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시장 내년 108% 성장…공급 부족에 삼성·SK하이닉스 증설 경쟁"
삼성·SK 공급 확대에도 수요 못 따라가…관련 ETF 수익률도 고공행진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내년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HBM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업체의 공급 확대 속도는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HBM 수요는 올해 47억2000만GB에서 2028년 97억1000만GB로 증가할 전망이다.
HBM 전체 시장 규모는 올해 557억6000만달러에서 2027년 1162억6000만달러, 2028년 1683억8000만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내년에는 HBM 수요 증가와 단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108% 성장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내다봤다.
AI 반도체에 탑재되는 HBM이 단순한 메모리 부품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확대를 뒷받침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메모리 시장의 성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HBM 공급 확대 속도 수요에 못 미칠 전망"
문제는 공급이다.
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HBM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요 메모리 업체의 생산 확대만으로 단기간에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 추정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HBM 공급량은 올해 1503만GB에서 2028년 3494만GB로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증가율은 52%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연평균 37% 증가해 2028년 3968만GB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공급량을 크게 늘리지만 글로벌 HBM 수요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공급 확대도 예상된다. CXMT의 HBM 공급량은 올해 12만5000GB에서 2028년 117만9000GB로 연평균 207% 급증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전망했다.
다만 절대적인 출하량 규모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크게 못 미친다. 골드만삭스는 CXMT가 2028년 중국 내 HBM 수요의 약 40%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업체들과는 2∼3세대 수준의 기술 격차가 있다고 평가했다.
◆ 중국의 HBM 자급화도 변수
중국의 반도체 자급화 움직임은 글로벌 HBM 시장의 또 다른 변수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반도체 투자 확대와 생산능력 증설을 이어가면서 첨단 반도체의 해외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장과 수율 개선을 통해 첨단 공정 웨이퍼 공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7나노 이하 첨단 공정 웨이퍼 공급은 2025∼2035년 연평균 46% 증가해 수요 증가율 17%를 크게 웃돌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추정했다.
다만 HBM 분야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 격차가 여전히 변수다. 골드만삭스는 CXMT가 2028년 중국 D램 수요의 약 50%, HBM 수요의 40%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동시에 첨단 반도체 장비 공급 제한 등으로 단기간에 글로벌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 HBM 호황에 기판·장비까지 수혜 확산
HBM 시장 확대는 메모리 업체뿐 아니라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 관련 밸류체인으로도 수혜가 확산되고 있다.
AI 반도체의 고성능화로 GPU와 HBM을 연결하는 고성능 패키지 기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49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02억원으로 237% 늘었다. LG이노텍의 패키지 사업도 같은 기간 매출 9356억원, 영업이익 996억원을 기록해 각각 18%, 94% 증가했다.

◆ "조정장에도 장기 수익률 압도…반도체 ETF 성과 재확인"
반도체 업황 호조는 관련 ETF 성과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글로벌HBM반도체' ETF는 지난 24일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 134.16%를 기록하며 해외주식형 펀드·ETF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최근 1년 수익률은 393.01%, 2년 444.33%, 3년 666.96%로 장기 수익률에서도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수익률만 놓고 보면 분위기는 다르다. 이 ETF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6.67%, 3개월은 -3.91%다.
올해 반도체 랠리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가운데 단기 조정을 거친 것이다. 그럼에도 6개월 수익률은 56.8%에 달해 AI와 HBM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업황의 구조적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반도체 ETF 역시 비슷하다.
KODEX 반도체 ETF는 8월 11일 기준 연초 이후 85.30%, 1년 203.4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21.71%, -25.63%로 단기 조정폭은 컸지만 장기 성과는 여전히 크게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