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이어온 생명 나눔… 헌혈 700회 대기록

윤신영 기자 2026. 8. 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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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은 보이지 않는 아픈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나를 나누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5일 헌혈의집 천안센터에서 700번째 헌혈을 마친 황규석(56) 씨에게 헌혈은 40년 넘게 이어온 일상의 한 부분이다.

황 씨는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특별한 능력이나 많은 돈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 내가 시간을 내면 할 수 있는 일이 헌혈이었다"며 "그때부터 정기적으로 이어가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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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자 황규석 천안 남서울대학교 교직원
황규석 천안 남서울대학교 교직원. 대한적십자사대전세종충남혈액원 제공

"헌혈은 보이지 않는 아픈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나를 나누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5일 헌혈의집 천안센터에서 700번째 헌혈을 마친 황규석(56) 씨에게 헌혈은 40년 넘게 이어온 일상의 한 부분이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남서울대학교 교직원으로 근무하는 황 씨가 처음 헌혈에 참여한 것은 1985년 대전 대신고등학교 1학년 때로 학교를 찾아온 헌혈버스가 시작이었다. 당시에는 '수업도 빠지고 좋은 일도 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하지만 군 복무를 마친 1990년대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황 씨는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특별한 능력이나 많은 돈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 내가 시간을 내면 할 수 있는 일이 헌혈이었다"며 "그때부터 정기적으로 이어가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성분헌혈이 보편화되면서 헌혈 주기도 짧아졌다. 황 씨는 대체로 2주에 한 번 헌혈의집을 찾았으며, 지금까지 전혈은 10차례 정도, 혈소판 헌혈은 약 150차례 참여했다. 나머지 대부분은 혈장헌혈이다.

혈장헌혈을 주로 택한 데에는 헌혈 가능 주기와 횟수가 영향을 미쳤다. 전혈은 헌혈 간격이 길고 혈소판 헌혈도 연간 횟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필요한 혈장 일부를 해외에서 들여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한 이유였다.

혈장헌혈은 성분을 분리하는 데만 40-50분가량 걸린다. 휴식과 지혈, 이동시간까지 더하면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황 씨는 정해놓은 날짜에 맞춰 헌혈의집을 찾았다.

헌혈 날짜는 개인 일정만큼 중요했다. 가족 여행 때도 인근 헌혈의집을 미리 찾아 일정을 짰다. 몇 해 전 대구 여행에서도 가족에게 양해를 구하고 헌혈을 마친 뒤 다시 합류했다.

그는 "헌혈 자체보다 꾸준히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이동과 준비까지 더하면 한 번에 2-3시간은 필요하다. 수십 년 동안 그 시간을 기꺼이 내왔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했다.

헌혈은 건강을 챙기는 계기도 됐다. 헌혈 전 혈압과 혈액 상태 등을 확인하고 이후 검사 결과도 받아볼 수 있어 몸 상태를 꾸준히 돌아보게 됐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하루 평균 1만 2000-1만 3000보를 걷는다. 10년 넘게 아침과 잠들기 전 각각 50회씩, 팔굽혀펴기 총 100회도 하고 있다.

황 씨에게 헌혈의집은 단순히 피를 나누는 장소만은 아니다. 그는 "헌혈하는 동안에는 스마트폰도 내려놓고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잠시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쉬어가는 시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봉사점수나 기념품도 처음 참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오래 이어가려면 헌혈 자체에서 의미와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며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을 내가 건강할 때 나눌 수 있다는 기쁨을 더 많은 사람이 경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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