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일·시금치 착즙 주스 섭취 후 혈중 루테인 30시간 뒤 최고치…체내 염증 관련 혈액지표 개선에 도움
착즙 주스 섭취 후 혈중 루테인 농도 30시간 뒤 최고치…상승세 가장 오래 지속
체내 염증 상태 반영하는 혈액지표 hs-CRP, 섭취 전보다 최대 39% 낮아져

[스포츠경향 강석봉 기자] 스마트폰과 PC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눈 건강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눈의 황반에 많이 존재하는 노란색 계열의 천연 색소 성분인 ‘루테인’은 눈 건강과 관련해 잘 알려진 영양성분이다. 루테인은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케일ㆍ시금치 등 녹색 잎채소를 통해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이 매일 충분한 양의 채소를 씹어 먹기는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루테인이 풍부한 케일ㆍ시금치 등을 착즙 주스로 섭취했을 때 혈중 루테인 농도가 증가하고, 그 상승세가 30시간까지 이어졌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내 염증 상태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혈액지표인 고감도 C 반응성 단백질(hs-CRP)도 낮아지는 양상이 관찰됐다.
2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전남대학교 식품영양과학부 윤정미 교수팀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생채소와 생채소 착즙 주스, 루테인 보충제를 각각 섭취했을 때 루테인이 혈액에 얼마나 흡수되고 이용되는지를 비교했다.
이번 연구(생채소와 주스의 단기 섭취 후 루테인의 생체이용률, Bioavailability of Lutein Following Short-Term Consumption of Raw Vegetables and Juice)는 국제학술지 ‘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 최근호에 실렸다. ‘생체이용률’이란 섭취한 영양성분이 몸에 흡수돼 실제로 이용되는 정도를 뜻한다.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18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교차시험을 실시했다. 교차시험은 같은 참가자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로 다른 식품이나 성분을 차례로 섭취하도록 해 그 결과를 비교하는 연구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2주 간격으로 루테인 보충제, 생채소, 생채소 착즙 주스를 각각 섭취했다. 세 시험에서 섭취하는 루테인의 양은 모두 20㎎으로 맞췄다. 생채소 섭취 때는 케일 100gㆍ시금치 50gㆍ사과 150g을 제공했고, 착즙 주스 섭취 때는 동일한 재료로 만든 착즙 주스 200mL를 제공했다. 보충제 섭취 때는 루테인 20㎎을 제공했다.
연구진은 섭취 전과 섭취 4ㆍ6ㆍ8ㆍ12ㆍ24ㆍ30시간 뒤에 혈액을 채취해 혈중 루테인 농도의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생채소 섭취 때는 12시간 뒤 혈중 루테인 농도가 0.37㎍/mL로 최고치에 도달했다. 루테인 보충제를 섭취했을 때는 24시간 뒤 0.61㎍/mL로 가장 높았다.
착즙 주스를 섭취했을 때는 30시간 뒤 혈중 루테인 농도가 0.42㎍/mL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생채소나 보충제와 달리 측정 마지막 시점인 30시간까지 혈중 루테인 농도가 계속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착즙 주스 섭취 후 루테인의 혈중 농도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오래 이어진 것이다.
연구진은 체내 염증 상태를 반영하는 혈액지표인 ‘고감도 C 반응성 단백질(hs-CRP)’의 변화도 함께 분석했다. hs-CRP는 몸에 염증이 있을 때 증가하는 C 반응성 단백질을 매우 낮은 농도까지 정밀하게 측정한 것으로, 전신의 염증 상태나 심혈관질환 위험 등을 평가할 때 활용되는 혈액지표다. 일반적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체내 염증 수준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생채소 섭취 때는 12시간 뒤 hs-CRP가 섭취 전보다 19% 감소했다. 루테인 보충제 섭취 때는 24시간 뒤 32% 감소했다.
착즙 주스를 섭취했을 때는 hs-CRP가 12시간 뒤 17%, 24시간 뒤 26% 낮아졌으며, 30시간 뒤에는 섭취 전보다 최대 39%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즉 이번 단기 시험에서는 착즙 주스 섭취 후 혈중 루테인 농도가 증가하는 동시에 염증 관련 혈액지표도 낮아지는 양상이 관찰된 것이다.
다만 루테인은 물보다 지방에 잘 녹는 ‘지용성’ 성분이어서 함께 먹는 음식의 지방 함량에 따라 체내 흡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생채소ㆍ착즙 주스ㆍ루테인 보충제를 섭취하는 세 시험에서 지방 함량이 비슷한 식사를 함께 제공했다.
윤정미 교수는 “채소 섭취가 부족한 사람에게 케일ㆍ시금치 등 루테인이 풍부한 채소를 착즙한 주스는 루테인과 다양한 식물성 영양성분을 간편하게 섭취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착즙 주스 섭취 후 혈중 루테인 농도가 증가하고 염증 관련 혈액지표인 hs-CRP가 감소하는 양상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을 위해서는 우리 몸에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하루 채소ㆍ과일 섭취량을 늘리기 위해 외식이 많은 점심이나 저녁보다는 비교적 식사를 직접 준비하기 쉬운 아침에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고, 착즙 주스를 활용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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