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익도 없는데 왜?"…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한 경찰관, 커지는 의문

변미선기자 2026. 8. 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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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씨 등 실종사건 잇따라 허위 종결
업무 부담·개인 실적 등 뚜렷한 실익 없어
경찰 내부서도 "왜 임의 처리했나" 의문
경찰, 부 경장 종결한 실종사건 전수조사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를 받는 부 모 경장이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고 가족에게 거짓말하고 사건을 허위 종결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34)의 범행 동기를 둘러싸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사건을 임의 종결해 얻을 수 있는 뚜렷한 실익이 없는 데다 비슷한 방식의 허위 종결이 반복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26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부 경장은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장미란 씨(37)에 대한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약 2시간 30분 만에 신고자에게 "장 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본인이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고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교통사고 사상자' 코드를 입력해 장 씨를 관리 대상에서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부 경장과 장 씨가 실제 통화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장 씨가 숙소를 나선 5월 12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 사이 이미 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슷한 일은 지난 7월에도 반복됐다. 부 경장은 60대 남성에 대한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약 5시간 30분 만에 사건을 종결했다. 

가족에게는 실종자와 통화했다고 설명하고 내부 시스템에도 '소재 발견'으로 입력했지만 실제 통화 기록은 없었다. 전산망에 입력한 전화번호 역시 실종자와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주목하는 것은 부 경장이 이처럼 사건을 허위 종결하면서 얻을 수 있는 뚜렷한 실익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성인 실종사건은 단순 가출이나 자진 귀가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부 경장이 실종자가 곧 돌아올 것이라는 안이한 판단으로 사건을 종결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차례 허위 종결하고도 문제가 생기지 않자 같은 방식을 반복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업무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추정도 석연치 않다. 실종사건은 교대 근무 때 다음 근무자가 이어받기 때문에 부 경장이 계속 사건을 맡아야 하는 구조가 아니다. 실종자를 발견한다고 개인 실적으로 인정되는 내부 평가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경찰청은 "부 경장이 근무 때 실종신고를 접수해도 교대 시 해당 사건은 교대자가 이어받는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내부에서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왜 사건을 임의로 처리했는지 궁금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 경장은 구속된 뒤에도 실종자들과 실제 통화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 허위 종결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부 경장이 실종업무를 담당하며 종결한 실종사건 298건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실종자가 실제 귀가했는지, 신고자와 연락한 과정이 적절했는지, 사건 종결에 참고한 서류나 단서가 실제 존재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추가 허위 종결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단순한 업무 태만이었다면 왜 실종자와 통화했다는 구체적인 상황까지 꾸며냈는지, 비슷한 방식의 사건 처리가 왜 반복됐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이다. 경찰은 전수조사와 부 경장에 대한 수사를 통해 범행 동기를 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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