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자료 안내면 1일 최대 300만원…과태료는 10배↑ [2026 지방세제 개편]
생계형 체납자의 실익없는 압류는 신속히 해제

정부가 지방세 세무조사에서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조사를 기피하는 납세자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한다. 과태료 상한을 현행 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리고, 장부·자료를 내지 않으면 하루 최대 300만원의 이행강제금도 물린다.
반면 생계형 체납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실익 없는 압류는 신속히 풀고, 고령 1주택자의 재산세 납부유예 대상은 넓힌다. 고의 체납에는 강하게 대응하되, 납세 여력이 부족한 계층의 부담은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세무조사 방해하면 과태료 10배
26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6년 지방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세무조사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하거나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거부·기피할 경우 부과되는 과태료는 크게 오른다.
1회 위반 때 과태료는 2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2회는 3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된다. 3회 이상 반복 위반하면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행 최대 500만원보다 10배 높은 수준이다.
장부나 자료 제출 요구를 정당한 사유 없이 따르지 않을 때는 이행강제금 제도가 신설된다. 납세자의 자산총액과 매출액에 따라 하루 100만~300만원을 부과한다. 다만 같은 위반행위에 과태료와 이행강제금을 중복 부과하지는 않는다. 세무조사를 무력화하려는 행위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국세에서도 자료 미제출에 대한 이행강제금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체납관리단, 현장조사·비밀유지 규정 신설
지방세입 체납관리단의 전국 확산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체납관리단은 전화 상담과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체납자의 생활 실태와 납부 가능성을 확인하고, 생계형 체납자에게는 분할 납부나 복지서비스 연계를 안내하는 조직이다.
정부는 실태조사원의 업무 범위와 채용 근거, 비밀유지 의무, 비밀유지 위반 시 과태료 규정을 법에 넣기로 했다. 현장조사의 기준과 개인정보 보호 책임을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방세와 세외수입 체납관리단을 통합 운영하고 현장 중심 조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지방세외수입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제재도 지방세 수준으로 강화한다. 과징금·이행강제금 등 세외수입을 내지 않은 체납자에 대해서도 출국금지와 감치 요청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출국금지는 체납액 3000만원 이상이 대상이다. 감치는 3회 이상 체납, 1년 이상 경과, 체납액 5000만원 이상, 정당한 사유 없음, 지방세심의위원회 의결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다만 세외수입 관련 출국금지·감치 제도는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사안으로, 정부 개편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주민세는 ‘고지서 납부’ 원칙으로
사업소분 주민세는 신고·납부 중심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세액을 고지하고 징수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납세자가 신고를 누락해 가산세를 내는 문제를 줄이고, 신고 절차에 드는 부담도 낮추기 위한 조치다. 단, 고지서에 적힌 사업장 현황이나 세액이 실제와 다른 경우에는 납세자가 정정 신고 후 납부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둔다.
상속 취득세 신고·납부 기한도 손질한다. 상속인이 외국에 사는 경우뿐 아니라, 사망한 피상속인이 외국에 거주한 경우에도 신고·납부 기한을 6개월에서 9개월로 연장한다. 해외 재산과 상속관계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 생계형 압류는 신속 해제…재산세 유예 대상 확대
압류해제 요건은 넓힌다. 압류재산의 예상 처분가액이 체납처분 비용을 빼고도 남을 가능성이 없을 때나, 생계비계좌에 들어 있는 예금처럼 압류가 금지된 재산을 잘못 압류한 경우에는 즉시 압류를 풀 수 있도록 한다.
고령자와 장기보유 1주택자의 재산세 납부유예 요건도 완화한다. 재산세 납부유예는 일정 소득 이하의 60세 이상 또는 주택 장기보유자가 주택을 팔거나 증여·상속할 때까지 재산세 납부를 미룰 수 있는 제도다.
현행 제도는 직전연도 총급여 7000만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금액 6000만원 이하인 경우가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각각 8000만원 이하와 7000만원 이하로 기준을 올린다. 1세대 1주택자이면서 재산세가 100만원을 넘고, 60세 이상 또는 5년 이상 보유, 국세·지방세 체납이 없어야 하는 기본 요건은 유지된다.
납부유예가 취소될 때 붙는 이자상당액 부담도 줄인다. 유예 기간에 납부한 납세보증보험료 범위에서 이자상당액을 감면한다. 이자상당액은 유예된 재산세에 지방세기본법상 이자율 3.1%를 적용해 계산한다.
유지승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