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8000억 자사주 소각·신차 100종 맹폭⋯ 현대차, ‘555만대·영업익률 9%’ 승부수

천원기 기자 2026. 8. 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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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현대차 '2026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신차 100종 이상을 쏟아붓고, 연간 555만대 판매 체제를 구축한다. 보유 중인 8000억원 규모(251만주)의 자사주는 전량 소각하고,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는 9% 이상으로 전격 상향했다. 보디온프레임 SUV 등 미진입 시장 공략과 엔비디아·아마존·웨이모 등 빅테크 동맹을 통한 미래 모빌리티 시장 패권을 잡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2026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재무 로드맵을 발표했다.

먼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주주환원책을 확정했다. 임직원 보상 목적 승인분을 제외한 기보유 자사주 전량인 251만주(전일 종가 기준 약 8000억원)를 소각한다. 총주주환원율(TPR) 목표치는 35% 이상으로 확정했고, 최소 배당성향 25% 이상과 연간 주당 1만원(분기별 2500원)의 최소 배당금 정책도 유지한다. 기존 영문 약칭인 TSR은 TPR로 변경했다.

중장기 수익성 목표도 대폭 끌어올렸다.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목표치를 기존 8~9%에서 9% 이상으로 상향했다. 영업이익 규모 자체도 기존 계획 대비 11%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매출원가율을 3%포인트(p) 절감한다. 하이브리드 재료비 20% 절감, 전기차(EV) 파워일렉트릭(PE) 시스템 재료비 30% 절감 등 차량 전 주기와 공급망 전반에서 구조적 원가 혁신을 단행한다. 올해 실적 가이던스(영업이익률 6.3~7.3%)는 그대로 유지한다.

GV80 하이브리드. 현대차 제공.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신차 로드맵도 베일을 벗었다. 현대차는 향후 8개월간 올 뉴 아반떼, 아이오닉 3, 올 뉴 투싼(하이브리드(HEV) 포함), 싼타페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등 핵심 신차 7종을 순차 출시한다. 이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에 100종 이상의 신차를 투입한다.

특히 기존에 진입하지 않았던 2600만대 규모의 글로벌 틈새시장을 겨냥해 보디온프레임(Body-on-Frame) 정통 오프로드 SUV, 대형 상용 밴, 픽업트럭 등 완전 신규 차급 18종 이상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2030년 글로벌 555만대 판매를 달성하고, 전동화(xEV) 판매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린다. 고성능 ‘N’ 브랜드 역시 볼륨 라인업을 신설해 2030년 연간 10만대 판매 체제로 키운다.

생산 능력도 127만대 추가 확충한다. 2028년까지 260억달러(약 36조원)를 투자하는 북미는 부품 현지화율을 80%로 높이고, 인도는 푸네 신공장을 가동해 연 11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 이 밖에 중남미와 아중동은 수출 허브로 육성하고, 아프리카·중동 고수익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사우디아라비아(2026년 12월)와 알제리(2027년) 조립공장을 차례로 가동한다. 국내는 125조원 투자와 연계해 남양 연구개발(R&D), 마북 수소 연구소, 새만금 인공지능(AI) 밸리, 배터리 캠퍼스를 아우르는 혁신 허브로 재편한다. 울산공장은 내년부터 1·4공장이 재건축에 들어가는 등 전면 개편된다. 울산 EV 신공장 역시 첨단 제조기술 108개를 적용한 소프트웨어중심공장(SDF)으로 운영된다.

현대차 제공.

권역별 맞춤형 전략도 강화된다. 북미는 GV80 HEV 등 HEV 신차 10종을 투입해 HEV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고, 내년 상반기 1회 주유 및 충전으로 국내 기준 약 965㎞(600마일) 이상 주행하는 싼타페 EREV를 출시한다. 유럽은 내달 출시할 전략 EV 아이오닉 3(주행거리 497㎞)를 앞세워 2030년 EV 판매를 42만대까지 늘린다. 인도는 신흥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TVS 모터와 손잡고 전동 삼륜차(E3W)를 공동 개발한다.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는 플래그십 EV GV90, 복합연비 25% 개선 및 352마력을 발휘하는 GV80 하이브리드(9월 출시), 서울-부산 왕복이 가능한 1000㎞(640마일) 이상 주행거리의 EREV SUV를 앞세워 2030년 35만대 판매를 달성한다. 올 4분기 스페인을 시작으로 유럽 5개국과 아세안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글로벌 거점을 270개 이상으로 늘린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미래 모빌리티 동맹도 강화된다. 현대차는 차세대 전기전자 아키텍처 ‘코다(CODA)’와 글로벌 데이터 연합을 구축해 엔비디아 기반으로 센서 체계를 통일한다. 시장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레벨 2 플러스 자율주행 양산차는 2028년 선보이고, 이듬해엔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 규모의 100㎿급 새만금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한다.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플레오스 커넥트’와 인식 성공률 96.88%의 ‘글레오 AI’도 지속 고도화한다.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파운드리도 본격화한다. 올 4분기 미국 메타플랜트(HMGMA)에서 생산한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웨이모에 공급하고, 모셔널은 연말 라스베이거스에서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아마존과는 차량 온라인 판매(Amazon Autos)를 글로벌로 확대할 계획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와는 미국 내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시설을 구축해 초도 물량 2만5000대를 확보하고, 2028년부터 HMGMA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실전 배치한다.

아이오닉3. 현대차 제공.

배터리 독자 기술력도 확고히 다졌다. 출력을 2배 늘리고 충전 시간을 40% 단축한 독자 고성능 셀을 내년 상반기 EREV에 탑재한다. 볼륨 EV에는 LFP 대비 에너지 용량이 30% 많은 미드니켈 NCM 배터리를 적용해 원가를 30% 낮춘다. 클라우드 기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으로 배터리 수명을 20% 늘리고, 화재 전이를 원천 차단하는 열전이 방지(TRP) 기술을 제네시스 GV90를 시작으로 전 차종에 확대 적용한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며 “더 많은 모델을 출시하고, 더 많은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고객에게 제공해 신규 차급과 신규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미래 신기술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로봇과 로보택시를 생산·배치하는 피지컬 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