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5년 만에 사라지는 SKIET···SK이노가 품는 까닭은

정용석 기자 2026. 8. 2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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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SK이노베이션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흡수합병해 연간 600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개선 효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24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합병가액은 SK이노베이션 12만5862원, SKIET 1만4783원이다.

합병 전에는 SKIET 손익의 46.65%가 비지배지분에 귀속됐지만 합병 뒤에는 전액 SK이노베이션 지배주주 손익에 반영된다.

투자자들은 합병 후 SKIET의 손익이 모두 SK이노베이션 지배주주 손익에 반영되는 점과 분리막 사업의 흑자전환 불확실성에 주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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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사업부로 편입···독립법인 종료
가동률 20%·누적 적자에 자금조달 한계
연 600억 EBITDA 개선···PRS 정리는 과제
SK이노베이션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흡수합병해 분리막 사업을 사내 사업부로 편입한다. / 그래픽=챗GPT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26일 SK이노베이션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흡수합병해 연간 600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개선 효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19년 소재사업을 물적분할해 SKIET를 세운 지 7년, 상장 5년 만에 독립법인 체제를 접는 것이다. 분리막 사업의 EBITDA도 2~3년 안에 흑자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해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 방안과 SKIET에 추가로 투입할 자금 규모는 정하지 않았다. 합병 이후 SKIET 순손실이 전액 SK이노베이션 지배주주 손익에 반영되는 점도 부담이다.

합병비율은 SK이노베이션과 SKIET가 1 대 0.1174540이다. SKIET 주주는 보통주 1주당 SK이노베이션 신주 0.1174540주를 받는다. 지난 24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합병가액은 SK이노베이션 12만5862원, SKIET 1만4783원이다.
/ 사진=SKIET

◇ 독립법인 유지하면 채무불이행 우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온라인 합병설명회를 열고 SKIET의 분리막 사업을 합병 후 회사 내 사업부 형태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독립 상장사 운영에 필요했던 조직과 관리 기능을 합치고 생산·마케팅 기능을 주요 고객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 같은 비용 절감으로 연간 약 600억원의 EBITDA 개선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를 활용해 SKIET의 조달금리를 낮추고 이자비용도 줄인다는 설명이다. 김윤회 SK이노베이션 경영전략실장은 "단기 내 시장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SKIET의 재무 부담도 지속돼 점차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악순환을 끊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KIET는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의 물적분할로 출범해 2021년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맞춰 국내와 중국, 폴란드에서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생산능력을 늘렸지만 전기차 수요가 예상만큼 늘지 않았다. 중국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가격 경쟁도 거세졌다.

SKIET 영업이익은 2023년 501억원에서 2024년 29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도 24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상반기 손실은 1360억원에 달했다. 보유 현금으로 차입금을 갚기 어려워진 데다 영업손실이 쌓이면서 신규 자금조달 규모도 커졌다.

회사의 올해 1분기 공장 가동률은 약 20%에 머물렀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한 데다 중국 분리막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늘리며 가격 경쟁을 벌인 결과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분리막 사업은 가동률이 떨어질수록 손실이 커진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제3자 매각과 자금 대여, 유상증자, 포괄적 주식교환도 검토했다. 제3자 매각은 매수자를 찾고 거래를 마무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판단했다. 자금 대여는 SKIET의 부채비율과 이자비용을 늘리고,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어 제외했다. 포괄적 주식교환도 SKIET가 별도법인으로 남아 재무 위험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봤다.

분리막 사업의 EBITDA 흑자전환 목표는 합병 후 2~3년이다. 합병신고서에 반영한 영업이익 흑자전환 시점은 2029년이다. 중국 공장을 매각하고 충북 증평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약 2조원을 투입한 폴란드 공장을 주력 생산기지로 활용한다. 폴란드 신규 공장 투자는 올해 대부분 마무리된다. SK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과 연계해 ESS용 분리막 판매도 늘릴 방침이다.
/ 그래픽=챗GPT

◇ PRS 투자자 주매청 엑시트 유력

합병 과정에서 먼저 현금이 필요한 곳은 지난해 SKIET 유상증자에 참여한 FI들이다. SKIET는 지난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3000억원을 조달했고, SK이노베이션은 투자자들과 SKIET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맺었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 발표 전 PRS 투자자와 계약 처리 방안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PRS 계약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투자자가 엑시트할 가능성을 가장 큰 시나리오로 보고 관련 자금을 마련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합병 이후 SKIET 손실이 SK이노베이션 주주 몫으로 전환되는 점도 부담이다. 합병 전에는 SKIET 손익의 46.65%가 비지배지분에 귀속됐지만 합병 뒤에는 전액 SK이노베이션 지배주주 손익에 반영된다. 회사도 합병 직후에는 지배주주 순손실이 소폭 늘어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합병을 위해 새로 발행하는 SK이노베이션 주식은 448만1300주로 기존 발행주식의 약 2.6%다. 회사는 신주 발행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희석이 제한적이고, 비용 절감과 합병 후 통합 작업을 통해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분리막 사업의 흑자전환이 늦어졌을 때 추가로 투입할 자금의 상한은 마련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IET의 실적이 나빠질 것을 가정해 얼마를 투자하겠다고 정해 놓은 한도는 없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주주는 소규모합병 절차에 따라 합병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도 행사할 수 없다.

한편 두 회사의 주가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합병 발표 다음날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장중 한때 16.4% 하락했다. SKIET는 개장 직후 18.4%까지 올랐다가 상승폭을 줄였다. 투자자들은 합병 후 SKIET의 손익이 모두 SK이노베이션 지배주주 손익에 반영되는 점과 분리막 사업의 흑자전환 불확실성에 주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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