···34년 만의 전국투어

“한동안 ‘노래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으면 얼마나 자유로울까’ 고민도 많이 했어요. ‘나는 누구인가’ 생각도 많이 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가 하고 싶은 거였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나를 멈추게 한 게 많았지만, 절대로 회피하지 않을 거예요.”
가수 양수경(61)이 오는 10월 막을 여는 전국 투어 콘서트 ‘인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양수경은 26일 서울 마포구 YTN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저를 드러내는 단어가 ‘가수’이고, 가수는 공연을 해야 한다”며 “공연 준비할 수 있는 이 시간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1988년 데뷔한 양수경은 이듬해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1991년 ‘사랑은 차가운 유혹’을 비롯한 여러 히트곡을 내며 시대를 풍미한 ‘원조 디바’다. 이번 전국 단위 공연은 1992년 이후 처음이다. 그는 “그땐 누군가가 하라고 해서 (공연을) 했던 것이라면 지금은 방송보다는 공연하는 가수이고 싶다. 지금의 기회가 너무 귀하다”고 말했다.
양수경은 1998년 소속사 대표와 결혼한 뒤 가수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2009년 여동생, 2013년 남편이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개인사가 더 화제가 되는 삶을 살았다. 2016년부터 이따금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2022년 이후로는 공연 무대에 서지 않았다.
양수경은 “공백기 동안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았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살도 찌고 의욕이 없었다”며 “노래는 하고 싶은데 이 모습으로 못 나가겠다 싶어 ‘잊히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건강을 되찾으며 공연과 노래에 욕심을 냈다. 그는 “아침에 눈 뜨면 거울 보고 운동을 시작한다. 차에서 운전하고 잘 때까지 제 노래를 듣는다”며 “부끄럽지 않게 무대에서 노래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수경은 콘서트에서 신곡 ‘다시는 사랑 못해’를 선보인다. 그는 “제가 인생의 굴곡이 화려하지 않나. 제목 때문에 안 부르려고 했다”며 “제 목소리엔 ‘이별 노래가 맞다’라고 해서, 가리지 않고 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살면서 욕심 내지 말자고 다짐하는데, 노래에선 욕심 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양수경은 “어릴 때 선배 가수들이 ‘노래와 결혼했다’고 할 때 뻔한 얘기라 생각했는데, 이제 그 나이가 되니 깊은 울림이 있는 말이라는 걸 알겠더라”며 “저는 60대이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멋있게 보이고 싶고, 남을 위한 하루가 아니라 나를 위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60대까지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를 부를 거라 상상도 못 했다. 건강이 허락되면 노래도 예쁘게, 삶도 예쁘게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국 투어는 10월18일 서울 마포구 큐브컨벤션센터에서 시작된다. 이후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종료 시기나 공연장 규모의 상한을 정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지역을 순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양수경은 “팬들이 ‘공연 가고 싶다’는 말을 인사말로 해줄 때가 많았는데, 이젠 공연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며 “저도 늦기 전에 못 해본 것들 많이 하면서 후회 없이 살고 싶다. 여러분도 제일 예쁜 모습으로 오셔서 콘서트를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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