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 “세상에서 가장 멋진 ‘꼴찌’가 되고 싶었다”

노진실 2026. 8. 2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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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뛴, 가장 멋진 꼴찌가 되고 싶었어요."

그는 "내가 육상선수 출신이 아니다 보니 도전에 의미를 뒀다. 트랙 경기에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솔직히 꼴찌를 할 줄 알았다. 1등이 있으면 꼴찌도 있지 않나"라며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단거리 육상선수 출신에게 훈련도 받았다. 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뛰는, 가장 멋진 꼴찌가 되고 싶었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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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1천500m·5천m 종목 출전 강정연 선수 인터뷰
“꼴찌 각오하고 출전한 경기서 개인 최고 기록 세워”
달리기 매력?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100m·1천500m·5천m 종목에 출전한 강정연 선수가 100m 결승선을 통과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노진실 기자

"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뛴, 가장 멋진 꼴찌가 되고 싶었어요."

지난 24일 오후 대구스타디움.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여자 100m 달리기 경기에 출전한 강정연(40)씨가 경기가 끝난 뒤 이같이 말했다.

강씨는 자신의 예상과 달리 끝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평소 18초대 기록이었다는 강씨는 이날 16초대로 결승선에 들어오며,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는 "전 세계에서 온 선수들과 함께 달려본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강씨의 '작은 기적'은 지난 25일에도 이어졌다. 여성 40세 5천m 종목 유일한 한국인 참가자였던 그는 경기 도중 여러 차례 고비를 넘기고 끝내 완주했다. 이번에도 꼴찌는 아니었다.

"5천m 경기를 뛸 때는 가장 더운 시간대여서 너무 힘들었어요. 내가 그날 총 몇 바퀴를 돌았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힘들었고, 마지막 서너 바퀴가 남았을 땐 그만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관중석에서 몇 명의 한국인 관중들이 응원해주시는 소리가 들렸고, 남은 힘을 다해서 달려 결승선을 통과했어요. 그러고는 다리가 풀려 트랙 위에 대자로 뻗어 버렸습니다."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5천m 종목에 출전한 강정연 선수(가운데)가 여러 나라에서 온 선수들과 함께 달리고 있다. 강정연씨 제공

강씨는 5천m 경기를 치를 당시의 힘들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는 강씨는 엘리트 선수와는 거리가 먼, 그야말로 일반인 참가자다. 한국인 여성으로는 흔치 않은 트랙 경기 참가자로, 이번 대회에선 100m·1천500m·5천m 종목에 출전했다.

전직 국가대표 등 실제 육상선수 출신들도 많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 나가면서 강씨가 잡은 목표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꼴찌'였다.

그는 "내가 육상선수 출신이 아니다 보니 도전에 의미를 뒀다. 트랙 경기에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솔직히 꼴찌를 할 줄 알았다. 1등이 있으면 꼴찌도 있지 않나"라며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단거리 육상선수 출신에게 훈련도 받았다. 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뛰는, 가장 멋진 꼴찌가 되고 싶었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100m 종목에 출전한 강정연 선수가 경기 직후 세계 각국의 선수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진실 기자

그에게 '달리기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강씨는 "달리기를 시작하고 정신적으로 많이 건강해진 것을 느낀다. 달리기는 사회생활에서의 그런 경쟁이 아니라 '나와의 싸움'이다. 달리는 시간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며 "뛰는 동안 생산적이고 건강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점도 매력 중 하나"라고 했다.

강씨는 육상에 도전하는 국민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좀 더 다양한 종목에 한국인 참가자가 많아졌으면 좋겠고, 대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으면 한다"라며 "이런 대회가 있다면 저처럼 선수 출신 아닌 일반인들도 많이 도전해 달리는 즐거움을 느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직 한 번의 경기가 더 남아있는 강씨는 "피하지 않고 또 도전하겠다"며 "이번 대회 경기를 모두 잘 치른 뒤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