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아크릴판으로...K뷰티 선크림 개발 빨라진다

김이슬 기자 2026. 8. 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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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 한 달→이틀...비용도 절반 수준
개발 부담 낮추고 표시·광고 기준은 강화
'올리브영N 성수'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메이크업 제품을 테스트해보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선크림 등 자외선차단제의 차단 효과를 사람 피부 대신 아크릴 소재의 판으로 시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시험 기간과 비용 부담이 줄면서 해외 시장을 겨냥한 K뷰티 업체들의 제품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6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9일 자외선차단제의 인체 외(In-vitro) 시험법 도입을 담은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과 '화장품 표시·광고 실증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식약처는 다음 달 18일까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사람 피부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자외선 차단시험을 PMMA(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 판으로도 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힌 것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시험법인 ISO 23675와 ISO 24443을 국내 기준에 도입해 SPF와 PA 등 자외선 차단 성능을 인체 외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개발 기간과 비용 절감 효과다. 식약처에 따르면 기존 인체시험은 약 한 달이 걸리고 600만원가량이 소요되는 반면 인체 외 시험은 약 이틀, 350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자동화 시험기기를 활용할 수 있어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성능 평가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품 출시 주기가 짧고 해외 수요에 맞춰 신제품을 빠르게 내놓아야 하는 화장품업계에서는 시험 부담 완화가 개발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2022년 80억달러에서 2023년 85억달러, 2024년 102억달러에 이어 지난해 114억달러까지 늘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자외선차단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수요가 큰 품목인 만큼 제품 개발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업계에 긍정적"이라며 "특히 신제품 개발과 수출 대응이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시험 방식의 선택지는 넓히면서 기능성 심사와 표시·광고 기준은 강화한다. 현재는 이미 심사받은 자외선차단제와 주성분이 같으면 첨가제가 달라도 일부 자료 제출을 면제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첨가제의 사용 목적과 특성에 따라 면제 범위를 달리 적용한다. 안전성과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까지 보다 세밀하게 살피겠다는 취지다.

자외선차단지수의 표시·광고 기준도 명확해진다. 앞으로 SPF 등 차단지수는 인체시험이나 인체 외 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 경우에만 표시·광고할 수 있다. 시험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제품 성능에 대한 검증 기준을 구체화해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신뢰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국제 표준 시험법의 선제적 도입으로 자외선차단제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과학적 평가 기반을 확보했다"며 "신기술 발전에 발맞춰 규제체계를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국내 기업이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